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기업분석] 한화시스템, 천궁과 K2의 눈을 만들면서 미국 함정 정비까지 들어간 방산전자 회사 (조선·방산 소부장 히어로즈 ①)

2026년 상반기 한화시스템의 방산부문은 매출 1조 1,717억원에 영업이익 1,727억원을 냈습니다. 이익률 14.7%입니다. 그런데 회사 전체 영업이익은 1,379억원으로 방산 하나보다 적습니다. 방산 밖에 손실을 내는 곳이 있기 때문인데, 사업보고서에 「기타」로 잡히는 부문이 매출 3,954억원에 영업손실 691억원 입니다. 그 안에 미국 필라델피아의 조선소가 들어 있습니다.

1. 왜 지금 한화시스템인가

조선·방산 밸류체인 총정리는 네 갈래를 다뤘습니다. 상선과 무기체계, 해양방산, 그리고 소부장입니다. 앞의 셋이 완성품을 만드는 회사들이라면 소부장은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만드는 회사들입니다.

이 편은 그 가운데 전자를 봅니다. 한화시스템은 방산전자를 만드는 회사이고, 회사가 사업 개요에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항공전자, 해양시스템, 위성사업, MRO」를 주요 사업으로 적었습니다. 레이더와 센서, 전투체계가 그 내용입니다.

완성품 회사들이 만드는 것에 이 회사의 물건이 들어갑니다. 지상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전차에도,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요격체계에도 목표를 찾고 판단하는 장비가 필요한데 그것을 이 회사가 만듭니다. 무기의 이름은 완성품 회사의 것으로 알려지지만 그 안을 채우는 일은 다른 곳에서 이뤄집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레이더를 만든다」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방산이 잘 벌고 있는데 회사 전체는 그만큼 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트로에서 본 대로 방산이 1,727억원을 버는 동안 기타 부문이 691억원을 잃었습니다.

이 편이 붙잡을 구조가 그것입니다. 잘하는 사업이 있는데 그 밖에서 돈이 나가고 있고, 그 밖이 무엇인지가 이 회사의 지금을 정합니다. 이 편에서 답을 찾아볼 질문은 셋입니다. 무기의 눈을 만든다는 것이 어떤 일인가. 그 기술이 어디까지 이어지는가. 그리고 지금 나가는 돈은 어디로 가는가.

📌 기본 정보 티커: 코스피 272210 | 설립: 2000년 한화탈레스로 출발해 2016년 한화시스템으로 사명 변경, 2018년 한화S&C와 합병 | 사업 구성(2026년 상반기 기준): 방산부문 1조 1,717억원, ICT부문 3,595억원, 기타 3,954억원 | 지배구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 | 주요 제품: 다기능레이더와 전자광학장비(감시정찰), 전술통신(지휘통제통신), 전투기용 능동위상배열 레이다(항공전자), 수상함·잠수함 전투체계(해양시스템), 초소형 관측위성(위성) | 부문별 영업이익률(2026년 상반기): 방산 14.7%, ICT 9.5%, 기타는 691억원 손실 | 방산 수주잔고: 8조 5,379억원 | 한 줄 정체성: 무기가 목표를 찾고 판단하는 장비를 만드는 회사로서, 그 사업이 버는 것을 방산 밖의 부문이 쓰고 있는 상태

2. 이 회사는 무엇을 팔아 어떻게 돈을 버는가

한화시스템의 사업은 크게 둘입니다. 방산부문과 ICT부문입니다. 여기에 사업보고서의 부문별 손익표에 「기타」가 하나 더 붙습니다.

방산부문이 이 편의 중심입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1조 1,717억원으로 전체의 60%를 넘고, 영업이익 1,727억원으로 이익률이 14.7%입니다. 전년 상반기 11.4%에서 오른 값입니다. 회사가 이 부문의 사업으로 감시정찰과 지휘통제통신, 항공전자, 해양시스템, 위성, 그리고 유지보수와 성능개량을 들었습니다.

그 안에서 만드는 것이 무기의 눈과 머리에 해당합니다. 목표를 찾는 레이더와 전자광학장비, 그것을 판단하고 명령을 내리는 전투체계, 그리고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 장비입니다. 회사가 「국내 유일의 수상함 및 잠수함 전투체계 독자개발 역량」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ICT부문은 성격이 다릅니다. 기업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사업이며 2026년 상반기 매출 3,595억원에 이익률 9.5%입니다. 원래 별개의 회사였다가 2018년에 합쳐졌고, 회사는 이 부문의 데이터 처리 역량을 방산의 전자 기술과 융합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셋째가 기타입니다. 사업보고서의 부문별 손익표에 방산과 ICT 다음으로 나오는데, 2026년 상반기 매출 3,954억원에 영업손실 691억원입니다. 매출로는 20%를 차지하는데 손실을 내고 있고, 2025년 연간으로는 매출 5,755억원에 손실 1,601억원이었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3절 ⑥에서 봅니다.

값이 정해지는 방식은 방산의 일반적인 구조를 따릅니다. 방위사업청이 사업 단위로 발주하고 개발부터 양산까지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됩니다. 그리고 완성품 회사에 납품하는 경우도 있어, 전차나 함정을 만드는 회사가 고객이 되기도 합니다.

돈이 들어오는 방식에는 시차가 있습니다. 계약 시점이 아니라 개발과 납품이 진행되는 만큼 매출로 잡힙니다. 그래서 지금 쌓인 방산 수주잔고 8조 5,379억원은 앞으로 몇 년의 매출이고, 반기 매출 1조 1,717억원과 견주면 연 환산으로 서너 해치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성격이 다른 사업이 함께 있습니다. 방산은 정부 예산을 따라가고 ICT는 기업의 투자를 따라가며, 기타에 든 것은 또 다른 사정에 걸려 있습니다. 셋의 사이클이 달라 합친 숫자가 어느 쪽도 대표하지 않습니다.

이 회사에는 해외 법인도 여럿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방산 수출은 물건을 보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대국 군이 그 장비를 운용하는 동안 정비와 부품 공급,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의 대응이 현지에서 이뤄져야 하고, 그러려면 그 나라 안에 조직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위성 사업도 있습니다. 회사가 「한반도 지역 및 주변국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초소형 관측위성체계」를 방산부문의 사업으로 들었습니다. 지상과 항공, 해양에서 쓰던 감시 기술을 더 높은 곳으로 옮긴 것인데, 개발에 오래 걸려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 알아두면 좋은 개념 — 무기에서 「눈」이 왜 따로 만들어지나 전차를 만드는 회사와 그 전차의 조준경을 만드는 회사가 다른 것이 이상해 보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라면 제조사가 대부분을 통합해 만드니까요. 무기가 다른 이유는 그 안에 들어가는 기술의 성격이 완전히 갈리기 때문입니다. 전차의 차체와 장갑은 금속을 다루는 일이고, 조준경과 사격통제장치는 전자와 광학을 다루는 일입니다. 같은 회사가 둘 다 최고 수준으로 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전자 장비들은 여러 무기에 공통으로 들어갑니다. 레이더 기술은 전차에도 함정에도 방공체계에도 쓰이고, 통신 장비는 거의 모든 무기가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여러 완성품 회사에 납품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습니다. 그 결과 방산에는 층이 생깁니다. 완성품을 만드는 회사가 앞에 서고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만드는 회사들이 뒤에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소부장」이라 부르는 자리가 그 뒤쪽이며, 이름은 덜 알려졌지만 없으면 완성품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3. 핵심 기술 — 원리로 파고들기

앞선 편들이 완성품을 다뤘다면 이 편은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무기가 목표를 찾고 판단하는 일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야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의 값어치가 설명됩니다. 레이더가 무엇을 하는지(①), 왜 여러 일을 한 장비가 해내야 하는지(②), 전차의 눈은 무엇이 다른지(③), 물속에서는 어떻게 보는지(④), 그 기술이 함정으로 이어지는 경로(⑤), 그리고 지금 돈이 나가는 곳(⑥)을 차례로 보겠습니다.

한화시스템 레이더가 하는 일

레이더는 전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것을 읽어 무언가가 있는지 알아내는 장비입니다. 소리를 질러 메아리를 듣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 소리 대신 전파를 쓰고 그 속도가 빛과 같아 훨씬 멀리까지 닿습니다.

되돌아온 전파에서 세 가지를 읽습니다. 첫째가 거리입니다. 나갔다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에 전파 속도를 곱하면 나옵니다. 둘째가 방향입니다. 어느 쪽으로 쏘았을 때 돌아왔는지로 알 수 있습니다. 셋째가 속도인데, 움직이는 물체에 부딪힌 전파는 주파수가 미세하게 달라지므로 그 차이로 계산합니다.

어려움은 걸러내는 데 있습니다. 되돌아오는 전파에는 목표만이 아니라 땅과 바다, 비와 구름, 새와 건물에서 반사된 것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그 가운데 무엇이 위협인지를 가려내야 하는데, 목표가 작고 멀수록 그 신호가 주변 잡음에 묻힙니다.

그래서 레이더의 성능은 얼마나 센 전파를 쏘느냐보다 되돌아온 것에서 무엇을 읽어내느냐로 갈립니다. 같은 안테나를 써도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그 처리 기술이 이 회사가 하는 일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판단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한 번 훑는 데 시간이 들고 그 사이에 사각이 생기며, 잡음이 많을수록 여러 번 봐야 확신이 섭니다. 그런데 날아오는 것이 빠를수록 그 시간이 짧아지므로, 레이더의 성능은 결국 얼마나 빨리 확신에 이르느냐의 문제가 됩니다.

💡 쉽게 비유하면 — 손전등과 여러 개의 작은 등 어두운 방에서 무언가를 찾을 때 손전등을 씁니다. 한 방향을 비추고 없으면 손전등을 돌려 다른 방향을 봅니다. 넓은 방을 다 보려면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이미 지나간 자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손전등 대신 작은 등 수천 개를 벽에 붙이고 각각의 밝기와 켜지는 시점을 따로 조절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등을 물리적으로 돌리지 않아도 빛이 모이는 방향을 바꿀 수 있고, 여러 방향을 거의 동시에 볼 수도 있습니다. 레이더에서 그 차이가 기계식과 위상배열의 차이입니다. 예전에는 안테나를 모터로 돌려 방향을 바꿨는데, 지금은 작은 송수신 소자를 수천 개 배열하고 각각의 신호 시점을 조절해 전파가 모이는 방향을 전자적으로 바꿉니다. 이 방식이 갖는 이점이 큽니다. 방향을 바꾸는 데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고, 여러 목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으며, 소자 몇 개가 고장 나도 나머지로 작동합니다. 다만 소자 하나하나가 정밀해야 하고 그것을 수천 개 만들어 맞춰야 하므로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장비는 상대에게 자기 위치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전파를 쏘면 그것을 감지하는 장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제 켜고 언제 끌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쏠지가 전술의 일부가 되고, 그 판단을 돕는 것도 이 장비의 몫입니다.

한 장비가 여러 일을 해내야 합니다

방공체계에 쓰이는 레이더에는 특히 까다로운 조건이 붙습니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넓은 하늘을 훑어 무언가 있는지 찾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이미 찾아낸 목표들은 계속 추적해야 합니다. 그리고 요격 미사일을 쏘면 그 미사일도 함께 봐야 하고, 때로는 미사일에 정보를 보내주기까지 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이 일을 여러 레이더가 나눠 맡았습니다. 찾는 레이더와 추적하는 레이더가 따로 있었고 각각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장비가 많아지고 그것들 사이의 정보를 맞추는 일이 또 생깁니다.

①의 💡 박스에서 본 위상배열 방식이 그 문제를 풀었습니다. 전파가 모이는 방향을 전자적으로 바꿀 수 있으니 한 장비가 시간을 잘게 쪼개 여러 일을 번갈아 할 수 있습니다. 찾다가 잠깐 추적하고 다시 찾는 식인데, 그 전환이 사람이 느낄 수 없을 만큼 빠릅니다.

그래서 이런 한화시스템 레이더 제품군을 다기능레이더라 부릅니다. 회사가 감시정찰 사업에 이 제품군을 두고 있고, 방공 체계에서 목표를 찾고 추적하는 일을 맡습니다.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에서 본 요격이 성립하려면 이 장비가 먼저 작동해야 합니다.

다만 이 방식에도 대가가 있습니다. 소자 하나하나가 신호를 만들고 받는 장치라 수천 개를 정밀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 신호의 시점을 잘게 조절하는 회로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필요합니다. 값이 비싸지고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줄어드는 이유입니다.

전차의 눈은 무엇이 다른가

전차에 들어가는 것은 레이더가 아닙니다. 지상에서는 전파를 쏘면 땅과 나무와 건물에서 반사돼 오히려 방해가 되고, 무엇보다 상대에게 자기 위치를 알려주게 됩니다.

그래서 전차는 보는 방식이 다릅니다. 빛과 열을 이용합니다. 낮에는 광학 장비로 보고, 밤이나 연기 속에서는 물체가 내는 적외선을 감지합니다. 사람과 엔진과 배기구는 주변보다 뜨거우므로 그 온도 차이가 영상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에 거리를 재는 장치가 붙습니다. 레이저를 쏘아 되돌아오는 시간으로 목표까지의 거리를 계산합니다. 거리를 알아야 포탄이 날아가는 동안 떨어지는 만큼을 보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이 사격통제장치로 모입니다. 목표까지의 거리와 방향, 그리고 바람과 온도, 포신의 상태를 함께 계산해 어디를 조준할지 정합니다. 지상무기 히어로즈 ①편에서 본 「기동 중 6초 재사격」이 가능한 것도 이 계산이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계산에는 시간 제약이 붙습니다. 전차는 움직이면서 쏘고 상대도 움직입니다. 조준한 순간과 포탄이 도달하는 순간 사이에 목표가 이동하므로 그 몫까지 미리 계산해야 하는데, 그 판단이 몇 초 안에 끝나야 합니다.

그리고 이 장비들은 밤낮과 날씨를 가리지 않아야 합니다. 열영상은 어둠에서 잘 보이지만 비나 안개가 심하면 흐려지고, 광학은 밝을 때 선명하지만 밤에는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방식을 함께 싣고 상황에 따라 바꿔 쓰거나 겹쳐 봅니다.

물속에서는 어떻게 보는가

바다로 가면 조건이 또 달라집니다. 전파가 물속에서는 거의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잠수함과 수상함은 소리를 씁니다.

소리를 내어 되돌아오는 것을 듣는 방식과, 소리를 내지 않고 상대의 소리만 듣는 방식이 있습니다. 앞은 확실하지만 자기 위치가 드러나고, 뒤는 들키지 않지만 상대가 조용하면 알 수 없습니다. 잠수함은 대체로 뒤쪽을 씁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모아 판단하는 것이 전투체계입니다. 여러 센서가 잡은 것을 한 화면에 모으고, 그중 무엇이 위협인지 가리고, 어떤 무기로 대응할지를 정하는 소프트웨어이자 장비입니다. 배의 머리에 해당 합니다.

회사가 이 분야에서 「국내 유일의 수상함 및 잠수함 전투체계 독자개발 역량」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해양방산 히어로즈 ①편에서 본 잠수함에도 이 회사의 전투체계가 들어갑니다. 배를 짓는 회사와 그 안의 판단 장비를 만드는 회사가 나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또 다른 기술입니다. 레이더가 잡은 것과 소나가 들은 것, 그리고 다른 배가 보내온 정보가 서로 다른 형식으로 들어오는데, 그것을 같은 좌표 위에 올려놓고 같은 목표인지 다른 목표인지를 가려야 합니다. 이 통합이 어긋나면 하나의 위협이 둘로 보이거나 반대가 됩니다.

그 기술이 함정으로 이어집니다

④에서 본 전투체계가 이 회사를 배 쪽으로 이끕니다. 함정에 들어가는 전자 장비를 만들다 보면 그 배가 어떻게 지어지고 어떻게 정비되는지를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근 그 방향으로 실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회사가 사업 개요에 「미국 소재 Hanwha Philly Shipyard Inc.를 주요 종속회사로 확보함으로써 미국 함정 MRO 시장 진입 및 글로벌 수출 거점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MRO는 유지보수와 정비를 뜻합니다. 조선·방산 밸류체인 총정리 ④부가 다룬 대로 미 해군이 자국 조선소만으로 정비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한국 조선소를 찾고 있는데, 그 시장에 들어가려면 미국 안에 조선소가 있어야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가 해양방산 히어로즈 ①편의 회사와 함께 그 조선소를 인수했습니다. 전자 장비를 만드는 회사가 조선소를 갖게 된 셈인데, 그 결과가 지금 실적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진입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미 해군의 정비를 맡으려면 그 나라의 인증과 보안 절차를 통과해야 하고, 함정마다 다른 사양을 익혀야 하며, 현지 인력도 갖춰야 합니다. 조선소를 샀다고 곧바로 일이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한화시스템 방산 밖에서 돈이 나가고 있습니다

여기가 이 편의 갈림길입니다. 사업보고서의 부문별 손익표에서 「기타」가 2026년 상반기 매출 3,954억원에 영업손실 691억원입니다. 2025년 연간으로는 매출 5,754억원에 손실 1,601억원이었습니다.

그 안에 필리조선소가 있습니다. 회사가 이 조선소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고 그 실적이 연결로 잡히는데, 조선소를 새로 인수해 정비 사업에 들어가는 단계라 비용이 먼저 나가는 구간입니다.

숫자로 보면 규모가 작지 않습니다. 방산이 1,727억원을 버는 동안 기타가 691억원을 잃어 전사 영업이익이 1,379억원이 됐습니다. 방산 이익의 40%가 그쪽에서 사라진 셈입니다.

다만 이것을 손실로만 읽으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미국 시장에 들어가려면 현지에 조선소가 있어야 하고, 그 자리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비용이 언제까지 나가느냐이고, 그것이 이 편의 판별식입니다.

4. 왜 경쟁사는 따라오지 못하는가 — 그리고 그 이유가 언제까지 유효한가

이 회사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은 세 겹입니다. 첫째가 3절 ④에서 본 전투체계입니다. 회사가 「국내 유일의 수상함 및 잠수함 전투체계 독자개발 역량」을 갖췄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여러 센서의 정보를 통합해 판단하는 소프트웨어이자 장비라 오랜 축적이 필요합니다.

둘째가 여러 영역에 걸쳐 있다는 점입니다. 지상과 항공, 해양, 그리고 위성까지 같은 회사가 맡습니다. 3절에서 본 대로 각각 보는 방식이 다른데 그 기술을 함께 갖고 있으면 여러 무기에 걸쳐 제안할 수 있고, 한 영역의 사업이 줄어도 다른 쪽이 있습니다.

셋째가 한화시스템 방산이 완성품 회사들과 오래 맺어온 관계입니다. 전차와 함정, 방공체계를 만드는 회사들이 고객인데, 한 번 채택된 전자 장비는 그 무기가 운용되는 동안 계속 공급되고 개량됩니다. 방산 수주잔고 8조 5,379억원이 그 누적입니다.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회사와 견주면 두 회사의 자리가 갈립니다. 그 회사도 레이더와 전자광학을 만드는데 그것이 자기 유도무기에 들어가는 것이 중심입니다. 이 회사는 완성품을 만들지 않고 여러 회사에 전자 장비를 대는 쪽이라, 같은 기술을 갖고도 사업 구조가 다릅니다.

해자의 유효 기간을 판단할 때 봐야 할 것은 방산 밖의 사업입니다. 방산의 자리는 오래 쌓인 것이라 쉽게 흔들리지 않는데, 그 사업이 버는 것을 다른 곳에서 쓰고 있습니다. 그 균형이 언제 회복되느냐가 이 회사의 다음을 정합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둘 것은 이 회사가 방산과 ICT를 함께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과 무기의 전자 장비를 만드는 일이 겉으로는 멀어 보이는데, 회사는 「방산부문의 정밀 전자 기술과 ICT 부문의 데이터 처리 역량을 융합」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사업이 한 회사에 있는 이유가 그 설명에 담겨 있습니다.

📌 이 회사를 판별하는 질문 하나 전사 영업이익은 이 회사를 판별해주지 못합니다. 2026년 상반기 1,379억원인데 그 안에서 방산이 1,727억원을 벌고 기타가 691억원을 잃었습니다. 합친 숫자가 어느 쪽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전사 이익률도 답이 아닙니다 — 7.2%인데 방산만 보면 14.7%입니다. 매출 성장률 역시 그대로 읽기 어렵습니다. 늘어난 매출에 기타 부문이 포함돼 있고, 그 부문은 매출이 늘어도 손실이 함께 커졌습니다. 물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 기타 부문 적자가 언제 멈추는가. 확인하는 방법은 셋입니다. 첫째, 반기·사업보고서의 부문별 손익표에서 방산과 ICT, 기타의 영업손익을 따로 봅니다. 이 표가 매번 공시되며, 2025년 상반기 585억원이던 기타의 손실이 2026년 상반기 691억원이 된 것도 이 자료에서 확인됩니다. 둘째, 그 부문의 매출이 늘고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손실이 커져도 매출이 함께 늘고 있다면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일 수 있고, 매출은 그대로인데 손실만 커지면 다른 이야기입니다. 셋째, 회사가 미국 정비 사업에서 어떤 계약을 따내는지를 봅니다. 그 조선소를 확보한 이유가 그 시장이므로, 실제 수주가 나오기 시작하면 비용이 매출로 바뀌는 시점이 가까워진 것입니다.

5. 경쟁·협력 지도 — 한화시스템을 둘러싼 큰 그림

이 회사의 관계도에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고객이면서 계열사인 회사가 여럿이라는 것입니다. 한화그룹 안에서 완성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이 회사의 전자 장비를 씁니다.

🌏 글로벌 라이벌

  • RTX [뉴욕 RTX] — 유도무기 히어로즈 ②편의 주인공입니다. 레이더와 전자 장비를 만드는 세계적인 회사이며, 이 회사가 수출 시장에서 만나는 상대입니다.
  • 탈레스 [프랑스, 파리 HO] — 방산전자와 함정 전투체계를 만드는 유럽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2000년 한화탈레스로 출발했을 때의 합작 상대이기도 했으며, 지금은 수출 시장에서 겨루는 관계입니다.
  • 레오나르도 [이탈리아, 밀라노 LDO] — 레이더와 항공전자를 만듭니다. 해양방산 히어로즈 ②편의 회사와 합작사를 세워 함정을 공급하는 것처럼, 유럽에서는 전자 회사와 조선사가 짝을 이뤄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핵심 고객사

  • 방위사업청과 각 군 [정부기관] — 국내 최대 발주처입니다. 방산 수주잔고 8조 5,379억원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나오며, 개발부터 양산까지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됩니다. 개발 단계에서는 국방과학 연구소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완성품 제작사 [다수] — 전차와 함정, 방공체계를 만드는 회사들이 고객입니다. 그 무기에 들어가는 전자 장비를 공급하는 구조이며, 개별 계약이 아니라 그 무기체계 사업의 하위 항목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밖에서는 규모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 미 해군 [정부기관] — 새로 열린 축입니다. 회사가 필리조선소를 종속회사로 확보한 목적이 미국 함정 정비 시장 진입이라고 밝혔으며, 조선·방산 밸류체인 총정리 ④부가 다룬 대로 그 나라가 자국 조선소만으로 정비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배경입니다.

🇰🇷 국내 협력 생태계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코스피 012450] — 조선·방산 앵커기업 ①편의 주인공이자 이 회사의 최대주주입니다. 지상무기와 항공엔진을 만들며 이 회사의 전자 장비가 그 제품에 들어갑니다.
  • 한화오션 [코스피 042660] — 해양방산 히어로즈 ①편의 주인공입니다. 그 회사가 만드는 잠수함과 군함에 이 회사의 전투체계가 들어가고, 미국 필리조선소도 두 회사가 함께 인수했습니다. 배를 짓는 쪽과 그 안의 판단 장비를 만드는 쪽이 같은 그룹에 있는 셈입니다.
  •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코스피 079550] —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주인공입니다. 레이더와 전자광학에서 겹치는 영역이 있어 겨루기도 하고, 같은 무기체계에 다른 부분을 맡아 함께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 지도를 한 걸음 물러나 보면 이 회사의 위치가 드러납니다. 오른쪽에 완성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있고 이 회사는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만듭니다. 이름이 앞에 나오지 않지만 그 무기가 작동하려면 이 회사의 물건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지도에는 그룹이라는 층이 겹칩니다. 최대주주가 지상무기를 만들고 계열사가 함정을 만드는데, 그 제품에 이 회사의 전자 장비가 들어갑니다. 고객과 주주가 같은 곳이라는 것은 물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그 계열사가 밖에서 이기지 못하면 이 회사도 함께 멈춘다는 뜻입니다.

4절의 판별식이 방산 밖을 묻는 이유가 이 지도에서도 확인됩니다. 방산에서의 자리는 이 관계 위에 놓여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데, 지금 회사의 손익을 흔드는 것은 그 밖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6. 숫자로 보는 지금 — 구조가 숫자에 어떻게 나타나는가

한화시스템 실적표를 볼 때는 전사 숫자와 부문별 손익을 반드시 함께 봐야 합니다. 셋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합친 값이 어느 쪽도 보여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표를 좌우로 밀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분 매출 영업이익 비고
2024년(연간, 확정) 2조 8,037억원(YoY +14.3%) 2,193억원(YoY +79.0%) 영업이익률 7.8%. 2023년은 매출 2조 4,525억원·영업이익 1,226억원(5.0%)
2025년(연간, 확정) 3조 6,642억원(YoY +30.7%) 1,199억원(YoY -45.3%) 영업이익률 3.3%. 매출이 30%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절반 아래로. 부문별로 방산 매출 2조 4,389억원·영업이익 2,292억원(9.4%), ICT 6,526억원·508억원(7.8%), 기타 5,755억원·영업손실 1,601억원
2026년 1분기(확정) 8,071억원(YoY +17.0%) 343억원(YoY +1.9%) 영업이익률 4.2%
2026년 2분기(확정) 1조 1,176억원 1,036억원 영업이익률 9.3%. 상반기 누적 매출 1조 9,247억원·영업이익 1,379억원(7.2%). 부문별로 방산 1조 1,717억원·1,727억원(14.7%), ICT 3,595억원·342억원(9.5%), 기타 3,954억원·영업손실 691억원. 방산 수주잔고 8조 5,379억원

⚠️ 숫자를 볼 때 주의할 점 첫째, 위 네 행은 모두 공시된 확정 실적이며 금액은 원화이고 연결 기준입니다. 이 표에 연간 전망 행이 없는 것은 회사가 연간 매출·영업이익 가이던스를 공시하지 않기 때문이며, 표는 최근 확정 분기까지로 마감했습니다. 둘째, 부문별 손익에서 「기타」의 정체가 표로 명시되지는 않습니다. 회사가 사업 개요에서 필리조선소를 주요 종속회사로 밝혔고 그 실적이 연결에 잡히므로 본문에서 그렇게 연결했으나, 기타 부문에 다른 항목이 함께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셋째, 부문별 손익표에는 연결조정 항목이 별도로 있습니다. 세 부문의 매출을 더한 값과 전사 매출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것은 그 조정 때문이며, 표의 비고란에는 조정 전 부문별 값을 적었습니다. 넷째, 분기별 진폭이 대단히 큽니다. 2026년 1분기 이익률이 4.2%인데 2분기는 9.3%이고, 연간으로도 2024년 7.8%에서 2025년 3.3%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왔습니다. 방산은 사업 단위로 진행되고 기타 부문의 손실도 시기마다 다르게 잡히므로, 한 분기나 한 해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한화시스템 실적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부문 사이의 격차입니다. 2026년 상반기 방산이 이익률 14.7%를 내는 동안 기타 부문은 691억원을 잃었고, 그 결과 전사 이익률이 7.2%가 됐습니다. 방산의 절반입니다.

연간으로 보면 더 뚜렷합니다. 2025년에 매출이 30.7%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2,193억원에서 1,199억원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해 방산이 2,292억원을 벌었는데 기타가 1,601억원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방산 이익의 70%가 그쪽에서 사라진 셈입니다.

다만 2026년 들어 방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방산 이익률이 2025년 연간 9.4%에서 상반기 14.7%로 올랐고 전사 이익률도 3.3%에서 7.2%가 됐습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 1,036억원은 1분기 343억원의 세 배입니다. 그리고 기타 부문의 손실은 2025년 상반기 585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691억원으로 늘었으나, 같은 기간 그 부문 매출이 2,700억원에서 3,954억원으로 46% 늘었습니다.

손실이 커졌는데 매출도 함께 늘었다는 것이 이 부문을 읽는 열쇠입니다. 사업이 커지는 과정에서 비용이 먼저 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규모가 커질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인지가 앞으로 갈립니다.

수주잔고는 방산부문만 8조 5,379억원입니다. 반기 매출 1조 1,717억원과 견주면 연 환산으로 서너 해치 이고, 이 부문의 일감이 상당 기간 확보돼 있다는 뜻입니다.

7. 그늘도 있다 — 구조적 리스크

첫 번째 층위는 기타 부문의 손실입니다. 2025년 연간 1,601억원, 2026년 상반기 691억원인데 이 부문의 구성이 표로 명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실이 줄었을 때 사업이 나아진 것인지 다른 항목이 빠진 것인지를 가릴 수 없고, 회사가 그 흑자 전환 시점을 따로 밝히지도 않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층위는 조선소 사업의 성격입니다. 조선소는 일이 없어도 도크와 크레인을 유지해야 하고 인력도 흩어지지 않게 붙잡아야 합니다. 그 비용이 물량과 무관하게 나가므로, 정비 계약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가동률이 낮을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 시설은 배를 다루는 용도 외에는 쓸 데가 없어 방향을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세 번째 층위는 이 시장이 열린 이유입니다. 미 해군이 외부에 정비를 맡기기 시작한 것은 자국 조선소의 능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인데, 그 나라도 조선업을 다시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이 성과를 내면 외부에 맡기는 몫이 줄어들고, 이 회사가 확보한 자리도 좁아집니다. 지금의 기회가 상대의 약점에서 나온 것이라 그 약점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집니다.

네 번째 층위는 부문 구성의 불투명입니다. 「기타」에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가 공시되지 않습니다. 조선소 외에 다른 항목이 섞여 있을 수 있어 그 부문의 개선 여부를 정확히 가리기 어렵고, 손실이 줄어도 어느 쪽에서 줄었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다섯 번째 층위는 그룹 의존입니다. 최대주주와 계열사가 주요 고객인데, 이것이 안정만 주지는 않습니다. 계열사가 함정 수주에 실패하면 그 안에 들어갈 전투체계 물량도 함께 사라지므로, 이 회사의 실적이 남의 영업 성과에 걸려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계열사 간 거래는 값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밖에서 검증하기 어려워, 이익률이 좋아도 그것이 경쟁력인지 가늠하기 힘듭니다.

여섯 번째 층위는 ICT부문의 성격입니다. 매출의 19%를 차지하는데 방산과 전혀 다른 사업입니다. 기업의 전산 투자를 따라가므로 경기에 민감하고, 회사가 두 부문의 융합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 성과가 숫자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일곱 번째 층위는 실적의 진폭입니다. 2026년 1분기 이익률 4.2%에서 2분기 9.3%로 움직였고, 연간으로도 2024년 7.8%에서 2025년 3.3%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왔습니다. 방산이 사업 단위로 진행되는 데다 기타 부문의 손실도 시기마다 다르게 잡히기 때문입니다.

여덟 번째 층위는 위성 사업입니다. 이 분야는 만들어서 쏘아 올리고 궤도에서 작동하는 것까지 확인해야 성과가 됩니다. 그 전까지는 비용만 나가고, 발사가 실패하면 몇 년의 개발이 한 번에 사라집니다. 지상 장비라면 고쳐서 다시 쓸 수 있는데 위성은 그럴 수 없다는 점이 이 사업의 위험을 다르게 만듭니다.

8. 이 회사가 말해주는 것 — 네 가지 해석

잘하는 사업이 있어도 전사 실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회사의 방산부문은 2026년 상반기 이익률 14.7%를 냈습니다. 방산 기업으로서 좋은 수준인데 전사 이익률은 7.2%입니다. 절반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그 회사에 다른 부문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잘하는 사업이 번 것을 다른 곳에서 쓰면 합친 숫자는 그 중간 어딘가에 놓입니다.

다만 그것이 늘 나쁜 일은 아닙니다. 새 사업을 시작할 때는 비용이 먼저 나가는 구간이 있고, 그 투자가 몇 년 뒤 결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구간이 얼마나 긴가입니다.

그래서 여러 부문을 가진 회사를 볼 때는 전사 실적을 그 회사의 능력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어느 부문이 벌고 어느 부문이 쓰는지를 나눠 보고, 쓰는 쪽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답이 사업보고서의 부문별 손익표에 대체로 나와 있습니다.

완성품 뒤에 있는 회사에는 다른 안정성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전차도 함정도 만들지 않습니다. 그 안에 들어가는 전자 장비를 만듭니다. 이름이 앞에 나오지 않는 자리인데 그만큼의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여러 완성품에 걸칩니다. 레이더 기술이 전차와 함정과 방공체계에 두루 쓰이므로 어느 한 무기의 사업이 줄어도 다른 쪽이 있습니다. 둘째, 한 번 채택되면 오래 갑니다. 그 무기가 운용되는 동안 부품을 대고 성능을 개량하며, 그 기간이 수십 년에 이릅니다.

다만 대가도 있습니다. 값을 정하는 힘이 완성품 회사보다 약하고, 그 회사의 사업이 늦어지면 함께 늦어집니다. 그리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아 같은 성과를 내도 주목받는 정도가 다르며, 그것이 주가에도 작용합니다.

그래서 방산 기업을 볼 때는 그 회사가 완성품을 만드는지 그 안의 것을 만드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앞은 큰 계약 하나가 실적을 움직여 뉴스만 봐도 방향이 보이는데, 뒤는 여러 사업에 조금씩 걸쳐 있어 개별 수주가 크게 알려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적이 나온 뒤에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부문별 공시를 꼼꼼히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 위치에는 시간의 이점이 있습니다. 무기는 한 번 배치되면 수십 년을 쓰는데 그동안 전자 장비는 여러 번 개량됩니다. 상대의 기술이 좋아지면 보는 쪽도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며, 그 개량 사업이 처음 납품한 회사에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기가 목표를 찾는 방식은 어디에서 찾느냐로 갈립니다

레이더로 전파를 쏘든 열영상으로 적외선을 감지하든 소나로 소리를 듣든, 결국 하는 일은 하나입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3절에서 본 대로 그 방법이 셋으로 갈립니다. 하늘에서는 전파를 쓰고 땅에서는 빛과 열을 쓰며 물속에서는 소리를 씁니다. 목적은 같은데 쓰는 것이 전혀 다르고, 각각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신호가 지나가는 통로의 성질에 있습니다. 전파는 공기 중에서 멀리 가는데 물속에서는 거의 나아가지 못합니다. 소리는 물속에서 잘 전달되지만 공기 중에서는 느리고 멀리 못 갑니다. 그래서 어디서 쓰느냐가 방식을 정하는 것이지, 어느 기술이 더 좋아서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위에는 공통된 것이 있습니다. 되돌아온 신호에서 무엇을 읽어낼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전파든 빛이든 소리든 잡음에 묻힌 목표를 가려내야 하고, 그 신호 처리 기술은 셋 모두에 이어 집니다.

그래서 이 회사가 지상과 항공, 해양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장비는 전혀 다른데 그 아래의 기술이 이어져 있고, 한 곳에서 익힌 것이 다른 곳에 쓰입니다.

시장에 들어가는 데 자산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미국 함정 정비 시장에 들어가려고 그 나라의 조선소를 인수했습니다. 기술이나 값이 아니라 현지에 물리적 시설이 있어야 하는 조건 때문입니다.

방산에는 이런 규정이 드물지 않습니다. 국가 안보와 얽힌 사업이라 자국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붙고, 그러면 밖에서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것만으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 결과 진입에 큰 비용이 듭니다. 시설을 사거나 지어야 하고 그것이 채워지기 전까지 유지비가 나갑니다. 지금 이 회사의 기타 부문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것이며, 그 규모가 방산 이익의 40%에 이릅니다.

그래서 해외 진출 소식을 만나면 그것이 어떤 방식인지를 봐야 합니다. 물건을 수출하는 것과 현지에 시설을 갖추는 것은 필요한 돈과 회수되는 시점이 전혀 다르고, 뒤쪽이면 몇 년간 실적이 눌립니다. 그리고 그 시설이 자리를 잡으면 다른 회사가 따라 들어오기 어려운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이 시각은 방산 밖에도 쓸 수 있습니다. 잘하는 사업이 있는데 전사 실적이 그만큼 나오지 않는 회사를 만나면, 그 차이를 만드는 곳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물어야 합니다. 새 시장에 들어가는 비용이면 몇 년 뒤 돌아올 여지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이야기입니다.

9. 이 회사를 계속 지켜보는 법

앞으로 이 회사에 관한 소식을 접했을 때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질문 네 개와, 각각을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적어둡니다.

첫째, 기타 부문의 손실이 줄어드는가. 반기·사업보고서의 부문별 손익표에서 이 항목을 봅니다. 매번 공시되므로 흐름을 직접 추적할 수 있고, 손실이 줄기 시작하면 그 사업이 자리를 잡는 신호입니다.

둘째, 그 부문의 매출이 함께 늘고 있는가. 손실만 보면 나빠 보이는데 매출이 함께 늘고 있다면 사업이 커지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두 수치를 나란히 놓아야 방향이 보이며, 매출은 그대로인데 손실만 커지면 다른 이야기입니다.

셋째, 미국 정비 계약이 나오는가. 회사가 조선소를 확보한 목적이 그 시장이므로, 실제 수주가 발표되기 시작하면 비용이 매출로 바뀌는 시점이 가까워진 것입니다. 계약 규모가 크면 공시되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넷째, 방산 이익률이 유지되는가. 2025년 연간 9.4%에서 2026년 상반기 14.7%로 올랐습니다. 이 수준이 이어지는지가 이 회사의 본업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보여주며, 분기마다 움직이므로 몇 분기를 묶어 봐야 합니다.

덧붙여 확인해두면 좋은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방산 수주잔고의 변화입니다. 지금 8조 5,379억원인데 이 수치가 계속 늘면 본업의 일감이 두터워지는 것이고, 줄기 시작하면 매출이 잔고를 앞질러 소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10. 마무리하며

한화시스템은 무기가 목표를 찾고 판단하는 장비를 만드는 회사이고, 그 사업이 버는 것을 방산 밖의 부문이 쓰고 있습니다. 이 한 줄에 이 회사의 지금이 들어 있습니다. 본업은 단단한데 회사 전체 숫자는 그만큼 나오지 않습니다.

확인한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무기가 목표를 찾아내는 일은 어디에서 찾느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집니다. 하늘에서는 전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것을 읽고, 땅에서는 물체가 내는 적외선을 감지하며, 물속에서는 소리를 씁니다. 전파가 물속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소리가 공기 중에서 멀리 못 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위에는 공통된 문제가 있습니다. 되돌아온 신호에는 목표만이 아니라 땅과 바다와 비와 새에서 반사된 것이 함께 섞여 있고, 그 가운데 무엇이 위협인지 가려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장비들의 성능은 얼마나 센 신호를 보내느냐보다 되돌아온 것에서 무엇을 읽어내느냐로 갈리고, 그 처리 기술은 셋 모두에 이어집니다. 이 회사가 지상과 항공, 해양, 위성을 함께 할 수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함정으로 이어지면서 회사가 미국의 조선소까지 갖게 됐습니다. 미 해군의 정비 시장에 들어가려면 현지에 시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 그 자리를 확보하는 비용이 지금 실적에 먼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는 질문은 두 갈래입니다. 그 비용이 언제까지 나갈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매출로 돌아올 것인가. 앞의 질문에는 부문별 손익표가 답하고, 뒤의 질문에는 미국에서 나올 정비 계약이 답할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완성품 회사들이 쓰는 것을 만드는 또 다른 회사, 풍산을 다룹니다. 이 회사가 무기의 눈과 머리를 만든다면 그 회사는 무기가 쏘는 것을 만듭니다. 같은 소부장이라도 전자와 소재는 사업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두 편을 나란히 놓으면 보입니다. 앞으로 어느 회사를 보든 되풀이해 던져볼 질문은 같습니다 — 이 회사가 버는 것과 쓰는 것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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