[기업분석]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천궁 수출로 정밀타격이 매출 절반을 넘긴 유도무기 전문기업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구 LIG넥스원)의 사업은 다섯으로 나뉩니다. 정밀타격과 감시정찰, 항공전자, 지휘통제, 그리고 기타입니다. 2024년에는 정밀타격이 39.2%, 지휘통제가 29.6%로 두 축이 나란했습니다. 그런데 2026년 상반기에는 정밀타격이 58.9%로 올라가고 지휘통제가 12.2%로 내려앉았습니다. 두 해 만에 한쪽이 절반을 넘고 다른 쪽이 8분의 1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 사우디와 이라크에서 천궁-II 수출 계약이 각각 4조 3,398억원과 3조 7,135억원에 체결됐습니다.

1. 왜 지금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인가

조선·방산 밸류체인 총정리 ③부가 다룬 것은 한국 무기가 해외에서 팔리기 시작한 국면이었습니다. 폴란드와 중동에서 계약이 잇따랐고 그 물량이 이제 실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편은 그 가운데 유도무기를 봅니다. 이 회사는 1976년 금성정밀공업으로 출발해 지금은 정밀유도무기와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항공전자, 전자전을 아우르는 종합방위산업체입니다. 2026년 사명을 LIG넥스원에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유도무기를 만든다」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무게가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트로에서 본 대로 정밀타격이 두 해 만에 39.2%에서 58.9%로 올라갔고, 금액으로는 2024년 1조 2,839억원에서 2026년 반기에만 1조 3,420억원이 됐습니다.

그 배경에 수출이 있습니다. LIG넥스원 천궁의 해외 계약이 잇따랐는데, 2024년 2월 사우디와 같은 해 9월 이라크와 맺은 두 건을 합치면 8조원이 넘습니다. 국내 군에 납품하던 회사가 해외에 파는 회사로 바뀌는 중이며, 그 물량이 정밀타격 부문으로 잡힙니다.

이 편이 붙잡을 구조가 그 이동입니다. 다섯 갈래를 가진 회사에서 하나가 커지고 다른 하나가 줄어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것이 어디까지 갈지가 이 회사의 다음을 정합니다. 이 편에서 답을 찾아볼 질문은 셋입니다. 유도무기가 날아가 맞힌다는 것이 어떤 일인가. 왜 이 물건을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적은가. 그리고 그 사업이 회사에서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는가.

📌 기본 정보 티커: 코스피 079550 | 설립: 1976년 금성정밀공업으로 출발, 2026년 LIG넥스원에서 현 사명으로 변경 | 사업 구성(2026년 상반기 기준): 정밀타격 58.9%, 항공전자·전자전 16.3%, 지휘통제·통신 12.2%, 감시정찰 10.2%, 기타 2.4% | 주요 제품: 천궁·현궁·해궁 등 유도무기와 탐색기(정밀타격), 탐색·추적·영상 레이더와 수중감시체계(감시정찰), 함정용·항공기용 전자전(항공전자), 통신단말과 전투체계(지휘통제) | 규모: 2026년 상반기 매출 2조 2,780억원, 영업이익 2,768억원, 수주잔고 24조 5,781억원 | 주요 수출 계약: 2024년 사우디 천궁-II 4조 3,398억원, 이라크 천궁-II 3조 7,135억원 | 한 줄 정체성: 유도무기를 중심으로 다섯 갈래를 가진 방위산업체이면서, 그 가운데 정밀타격이 수출을 타고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

2. 이 회사는 무엇을 팔아 어떻게 돈을 버는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제품은 다섯으로 나뉩니다. 회사가 쓰는 이름 그대로 적으면 정밀타격, 감시정찰, 항공전자·전자전, 지휘통제·통신, 그리고 기타입니다.

첫째가 정밀타격입니다. 회사가 「주력 제품군」이라 밝힌 부문으로 대공과 대함·대잠, 대지 유도무기가 들어가고 각종 유도무기 체계장비와 탐색기 같은 핵심 부품을 함께 만듭니다. 천궁과 현궁, 해궁이 여기 속합니다.

둘째가 감시정찰입니다. 탐색레이더와 추적레이더, 영상레이더, 전자광학장비, 수중감시체계가 들어갑니다. 적을 찾아내는 쪽인데, 유도무기가 맞히려면 먼저 찾아야 하므로 정밀타격과 짝을 이루는 부문입니다. 두 부문이 한 회사에 있으면 그 연결을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셋째가 항공전자·전자전입니다. 항공전자와 함정용·항공기용 전자전, 육군용 전자전이 여기 있습니다.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방해하거나 그 방해를 막는 장비들입니다. 넷째가 지휘통제·통신으로 통신단말과 무전기, 지상·함정 전투체계를 만듭니다. 상대의 눈을 가리는 일과 자기 눈이 가려지지 않게 하는 일이 한 부문에 함께 있습니다.

이 다섯의 비중이 지금 크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4년에 정밀타격 39.2%, 지휘통제 29.6%로 두 축이 나란했는데 2026년 상반기에는 58.9%와 12.2%로 벌어졌습니다. 금액으로 보면 정밀타격이 1조 2,839억원 에서 반기 1조 3,420억원으로 커진 반면 지휘통제는 9,682억원에서 2,776억원으로 줄었습니다.

값이 정해지는 방식은 발주처에 따라 갈립니다. 국내는 방위사업청이 사업 단위로 발주하고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됩니다. 수출은 상대국 정부와 계약하는데 규모가 크고 인도 기간이 깁니다. 2024년 사우디 계약이 4조 3,398억원, 이라크 계약이 3조 7,135억원입니다.

매출이 잡히는 시점도 알아둬야 합니다. 계약할 때가 아니라 개발과 양산이 진행된 만큼 나눠 인식됩니다. 그래서 2024년에 맺은 수출 계약이 지금 실적에 들어오고 있고, 지금 쌓이는 수주잔고 24조 5,781억원은 앞으로 몇 년의 매출입니다.

원가는 어디로 나가는가. 여기서 이 회사의 특이함이 드러납니다. 사업보고서의 원재료 항목에 「지배회사의 원재료 가격 관련 사항은 보안 관계상 기재를 생략합니다」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무엇을 얼마에 사 오는지가 아예 공개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종속회사가 있습니다. LIG정밀기술은 유도무기 시험장치와 수중무기 조립·생산 장치를 만들고, 전시기와 일체형 컴퓨터, 전원장치 같은 부품도 공급합니다. 유도무기와 레이더, 전자전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계열 안에서 조달하는 구조입니다.

📌 알아두면 좋은 개념 — 이 회사는 생산능력을 무엇으로 세나 제조업 회사는 사업보고서에 생산능력을 적습니다. 자동차는 몇 대, 철강은 몇 톤 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억원」으로 셉니다. 방위산업부문 생산본부의 생산능력이 2026년 상반기 2조 3,661억원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유를 회사가 밝혀두었습니다 — 「방위산업의 보안 관계상 구체적인 생산능력 제시는 불가능하여 운영자원(인원, 설비 등)과 평균가동시간(근무일수, 평균 추가근무 시간 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출하였습니다.」 몇 발을 만들 수 있는지는 군사 정보라 밝힐 수 없으니 금액으로 환산한 것입니다. 그 산출 방식이 더 흥미롭습니다. 회사는 「1일 평균 가동시간은 법정근로시간 8시간에 평균 추가근무 1.50시간을 더하고 실동율 78.1%를 곱한 값」이고 「연간 평균 가동시간은 2026년 기준 1,751맨아워」라고 적었습니다. 사람이 몇 시간 일하는지로 능력을 재는 것입니다. 가동률도 같은 방식입니다. 2026년 상반기 누적 가동시간 104만 343시간에 실제가동시간 79만 9,503시간을 나눠 76.8%가 나왔습니다. 해양방산 히어로즈 ①편에서 본 잠수함 부문과 같은 단위이고, 무기를 만드는 일에서 사람의 시간이 능력을 정한다는 점이 공통입니다.

3. 핵심 기술 — 원리로 파고들기

조선·방산 밸류체인 총정리 ③부가 지상무기 수출이라는 국면을 다뤘다면 이 편은 유도무기라는 물건 자체를 봅니다. 날아오는 것을 날아가서 맞힌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알아야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이 왜 어렵고 왜 값을 받는지가 설명됩니다. 유도무기가 무엇을 해내야 하는지(①), 찾는 일이 왜 먼저인지(②), 맞히는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한지(③), 요격이 특히 어려운 이유(④), 왜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적은지(⑤), 그리고 이 사업이 남기는 문제(⑥)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유도무기가 해내야 하는 일

유도무기는 포탄과 다릅니다. 포탄은 쏘는 순간 궤적이 정해지고 그 뒤로는 물리 법칙대로 날아갑니다. 유도무기는 날아가는 동안 스스로 방향을 바꿉니다. 그 차이가 이 물건을 어렵게 만듭니다.

방향을 바꾸려면 세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는 것이고, 둘째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는 것이며, 셋째가 그 차이만큼 몸을 틀 수 있는 것입니다. 각각 관성 항법과 탐색기, 조종날개가 맡습니다.

탐색기가 이 회사의 핵심입니다. 회사가 정밀타격 부문 설명에 「각종 유도무기 체계장비와 탐색기 등의 핵심 부품」이라 적었는데, 탐색기는 목표를 찾아 계속 따라가는 장치입니다. 레이더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것을 읽거나, 목표가 내는 적외선을 감지하거나, 밖에서 비춰주는 신호를 따라갑니다.

그런데 이 일이 흔들리는 물체 위에서 벌어집니다. 유도무기는 초음속으로 날아가며 방향을 바꾸고 그 과정에서 심하게 흔들립니다. 그 상태에서 멀리 있는 목표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야 하므로, 탐색기는 정밀하면서 동시에 튼튼해야 합니다.

추진도 함께 봐야 합니다. 유도무기는 로켓 모터로 날아가는데 그 연료가 몇 초에서 몇십 초 만에 소진됩니다. 그 뒤로는 관성으로 날아가면서 방향만 조절하므로, 언제 어떻게 태울지가 사거리와 속도를 정합니다. 요격용은 초반에 크게 가속해야 하고 순항용은 오래 날아야 해서 설계가 갈립니다.

💡 쉽게 비유하면 — 던진 공과 쫓아가는 개 공을 던지면 손을 떠나는 순간 어디에 떨어질지가 정해집니다. 세게 던지면 멀리 가고 위로 던지면 높이 뜨는데, 던진 뒤에는 바꿀 수 없습니다. 포탄이 그렇습니다. 개를 풀어놓으면 다릅니다. 목표가 움직이면 개도 방향을 바꿔 쫓아갑니다. 눈으로 보고 어디로 갈지 판단하고 다리로 방향을 틀기 때문입니다. 유도무기가 이쪽입니다. 그런데 유도무기의 조건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개는 초당 몇 미터를 달리지만 유도무기는 초당 수백 미터를 날아갑니다. 그 속도에서 목표를 놓치지 않으려면 훨씬 빠르게 판단하고 훨씬 정확하게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그리고 개는 지치면 멈추지만 유도무기는 연료가 떨어지면 끝입니다. 한 번에 맞혀야 하고 다시 시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물건은 만드는 단계에서 모든 것이 정해져야 하고, 그것이 이 산업의 검증이 까다로운 이유입니다.

맞히기 전에 찾아야 합니다

유도무기가 아무리 정확해도 목표를 찾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가 감시정찰 부문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탐색레이더와 추적레이더, 영상레이더가 그 일을 합니다.

찾는 일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먼저 넓은 범위를 훑어 무언가 있는지를 봅니다. 이것이 탐색입니다. 무언가 잡히면 그것이 무엇인지 가려내고 계속 따라가야 합니다. 이것이 추적이고 훨씬 정밀한 작업입니다.

어려움은 구분에 있습니다. 레이더에 잡히는 것이 항공기인지 새인지 구름인지, 그리고 아군인지 적군인지를 가려야 합니다. 여기에 상대가 일부러 만드는 가짜 신호까지 섞이면 판단이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찾는 쪽과 맞히는 쪽이 한 회사에 있으면 이점이 있습니다. 레이더가 잡은 정보를 유도무기에 넘겨야 하는데 그 연결이 매끄러우려면 둘이 함께 설계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가 다섯 갈래를 갖고 있는 것도 그 필요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찾는 일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넓은 범위를 훑으려면 레이더가 여러 방향을 차례로 봐야 하고, 한 번 훑는 데 걸리는 시간만큼 사각이 생깁니다. 요즘은 여러 방향을 동시에 보는 방식으로 그 시간을 줄이는데, 그러려면 안테나 구조와 신호 처리가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맞히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

유도무기가 발사되면 목표까지 가는 동안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그리고 단계마다 다른 방식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초반에는 관성 항법에 의지합니다. 발사 시점의 위치와 목표의 위치를 알고 있으니 그 방향으로 날아가면 되는데, 자기가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가속도계와 자이로로 계산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목표를 직접 보지 않습니다.

목표에 가까워지면 탐색기가 켜집니다. 여기서부터 직접 목표를 보고 따라갑니다. 그런데 목표가 움직이고 있으므로 지금 위치가 아니라 만날 지점을 계산해 그쪽으로 가야 합니다. 사람이 공을 받을 때 공이 있는 곳이 아니라 떨어질 곳으로 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신관이 작동합니다. 목표에 닿았을 때인지 근처를 지날 때인지를 판단해 터뜨리는데, 이 판단이 조금만 어긋나도 효과가 사라집니다. 초음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몇 밀리초 안에 결정돼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단계 전환이 매끄러워야 합니다. 관성 항법으로 날아가다 탐색기가 켜지는 순간 목표가 그 시야 안에 들어와 있어야 하는데, 그때까지의 계산에 오차가 쌓이면 엉뚱한 곳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초반의 항법 정확도가 마지막 명중을 좌우합니다.

④ LIG넥스원 천궁이 하는 요격이 특히 어려운 이유

유도무기 가운데서도 날아오는 것을 맞히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천궁이 그 일을 하는 물건이고, 회사가 정밀타격 부문에 「대공」을 첫머리에 적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첫째, 상대가 빠릅니다.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떨어지면서 속도가 크게 붙습니다. 그것을 맞히려면 이쪽도 그만큼 빨라야 하고, 마주 보고 다가가는 속도가 합쳐지므로 판단할 시간이 극히 짧습니다.

둘째, 크기가 작습니다. 항공기는 크고 열을 많이 내지만 미사일은 가늘고 빠릅니다. 레이더에 잡히는 신호가 작아 찾기 어렵고, 찾아도 그것이 진짜인지 미끼인지 가려야 합니다. 그래서 찾아낸 뒤에도 그것이 진짜 위협인지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셋째, 한 번뿐입니다. 놓치면 그것이 목표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요격 체계는 여러 발을 쏘거나 여러 단계로 나눠 대비하는데, 그만큼 물량이 필요하고 비용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이 물건은 실제로 맞혀봤다는 기록이 중요합니다. 성능표에 적힌 수치보다 시험에서 몇 번 성공했고 어느 나라 군대가 몇 년째 운용하고 있는지가 사는 쪽의 판단 근거가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한 번에 끝나야 합니다. 발사부터 명중까지 길어야 몇 분이고 요격이면 그보다 짧습니다. 중간에 사람이 개입해 고칠 여지가 거의 없으므로, 만들 때 모든 조건을 미리 시험해 두어야 합니다. 그 시험이 이 산업에서 가장 큰 비용 항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넷째, 여러 발을 함께 다뤄야 합니다. 날아오는 것이 하나가 아닐 수 있고 그러면 어느 것을 먼저 막을지 정해야 합니다. 그 판단을 사람이 다 하기 어려우므로 체계가 우선순위를 매기고, 그 판단 기준이 소프트웨어에 들어갑니다.

다섯째, 여러 발을 함께 다뤄야 합니다. 날아오는 것이 하나가 아닐 수 있고 그러면 어느 것을 먼저 막을지 정해야 합니다. 이 판단을 사람이 다 하기 어려워 체계가 우선순위를 매기는데, 어느 것이 더 위험한지를 가리는 기준이 소프트웨어에 미리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그 기준을 만드는 일이 하드웨어 못지않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적습니다

①에서 ④까지를 합치면 왜 이 물건을 만드는 나라가 몇 곳뿐인지가 나옵니다. 탐색기와 관성 항법, 조종 계통, 추진, 신관을 모두 갖춰야 하고 그것들이 초음속으로 흔들리는 몸체 안에서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검증이 걸립니다. 유도무기는 한 발을 쏘면 사라지므로 시험할 때마다 그 값이 들어갑니다. 시험장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날려 맞혀봐야 하는데 그럴 공간과 안전 관리, 그리고 추적 장비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시간이 붙습니다. 개발을 시작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십 년 안팎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고, 그동안 비용이 계속 나갑니다. 국가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민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 회사가 국방과학연구소와 긴밀히 일해온 것이 그 맥락에 있습니다. 회사가 사업 개요에서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과의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라고 적었는데, 개발은 국가 기관이 주도하고 양산과 제품화를 기업이 맡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 조건들이 수출에서 다시 확인됩니다. 사는 쪽은 시험 성적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군이 실제로 몇 년째 운용하고 있는지, 그동안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고쳤는지를 봅니다. 그 기록이 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새로 들어오려는 나라에게 가장 큰 문턱입니다.

그런데 그 사업이 회사를 한쪽으로 기울입니다

여기가 이 편의 갈림길입니다. 정밀타격이 커지는 것은 좋은 일인데 그만큼 회사가 한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숫자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2024년에 정밀타격 39.2%, 지휘통제 29.6%로 두 축이 나란했는데 2026년 상반기에는 58.9%와 12.2%가 됐습니다. 정밀타격이 절반을 넘는 동안 지휘통제는 8분의 1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밀타격 안에서도 소수의 계약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2024년 사우디와 이라크의 천궁-II 수출 계약이 각각 4조 3,398억원과 3조 7,135억원인데, 두 건만 8조원이 넘습니다. 같은 해 회사 전체 매출이 3조 2,763억원이었습니다.

이 구조에는 두 얼굴이 있습니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기도 하고, 한 갈래에 기대게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갈래를 떠받치는 것이 몇 건의 해외 계약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4. 왜 경쟁사는 따라오지 못하는가 — 그리고 그 이유가 언제까지 유효한가

이 회사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은 세 겹입니다. 첫째가 3절 ⑤에서 본 유도무기 개발의 문턱입니다. 여러 기술을 동시에 갖춰야 하고 검증에 시간과 비용이 들며, 국가 기관과 오래 일해온 관계가 필요합니다.

둘째가 다섯 갈래를 함께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3절 ②에서 본 대로 찾는 쪽과 맞히는 쪽이 한 회사에 있으면 그 연결을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레이더가 잡은 정보를 유도무기에 넘기는 규격을 따로 맞출 필요가 없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쪽 탓인지를 두고 다툴 일도 줄어듭니다.

셋째가 실전 운용 기록입니다. 3절 ④에서 본 대로 이 물건은 실제로 맞혀봤다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에서 오래 굴려본 이력이 사는 쪽에는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됩니다. 사우디와 이라크가 이 물건을 산 배경에 그 기록이 있습니다.

지상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현대로템과 견주면 두 회사의 자리가 갈립니다. 그 편은 전차라는 완성품 하나에 집중된 회사이고 수출이 내수를 넘어섰다는 것이 축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다섯 갈래를 가진 채 그중 하나가 커지고 있으며, 물어야 할 것이 수출의 비중이 아니라 부문 사이의 균형입니다.

해자의 유효 기간을 판단할 때 봐야 할 것은 그 균형이 어디까지 기우느냐입니다. 정밀타격이 커지는 것은 지금의 성과인데, 그 부문이 소수의 수출 계약에 걸려 있고 그 계약이 소화되고 나면 다음이 필요합니다. 나머지 네 갈래가 그때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그 다음을 정합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둘 것은 이 회사가 오래 만들어왔다는 점입니다. 1976년 금성정밀공업으로 출발해 오십 년 가까이 유도무기를 다뤄왔고, 그동안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체계들이 실제로 배치돼 운용됐습니다. 그 이력이 수출 시장에서 근거가 됩니다.

📌 이 회사를 판별하는 질문 하나 매출 성장률은 이 회사를 판별해주지 못합니다. 2026년 상반기에 크게 늘었는데 그 대부분이 정밀타격 한 부문에서 왔고, 나머지 부문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합친 숫자로는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수주잔고 24조 5,781억원도 답이 아닙니다 — 회사가 보안 관계상 상세히 기재하지 않는다고 밝혀 그 안의 구성을 알 수 없습니다. 영업이익률도 그대로 읽기 어렵습니다. 2026년 상반기 12.1%인데 1분기 14.7%와 2분기 9.5%로 갈려 있어 분기마다 크게 움직입니다. 물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 정밀타격 비중이 어디까지 올라가는가. 확인하는 방법은 셋입니다. 첫째, 반기·사업보고서의 주요 제품 표에서 다섯 부문의 매출액과 비중을 연도별로 나란히 놓습니다. 이 표는 매번 공시되며, 정밀타격이 39.2%에서 58.9%로 올라가는 동안 지휘통제가 29.6%에서 12.2%로 내려간 것이 그 자료에서 확인됩니다. 둘째, 그 이동이 수출 때문인지를 봅니다. 회사가 공시하는 개별 계약에서 상대국과 금액을 알 수 있으므로, 새 수출 계약이 이어지는지가 정밀타격의 다음을 알려줍니다. 셋째, 나머지 부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특히 지휘통제가 줄어든 것이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를 보면 이 회사의 균형이 어디로 가는지가 드러납니다.

5. 경쟁·협력 지도 —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를 둘러싼 큰 그림

이 회사의 관계도는 국내와 해외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국내는 개발과 발주가 국가 기관에 몰려 있고, 해외는 상대국 정부와 직접 만납니다.

🌏 글로벌 라이벌

  • RTX [뉴욕 RTX] — 유도무기 히어로즈 ②편의 주인공입니다. 패트리엇을 만드는 회사이며, 이 회사의 천궁이 나가는 시장에서 만나는 상대입니다. 다만 그 회사에서 방산이 셋 중 가장 작은 부문이라 구조가 다릅니다.
  • MBDA [유럽, 비상장] —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기업이 함께 만든 유도무기 회사입니다. 유럽의 방공 시장에서 자리를 갖고 있고 수출에서도 겨룹니다.
  • 이스라엘 방산 기업 [다수] — 아이언돔과 다윗의 돌팔매 같은 요격 체계를 만드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실전에서 검증된 이력을 앞세우고 있어 수출 시장에서 강한 상대입니다.

🤝 핵심 고객사

  •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정부기관] — 국내 발주처이자 개발 파트너입니다. 개발은 국가가 주도하고 양산을 기업이 맡는 구조인데, 이것이 이 회사의 위험을 줄여주면서 동시에 자유도도 줄입니다. 개발비를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성과를 수출할 때 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정부기관] — 2024년 2월 천궁-II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 규모가 4조 3,398억원으로 공시돼 있으며 이 회사의 단일 계약 가운데 가장 큽니다. 다만 인도 시기는 「유보」로 표시돼 공개되지 않습니다.
  • 이라크 국방부 [정부기관] — 2024년 9월 천궁-II 수출 계약을 맺었고 규모가 3조 7,135억원입니다. 사우디 계약과 합치면 8조원을 넘는데, 두 나라가 잇따라 같은 체계를 고른 것이 이 시장에서 참고 사례가 됩니다.

🇰🇷 국내 협력 생태계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코스피 012450] — 조선·방산 앵커기업 ①편의 주인공입니다. 천궁 체계에서 발사대를 맡는 등 같은 사업에 함께 참여합니다. 한 무기체계 안에서 유도탄과 발사대와 레이더를 서로 다른 회사가 나눠 맡는 것이 국내 방산의 일반적인 구조이며, 그래서 협력과 경쟁이 사업마다 갈립니다.
  • LIG정밀기술 [비상장, 종속회사] — 유도무기 시험장치와 수중무기 조립·생산장치를 만드는 자회사 입니다. 전시기와 일체형 컴퓨터, 전원장치를 만들고 유도무기와 위성통신장비, 레이더에 들어가는 부품도 공급합니다.
  • 현대로템 [코스피 064350] — 지상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주인공입니다. 품목이 전차와 유도무기로 갈리므로 직접 겨루지 않으나, 해외 수출에서 한국 방산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함께 움직입니다.

이 지도를 한 걸음 물러나 보면 이 회사의 위치가 드러납니다. 왼쪽에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이 있고 오른쪽에는 국내 군과 해외 정부가 있는데, 이 회사는 그 사이에서 개발을 이어받아 제품으로 만들고 양산합니다.

그런데 이 지도에는 공백이 있습니다. 원재료와 협력업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원재료 가격 관련 사항은 보안 관계상 기재를 생략한다」고 밝혀, 무엇을 어디서 사 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 유도무기에는 반도체와 정밀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 조달이 어디에 걸려 있는지를 가늠할 수 없는 것입니다.

4절의 판별식이 부문 비중을 묻는 이유가 이 지도에서도 확인됩니다. 원가도 수주 구성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밖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섯 부문의 매출 비중과 공시되는 개별 계약이며, 그 둘이 이 회사를 읽는 창입니다.

6. 숫자로 보는 지금 — 구조가 숫자에 어떻게 나타나는가

LIG넥스원 실적표를 볼 때는 전사 숫자와 부문별 비중을 함께 봐야 합니다. 다섯 갈래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합친 값만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표를 좌우로 밀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분 매출 영업이익 비고
2024년(연간, 확정) 3조 2,763억원(YoY +41.9%) 2,234억원(YoY +19.9%) 영업이익률 6.8%. 2023년은 매출 2조 3,086억원·영업이익 1,864억원(8.1%). 정밀타격 39.2%·지휘통제 29.6%
2025년(연간, 확정) 4조 3,069억원(YoY +31.5%) 3,194억원(YoY +43.0%) 영업이익률 7.4%. 정밀타격 47.2%·지휘통제 24.7%로 격차가 벌어진 해
2026년 1분기(확정) 1조 1,679억원(YoY +28.7%) 1,711억원(YoY +56.1%) 영업이익률 14.7%
2026년 2분기(확정) 1조 1,100억원 1,057억원 영업이익률 9.5%. 상반기 누적 매출 2조 2,780억원·영업이익 2,768억원(12.1%). 정밀타격 58.9%·지휘통제 12.2%. 수주잔고 24조 5,781억원

⚠️ 숫자를 볼 때 주의할 점 첫째, 위 네 행은 모두 공시된 확정 실적이며 금액은 원화이고 연결 기준입니다. 이 표에 연간 전망 행이 없는 것은 회사가 연간 매출·영업이익 가이던스를 공시하지 않기 때문이며, 표는 최근 확정 분기까지로 마감했습니다. 둘째, 수주잔고의 구성이 공시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수주하는 제품은 대부분 방산제품으로 보안관계상 수주상황에 대해 상세히 기재하지 아니하고 기말잔액을 표시하였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24조 5,781억원 가운데 어느 부문이 얼마인지, 언제 매출이 되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셋째, 원재료 관련 사항도 공시되지 않습니다. 「보안 관계상 기재를 생략합니다」로만 적혀 있어 원가 구조를 밖에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넷째, 분기별 이익률의 진폭이 큽니다. 2026년 1분기 14.7%에서 2분기 9.5%로 내려왔는데, 방산은 사업 단위로 진행되고 어느 물량이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인식되는 이익이 달라집니다. 한 분기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LIG넥스원 실적으로 오래 알려져온 이 회사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부문 비중의 이동입니다. 정밀타격이 2024년 39.2%에서 2025년 47.2%, 2026년 상반기 58.9%로 올라갔습니다. 두 해 만에 20%포인트 가까이 커졌습니다.

반대편이 지휘통제입니다. 같은 기간 29.6%에서 24.7%, 12.2%로 내려갔습니다. 금액으로 보면 2024년 9,682억원에서 2025년 1조 630억원으로 한 번 늘었다가 2026년 반기에 2,776억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정밀타격의 금액 변화가 더 뚜렷합니다. 2024년 1조 2,839억원에서 2025년 2조 335억원으로 늘었고, 2026년에는 반기에만 1조 3,420억원으로 이미 2024년 연간을 넘어섰습니다. 반기 기준으로 연 환산하면 2024년의 두 배가 넘습니다.

손익도 함께 움직였습니다. 영업이익률이 2024년 6.8%와 2025년 7.4%에서 2026년 상반기 12.1%가 됐습니다. 다만 1분기 14.7%와 2분기 9.5%로 갈려 있어 어느 물량이 인식되느냐에 따라 크게 움직입니다.

생산능력과 가동률도 함께 봐야 합니다. 방위산업부문의 생산능력이 2024년 3조 770억원에서 2025년 4조 461억원으로 늘었고 가동률은 64.6%에서 78.1%로 올라갔습니다. 능력을 늘렸는데 그 능력을 쓰는 비율까지 올랐다는 것은 늘린 만큼 일감이 따라왔다는 뜻입니다. 2026년 상반기 가동률은 76.8%이며, 2절 📌 박스에서 본 대로 사람이 일한 시간을 기준으로 산출한 값입니다.

7. 그늘도 있다 — 구조적 리스크

첫 번째 층위는 공시의 제약입니다. 수주잔고 24조 5,781억원이 이 회사의 가장 큰 지표인데 그 안에 무엇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숫자가 늘어도 정밀타격에서 온 것인지 다른 부문인지, 국내인지 수출인지를 가릴 수 없습니다. 원재료도 「보안 관계상 기재를 생략」이라 원가 구조를 판단할 자료가 없습니다.

두 번째 층위는 부문 편중입니다. 정밀타격이 58.9%인데 그 안에서도 소수의 수출 계약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사우디와 이라크 계약만 8조원이 넘어 2024년 회사 전체 매출의 두 배를 웃도는데, 이런 구조에서는 한 계약이 지연되거나 조건이 바뀌면 그 영향이 곧바로 전사 실적에 나타납니다. 여러 고객에 나뉘어 있으면 하나가 흔들려도 나머지가 받쳐주는데 그 완충이 없습니다.

세 번째 층위는 지휘통제의 위축입니다. 이 부문이 2024년 29.6%에서 2026년 상반기 12.2%로 줄었습니다. 금액으로도 9,682억원에서 반기 2,776억원이 됐으니 연 환산해도 절반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정밀타격 쪽에 자원을 몰아준 결과인지 그 사업 자체의 수요가 줄어든 것인지를 밖에서 가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앞이면 되돌릴 수 있지만 뒤라면 이 회사의 갈래가 하나 줄어드는 것입니다.

네 번째 층위는 LIG넥스원 수출 상대국의 사정입니다. 사우디와 이라크가 최대 고객인데, 그 나라의 국방 예산과 정세가 바뀌면 인도 일정이나 후속 물량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이 회사가 통제하지 못합니다.

다섯 번째 층위는 이익률의 진폭입니다. 2026년 1분기 14.7%에서 2분기 9.5%로 내려왔습니다. 방산은 사업마다 계약 조건이 다르고 개발 단계와 양산 단계의 수익성이 갈리는데, 어느 물량이 어느 단계에 있느냐가 분기마다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분기 하나로 이 회사의 수익성을 판단하면 다음 분기에 어긋나고, 몇 분기를 묶어 평균을 봐야 합니다.

여섯 번째 층위는 개발 부담입니다. 3절 ⑤에서 본 대로 유도무기는 개발에 십 년 안팎이 걸리고 그동안 비용이 나갑니다. 지금 파는 것은 예전에 개발한 것이고 다음을 위한 개발이 지금 진행돼야 하는데, 그 성과는 십 년 뒤에야 확인됩니다.

일곱 번째 층위는 인력입니다. 2절 📌 박스에서 본 대로 이 회사의 생산능력이 사람이 일한 시간으로 산출됩니다. 물량을 늘리려면 인력이 늘어야 하는데 방산의 숙련 인력은 단기간에 길러지지 않습니다.

여덟 번째 층위는 국가 의존입니다. 개발을 국방과학연구소가 주도하고 국내 발주를 방위사업청이 합니다. 안정적인 구조이지만 그만큼 정책과 예산의 방향에 실적이 걸려 있고, 수출에도 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8. 이 회사가 말해주는 것 — 네 가지 해석

한 부문이 커지면 다른 부문이 작아 보입니다

이 회사에서 정밀타격이 39.2%에서 58.9%로 올라가는 동안 지휘통제가 29.6%에서 12.2%로 내려갔습니다. 비중만 보면 한쪽이 다른 쪽을 밀어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금액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지휘통제는 2024년 9,682억원에서 2025년 1조 630억원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그해 비중이 24.7%로 내려간 것은 전체가 더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2026년 상반기에는 금액도 2,776억원으로 줄었습니다. 반기라는 점을 감안해 연 환산해도 예전 수준에 미치지 않으므로, 이때는 실제로 줄어든 것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부문 비중이 바뀌는 회사를 볼 때는 비중과 금액을 함께 봐야 합니다. 비중만 보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부문이 실제로는 커지고 있을 수 있고, 그 구분이 그 회사의 상태를 정확히 읽는 열쇠가 됩니다.

보안이 공시를 가리면 볼 수 있는 것이 줄어듭니다

이 회사는 수주잔고의 구성도 원재료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둘 다 「보안 관계상」이 이유이고, 방산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입니다.

그 결과 판단 재료가 줄어듭니다. 24조 5,781억원이라는 잔고가 있는데 그 안에 무엇이 얼마나 있는지, 언제 매출이 될지를 알 수 없습니다. 원가 구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남은 것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다섯 부문의 매출을 비중과 함께 공시하고 개별 계약도 규모가 크면 공시됩니다. 가려진 것이 많을수록 남은 창을 정확히 봐야 하고, 그 둘을 겹쳐 읽으면 상당한 것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공시가 제한된 회사를 볼 때는 무엇이 가려졌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남은 것으로 무엇을 알 수 있는지를 정해야 합니다. 가려진 것을 추측으로 메우면 그 추측이 틀렸을 때 판단 전체가 흔들리지만, 남은 것만으로 세운 판단은 좁아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려진 것을 확인하는 다른 길도 있습니다. 이 회사처럼 공시가 제한된 경우에도 계약 자체는 규모가 크면 공시되고, 상대국 정부가 자국에서 발표하기도 합니다. 한쪽에서 막힌 것을 다른 쪽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기를 만드는 일에서는 사람의 시간이 능력을 정합니다

이 회사는 생산능력을 억원으로 세는데 그 산출 근거가 사람의 시간입니다. 「1일 평균 가동시간은 법정근로시간 8시간에 평균 추가근무 1.50시간을 더하고 실동율 78.1%를 곱한 값」이라고 회사가 적었습니다.

해양방산 히어로즈 ①편의 회사도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그 편에서는 상선을 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세고 잠수함을 맨아워로 셌는데, 무기를 만드는 쪽만 시간으로 재는 구조였습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한 건마다 사양이 다르고 검증이 많으며 자동화로 줄일 수 없는 작업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업에서는 설비를 늘려도 사람이 없으면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방산 기업의 생산능력 표를 볼 때는 단위를 먼저 봐야 합니다. 물량으로 세면 설비가 병목이고 시간으로 세면 사람이 병목입니다. 앞이면 공장을 지으면 되지만 뒤라면 사람을 길러야 하고 그 시간은 돈으로 줄일 수 없습니다.

개발과 양산을 나눠 맡는 구조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국방과학연구소와 긴밀히 일해왔습니다. 회사가 사업 개요에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과의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라고 적었는데, 개발은 국가 기관이 주도하고 양산과 제품화를 기업이 맡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3절 ⑤에서 본 대로 유도무기 개발에 십 년 안팎과 큰 비용이 들고 실패할 여지도 큽니다. 민간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국가가 그 위험을 나눠 지는 것입니다.

다만 대가도 있습니다. 개발의 성과가 국가에 귀속되는 부분이 있고, 그것을 수출할 때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기업이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범위가 그만큼 좁아집니다.

그래서 방산 기업을 볼 때는 그 회사가 개발의 어느 단계를 맡고 있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스스로 개발한 것이면 그 기술로 파생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수출 협상에서도 운신의 폭이 넓은데, 이어받아 양산하는 것이면 그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 시각은 방산 밖에도 쓸 수 있습니다. 여러 사업을 가진 회사에서 한 부문이 빠르게 커질 때, 그것이 반복될 수 있는 것인지 한 번의 계약 때문인지를 물어야 합니다. 앞이면 회사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고 뒤면 몇 년 뒤 원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9. 이 회사를 계속 지켜보는 법

앞으로 이 회사에 관한 소식을 접했을 때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질문 네 개와, 각각을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적어둡니다.

첫째, 정밀타격 비중이 어디까지 올라가는가. 주요 제품 표에서 다섯 부문의 매출액과 비중을 봅니다. 이 표가 매번 공시되므로 부문 사이의 이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지휘통제가 돌아서는가. 2024년 29.6%에서 2026년 상반기 12.2%로 줄었는데, 금액도 함께 봐야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가 가려집니다. 이 부문이 회복되면 균형이 돌아오고, 계속 줄면 이 회사는 유도무기 한 갈래에 더 기대게 됩니다.

셋째, LIG넥스원 수출 계약이 이어지는가. 방산 수출은 규모가 커서 공시되므로 상대국과 금액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정밀타격을 밀어 올린 것이 2024년 계약이므로, 그 뒤를 이을 계약이 나오는지가 이 흐름의 지속 여부를 정합니다.

넷째, 가동률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2024년 64.6%에서 2025년 78.1%로 올랐고 2026년 상반기 76.8%입니다. 이 수치가 계속 오르면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는 뜻이고, 한계에 이르면 인력을 늘려야 하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끝으로 하나를 덧붙입니다.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의 차이를 봐야 합니다. 2026년 상반기에 능력이 2조 3,661억원이고 실적이 1조 8,172억원인데, 그 격차가 좁혀지면 남은 여력이 줄어든다는 뜻이고 인력을 늘려야 하는 시점이 가까워진 것입니다.

10. 마무리하며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유도무기를 중심으로 다섯 갈래를 가진 방위산업체이면서, 그 가운데 정밀타격이 수출을 타고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이 한 줄에 이 회사의 지금이 들어 있습니다. 오래 만들어온 것이 팔리기 시작했고, 그만큼 회사가 한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확인한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유도무기는 포탄과 달리 날아가는 동안 스스로 방향을 바꿉니다. 그러려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그 차이만큼 몸을 틀 수 있어야 하며, 각각 관성 항법과 탐색기와 조종날개가 맡습니다. 그 일이 초음속으로 흔들리는 몸체 안에서 벌어지므로 정밀하면서 동시에 튼튼해야 합니다. 날아오는 것을 맞히는 요격은 특히 어렵습니다. 상대가 빠르고 작으며 놓치면 다시 시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능표보다 실제로 맞혀봤다는 기록이 사는 쪽의 판단 근거가 되고, 한국군이 오래 운용해온 이력이 사우디와 이라크의 계약으로 이어졌습니다.

남는 질문은 두 갈래입니다. 정밀타격 비중이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 그리고 그 계약들이 소화된 뒤에 무엇이 남을 것인가. 앞의 질문에는 부문별 매출 표가 답하고, 뒤의 질문에는 새 수출 계약과 나머지 네 갈래의 움직임이 답할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같은 유도무기를 만드는데 그것이 사업의 일부일 뿐인 회사, RTX를 다룹니다. 이 회사가 다섯 갈래 안에서 유도무기가 커지는 중이라면 그 회사는 유도무기를 만들면서 여객기 엔진이 더 큽니다. 같은 물건을 만드는 두 회사가 그것을 회사 안에서 어떻게 다르게 두고 있는지를 이어 읽으면 보입니다. 그때 던져볼 질문은 하나입니다 — 지금 커지고 있는 것이 이 회사에서 어떤 자리인가.

📚 함께 보면 좋은 글

🛡️ 조선·방산 히어로즈 시리즈
⚙️ 조선·방산 밸류체인 총정리 마스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