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X의 2025년 말 수주잔고는 2,680억 달러입니다. 그런데 그 안을 나누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민항이 1,610억 달러이고 방산이 1,070억 달러입니다.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를 만드는 회사인데 여객기 쪽 일감이 한 배 반쯤 많은 것입니다. 부문별 매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엔진을 만드는 프랫 앤 휘트니가 329억 1,000만 달러, 항공 부품의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302억 달러, 그리고 방산을 맡는 레이시온이 280억 4,000만 달러로 셋 중 가장 작습니다.
1. 왜 지금 RTX인가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은 다섯 갈래를 가진 국내 회사에서 유도무기가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이야기 였습니다. 천궁 수출이 그 부문을 밀어 올렸고 회사가 한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이 편은 반대편을 봅니다. RTX는 패트리엇과 토마호크, SM 계열 미사일을 만드는 세계적인 유도무기 회사인데, 그 사업이 회사에서 가장 작은 부문입니다. 2023년 6월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에서 지금의 이름 으로 바꿨고, 세 부문 가운데 하나가 그때 사명의 뿌리인 레이시온입니다.
숫자가 그 구조를 보여줍니다. 2025년 부문별 매출이 프랫 앤 휘트니 329억 1,000만 달러,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302억 달러, 레이시온 280억 4,000만 달러입니다. 앞의 둘이 항공기 엔진과 부품이고 방산은 셋째입니다.
수주잔고에서도 같습니다. 2025년 말 2,680억 달러 가운데 민항이 1,610억 달러, 방산이 1,070억 달러입니다. 앞으로 만들 것도 여객기 쪽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이 편이 붙잡을 구조가 그것입니다. 유도무기를 만드는데 그것이 회사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가이고, 그 자리가 지금 움직이고 있는지가 이 회사를 읽는 열쇠가 됩니다. 이 편에서 확인할 것은 셋입니다. 패트리엇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그 물건을 만드는 일이 왜 어려운가. 그리고 그 사업이 이 회사에서 커지고 있는가.
📌 기본 정보 티커: 뉴욕 RTX | 설립: 2020년 레이시온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의 합병으로 출범, 2023년 6월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에서 현 사명으로 변경. 본사는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 사업 구성(2025년 기준): 프랫 앤 휘트니 329억 1,000만 달러,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302억 달러, 레이시온 280억 4,000만 달러 | 주요 제품: 여객기·전투기 엔진(프랫 앤 휘트니), 항공전자와 기내 시스템(콜린스), 패트리엇·토마호크·SM 계열 미사일과 레이더(레이시온) | 규모: 2025년 매출 886억 달러, 영업이익 93억 달러, 순이익 67억 3,000만 달러. 연말 수주잔고 2,680억 달러(민항 1,610억·방산 1,070억) | 결산: 12월 말로 국내 기업과 기간이 같음 | 한 줄 정체성: 패트리엇을 비롯한 유도무기를 만드는 회사이면서, 그 방산 부문이 여객기 엔진과 부품에 이어 셋째인 구조
2. 이 회사는 무엇을 팔아 어떻게 돈을 버는가
RTX의 사업은 셋으로 나뉩니다. 프랫 앤 휘트니와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그리고 레이시온입니다. 앞의 둘이 항공이고 셋째가 방산인데, 크기가 비슷해 어느 하나가 압도하지 않습니다.
프랫 앤 휘트니가 항공기 엔진을 만듭니다. 여객기와 군용기, 비즈니스 제트기에 쓰이는 엔진이고 보조 동력 장치도 함께 만듭니다. 2025년 매출이 329억 1,000만 달러로 셋 중 가장 컸는데, 회사가 그 성장 요인으로 상업용 엔진 인도 증가와 정비 수요, 그리고 F-35에 들어가는 F135 엔진의 군용 물량을 들었습니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에 들어가는 것들을 만듭니다. 항공전자와 기내 시스템, 착륙장치, 통신 장비가 여기 속합니다. 2025년 매출 302억 달러이며 회사가 상업용 신규 장착과 정비 물량, 그리고 항공 교통 현대화 관련 방산 프로그램을 성장 요인으로 밝혔습니다.
레이시온이 방산입니다. RTX 패트리엇으로 알려진 미사일 방어체계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SM 계열 함대공 미사일, 그리고 SPY-6 레이더 같은 것을 만듭니다. 2025년 매출 280억 4,000만 달러로 셋 중 가장 작습니다. 그 매출의 상당 부분이 미국 정부에서 나오고 우방국 수출도 미국의 승인을 거칩니다.
값이 정해지는 방식이 부문마다 갈립니다. 방산은 미국 정부와 우방국 정부가 발주하고 사업 단위로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며, 개발과 양산이 나뉘어 계약되기도 합니다. 항공 쪽은 항공기 제작사나 항공사와 계약하는데, 새 항공기에 장착하는 것과 이미 날고 있는 항공기를 정비하는 것으로 나뉩니다.
그 둘의 성격이 다릅니다. 새로 장착하는 쪽은 항공기 제작사의 생산 일정에 걸려 있고 값도 그 협상에서 눌리는 경우가 많아 이익률이 낮습니다. 반면 정비는 이미 팔린 엔진이 날아다니는 동안 계속 발생하고 이익률이 높습니다. 회사가 실적을 설명할 때 이 둘을 나눠 밝히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돈이 들어오는 방식에도 그 차이가 나타납니다. 엔진 하나를 팔면 그 뒤로 수십 년간 정비 매출이 이어지고, 그 기간이 항공기의 수명과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인도하는 엔진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몇 년 뒤의 정비 매출이 늘어난다는 뜻이 되고, 회사가 상업용 엔진 인도 증가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주잔고는 2025년 말 2,680억 달러입니다. 그 안에서 민항이 1,610억, 방산이 1,070억으로 나뉩니다. 매출에서는 세 부문의 차이가 15% 남짓인데 잔고에서는 항공이 한 배 반쯤 많은데, 이는 여객기 엔진 계약이 방산보다 더 먼 미래까지 잡히기 때문입니다. 항공기 한 대의 수명이 수십 년이고 그 기간의 정비 물량이 함께 계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항공 부문 안에도 방산이 섞여 있습니다. 프랫 앤 휘트니가 만드는 F135는 F-35 전투기의 엔진이고, 콜린스의 제품 가운데도 군용기에 들어가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에서 방산 매출을 따지려면 레이시온 부문만으로는 부족하고, 회사도 그 점을 실적 설명에서 나눠 밝힙니다.
📌 알아두면 좋은 개념 — 방산과 민항은 왜 함께 있나 무기를 만드는 회사가 여객기 엔진도 만드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합은 세계적으로 드물지 않고,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가 기술입니다. 전투기 엔진과 여객기 엔진은 요구가 다르지만 고온을 견디는 재료와 정밀 가공, 그리고 터빈 설계라는 기반이 같습니다. 레이더도 마찬가지입니다 — 미사일을 찾는 레이더와 항공기의 기상 레이더가 같은 계열의 기술 위에 있습니다. 둘째가 사이클입니다. 방산은 정부 예산을 따라가고 민항은 여행 수요를 따라갑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움직이므로 한쪽이 나쁠 때 다른 쪽이 받쳐줍니다. 실제로 감염병으로 항공 수요가 무너졌을 때 방산이 버텨준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셋째가 규모입니다. 항공기 엔진 개발에는 조 단위 자금과 십 년 넘는 시간이 듭니다. 그 부담을 감당하려면 회사가 커야 하고, 방산이 그 규모를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다만 대가도 있습니다. 두 사업의 고객과 규제와 일하는 방식이 달라 조직을 나눠 운영해야 하고, 자원을 어느 쪽에 배분할지가 늘 판단 사항이 됩니다.
3. 핵심 기술 — 원리로 파고들기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이 유도무기의 원리를 다뤘다면 이 편은 그 물건이 체계가 되는 지점을 봅니다. 패트리엇은 미사일 한 발이 아니라 여러 장비가 함께 움직이는 체계이고, 그 성격을 알아야 이 사업이 어떻게 값을 받는지가 설명됩니다. 패트리엇이 무엇인지(①), 왜 한 발로 끝나지 않는지(②), 체계를 판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③), 그 사업이 어떻게 이어지는지(④), 회사에서 어느 자리인지(⑤), 그리고 그 구조가 남기는 문제(⑥)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① RTX 패트리엇은 무엇인가
패트리엇은 날아오는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지대공 방어체계입니다. 1980년대에 배치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개량을 거듭했고, 열아홉 개 나라가 핵심 방공 자산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물건의 특징은 하나의 미사일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목표를 찾는 레이더, 그것을 판단하고 명령을 내리는 지휘통제소, 미사일을 담고 쏘는 발사대, 그리고 미사일 자체가 한 묶음으로 움직입니다. 어느 하나만 있어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레이더가 가장 앞에 섭니다. 넓은 범위를 훑어 무언가를 찾고, 찾은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며, 위협이라 판단되면 계속 추적합니다. 그 정보가 지휘통제소로 가고 거기서 요격할지 말지, 몇 발을 쏠지가 정해집니다.
그리고 이 판단에 주어진 시간이 극히 짧습니다. 대기권 밖까지 올라갔다 떨어지는 표적은 낙하하면서 속도가 크게 붙으므로, 찾아내고 판단하고 쏘기까지 몇 분 안에 끝나야 합니다. 사람이 확인하되 상당 부분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체계는 층으로 겹쳐 씁니다. 아주 멀리서 오는 것을 먼저 막는 장비가 있고 그것을 지나온 것을 다시 막는 장비가 있으며, 가까이 온 것을 마지막으로 막는 장비가 있습니다. 패트리엇은 그 가운데 중간 층을 맡는데, 어느 한 층만으로는 완결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체계가 함께 갑니다.
💡 쉽게 비유하면 — 소방서와 소화기 건물에 소화기를 여러 개 두면 불이 났을 때 끌 수 있습니다. 다만 누군가 불을 발견하고 소화기를 가져와 써야 합니다. 발견이 늦으면 소화기가 있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소방서는 다릅니다. 감지기가 연기를 알아채고 신고가 접수되고 어느 차를 보낼지 판단하고 출동합니다. 소화 장비만이 아니라 찾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전체가 하나로 돌아갑니다. 패트리엇이 소방서 쪽입니다. 미사일만 파는 것이 아니라 레이더와 지휘통제소와 발사대가 함께 갑니다. 그래서 계약 규모가 크고, 한 번 들여놓으면 그 체계를 계속 쓰게 됩니다. 그리고 소방서에 소화 약제를 계속 채워 넣어야 하듯 미사일도 계속 보충해야 합니다. 쏘면 사라지고 훈련에도 소모되며 오래되면 교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체계를 판 뒤에 미사일 매출이 오래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체계는 옮길 수 있어야 합니다. 한 자리에 고정돼 있으면 위치가 알려지고 표적이 되므로, 차량에 실어 이동하고 도착해서 빠르게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레이더와 발사대를 트럭에 얹는 방식이 그 요구에서 나왔고, 그만큼 각 장비가 가볍고 튼튼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체계는 사람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레이더를 읽고 판단을 내리는 인원이 각 포대에 붙고, 그들이 훈련돼 있어야 몇 분 안에 대응이 이뤄집니다. 장비만 있고 사람이 익숙하지 않으면 그 성능이 나오지 않습니다.
② 한 발로 끝나지 않는 이유
요격에는 특유의 조건이 있습니다. 놓치면 그것이 목표에 도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확실히 하려면 여러 발을 쏘게 되고, 그만큼 소모가 빠릅니다.
여기에 상대의 대응이 겹칩니다. 날아오는 쪽도 요격을 피하려 합니다. 여러 발을 한꺼번에 보내거나 가짜 목표를 섞거나 궤도를 바꾸는 방식인데, 그러면 방어하는 쪽은 더 많은 미사일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훈련에도 소모됩니다. 실제로 쏘아보지 않으면 작동을 확인할 수 없고 운용 인력도 익힐 수 없습니다. 그래서 평시에도 일정한 물량이 계속 쓰입니다.
그 결과 이 사업은 체계를 한 번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미사일을 계속 대야 하고 오래된 것은 교체해야 하며 레이더와 소프트웨어도 개량해야 합니다. 회사가 2025년에 미 국방병참국으로부터 패트리엇 체계와 예비 부품, 서비스, 유지를 20년에 걸쳐 공급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포괄 계약을 받은 것이 그 구조를 보여줍니다.
③ 체계를 판다는 것
②에서 본 구조 때문에 이 사업의 계약이 물건을 넘기는 것과 다릅니다. 사는 쪽은 앞으로 몇십 년을 함께 갈 상대를 고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운용 인력을 길러야 합니다. 레이더를 읽고 판단을 내리는 일은 훈련이 필요하고, 파는 쪽이 그 교육을 맡습니다. 둘째, 정비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장비가 고장 나면 고쳐야 하고 부품을 계속 대야 합니다.
셋째, 다른 체계와 연결돼야 합니다. 방공은 한 체계만으로 완결되지 않고 여러 층으로 겹쳐 구성됩니다. 멀리서 오는 것을 먼저 막고 가까이 온 것을 다시 막는 방식인데, 그러려면 서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 시장에서는 이미 자리를 잡은 쪽이 유리합니다. 열아홉 개 나라가 쓰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운용 경험과 정비망, 그리고 다른 나라와의 연동 사례가 쌓였다는 뜻이고, 새로 들어오려는 쪽이 그것을 단기간에 갖추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개량이 붙습니다. 상대의 무기가 좋아지면 막는 쪽도 따라가야 하므로, 같은 이름의 체계라도 몇 년마다 레이더와 소프트웨어와 미사일이 새 버전으로 바뀝니다. 1980년대에 나온 패트리엇이 지금도 쓰이는 것은 그 개량이 계속됐기 때문이고, 그 개량 자체가 사업이 됩니다.
넷째, 다른 나라와 함께 씁니다. 방공은 한 나라 안에서 완결되지 않고 이웃 나라의 정보를 받아 더 일찍 대비하는 편이 유리한데, 그러려면 같은 규격으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같은 체계를 쓰는 나라가 많을수록 그 연결이 쉬워지고, 그것이 새로 도입하는 나라의 선택에도 작용합니다.
④ 그 사업이 이어지는 방식
②③을 합치면 이 사업의 매출이 어떻게 생기는지가 보입니다. 체계를 파는 큰 계약이 있고 그 뒤로 미사일 보충과 정비, 개량이 오래 이어집니다.
회사 발표에서 그 흐름이 확인됩니다. 2025년 4분기 레이시온 부문 매출이 76억 5,700만 달러로 7% 늘었는데, 회사가 그 요인으로 패트리엇과 GEM-T를 포함한 지상·공중 방어체계의 물량 증가, 그리고 진화형 시스패로와 토마호크 같은 해군 프로그램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익률이 함께 올라갔습니다. 2025년 3분기 레이시온의 영업이익이 8억 5,900만 달러로 30% 늘었는데, 회사가 「국제 패트리엇을 포함한 유리한 프로그램 구성」과 생산성 개선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같은 부문이라도 어떤 사업이 돌아가고 있느냐로 남는 몫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수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사가 2025년 3분기에만 370억 달러의 신규 수주를 받았다고 밝혔고, 그 결과 9월 말 잔고가 2,510억 달러가 됐습니다. 그 가운데 방산이 1,030억 달러입니다.
그리고 이 사업에는 재고의 문제가 없습니다. 미사일을 미리 잔뜩 만들어두기 어렵기 때문인데, 화약이 시간이 지나면 성질이 변하고 보관에 특수 시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수요가 몰리면 만드는 능력 자체를 늘려야 하고, 그 확장에 몇 년이 걸립니다.
⑤ 그런데 RTX 방산은 회사에서 셋째입니다
여기가 이 편의 갈림길입니다. 지금까지 본 사업이 이 회사에서 가장 작은 부문입니다.
2025년 부문별 매출을 보면 프랫 앤 휘트니 329억 1,000만 달러,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302억 달러, 레이시온 280억 4,000만 달러입니다. 셋의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방산이 셋째인 것은 분명합니다.
앞의 둘이 항공입니다. 프랫 앤 휘트니는 여객기와 군용기의 엔진을 만들고, 콜린스는 항공전자와 기내 시스템을 만듭니다. 둘 다 항공기 산업의 회복과 함께 커졌는데, 회사가 상업용 신규 장착과 정비 물량의 증가를 성장 요인으로 반복해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격차가 수주잔고에서 더 큽니다. 2025년 말 2,680억 달러 가운데 민항이 1,610억 달러, 방산이 1,070억 달러입니다. 매출에서는 셋의 차이가 15% 남짓인데 잔고에서는 항공이 한 배 반쯤 많습니다.
다만 방향은 방산 쪽이 가파릅니다. 회사가 2026년 전망에서 레이시온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중간에서 높은 한 자릿수로 늘어날 것이라 밝혔는데, 나머지 두 부문에 제시한 중간 한 자릿수보다 높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세 부문이 각각 다른 고객을 상대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레이시온은 정부를, 프랫 앤 휘트니와 콜린스는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를 봅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 계약 방식과 값을 정하는 논리, 그리고 실적이 인식되는 속도가 서로 다르게 돌아가는 셈입니다.
그리고 회사가 밝힌 2026년 전망에서도 그 방향이 보입니다. 레이시온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중간에서 높은 한 자릿수로 늘어날 것이라 했는데, 콜린스와 프랫 앤 휘트니에는 중간 한 자릿수를 제시했습니다. 회사 스스로 방산이 더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⑥ 이 구조가 남기는 문제
첫째, 회사 전체 실적으로는 방산의 사정이 보이지 않습니다. 셋이 비슷한 크기라 합친 숫자가 어느 쪽도 대표하지 않고, 부문별로 나눠야 비로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드러납니다.
둘째, 자원이 나뉩니다. 항공기 엔진 개발에도 큰 돈이 들고 방산 생산능력 확대에도 듭니다. 어느 쪽에 얼마를 넣을지가 늘 판단 사항이며, 그 결정이 몇 년 뒤 각 부문의 자리를 정합니다.
셋째, 두 사업이 같은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회사가 실적 설명에서 관세 부담을 여러 부문에 걸쳐 언급했고, 금속과 전자부품의 값이 오르면 항공과 방산 모두에 작용합니다. 사이클이 다르다는 것이 늘 완충으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4. 왜 경쟁사는 따라오지 못하는가 — 그리고 그 이유가 언제까지 유효한가
이 회사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은 세 겹입니다. 첫째가 3절 ③에서 본 체계 사업의 성격입니다. 패트리엇을 쓰는 나라가 열아홉 곳이라는 것은 그만큼 운용 경험과 정비망이 쌓였다는 뜻이고, 새로 들어오려는 쪽이 단기간에 갖추기 어렵습니다.
둘째가 그 체계가 오래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2025년에 받은 20년짜리 500억 달러 포괄 계약이 그 예입니다. 한 번 도입되면 미사일 보충과 정비, 개량이 수십 년 이어지므로 그 기간의 매출이 상당 부분 확보 됩니다.
셋째가 세 부문이 함께 있다는 점입니다. 2절 📌 박스에서 본 대로 고온 재료와 정밀 가공, 레이더 기술이 항공과 방산에 함께 쓰입니다. 그리고 사이클이 달라 한쪽이 나쁠 때 다른 쪽이 받쳐줍니다.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와 견주면 두 회사의 구조가 갈립니다. 그 회사는 다섯 갈래 가운데 유도무기가 절반을 넘어서며 한쪽으로 기울고 있고, 이 회사는 유도무기가 셋 중 가장 작은 상태에서 그 비중이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같은 물건을 만드는데 회사 안에서의 자리가 정반대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가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그 순서가 바뀌는가로 정해집니다. 회사가 2026년 전망에서 방산의 성장률을 다른 두 부문보다 높게 제시했는데, 그것이 실제로 나타나면 이 회사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반대로 항공이 더 빠르게 크면 방산의 몫은 계속 셋째에 머뭅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둘 것은 이 회사의 크기입니다. 임직원이 약 18만 5,000명이고 세 부문 모두 각각의 시장에서 상위에 있습니다. 항공기 엔진 개발에 조 단위 자금과 십 년 넘는 시간이 드는데,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가 세계에 몇 곳뿐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다른 방산 기업에 없는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항공 부문에서 나오는 현금이 방산의 개발과 생산 확대에 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 예산에만 기대지 않아도 되므로 투자 시점을 스스로 정할 여지가 넓어집니다.
📌 이 회사를 판별하는 질문 하나 전사 매출은 이 회사를 판별해주지 못합니다. 세 부문의 크기가 비슷해 합친 숫자가 어느 쪽도 대표하지 않고, 방산이 좋아도 항공이 나쁘면 상쇄됩니다. 수주잔고 2,680억 달러도 답이 아닙니다 — 그 안에서 민항이 1,610억, 방산이 1,070억으로 나뉘므로 총액만 보면 이 회사가 무엇으로 크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부문별 매출 순위도 그대로 읽기 어렵습니다. 셋의 차이가 크지 않아 한 해의 순위가 다음 해에 바뀔 수 있습니다. 물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 방산 백로그가 민항을 따라잡는가. 확인하는 방법은 셋입니다. 첫째, 회사가 분기마다 밝히는 수주잔고의 민항·방산 구분을 추적합니다. 9월 말 1,480억 대 1,030억이었다가 연말에 1,610억 대 1,070억이 됐는데, 한 분기 만에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둘째, 부문별 매출 증가율을 나란히 놓습니다. 회사가 세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기마다 따로 발표하므로 어느 쪽이 빠른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셋째, 회사가 제시하는 부문별 전망을 봅니다. 2026년에 레이시온만 중간에서 높은 한 자릿수 성장을 제시하고 나머지 둘에는 중간 한 자릿수를 제시했는데, 회사 스스로 어느 쪽이 빠를 것으로 보는지가 그 차이에 나타납니다.
5. 경쟁·협력 지도 — RTX를 둘러싼 큰 그림
이 회사의 관계도는 두 산업에 걸쳐 있어 상대가 완전히 다릅니다. 방산에서 만나는 회사와 항공에서 만나는 회사가 다르고, 고객도 정부와 항공사로 갈립니다.
🌏 글로벌 라이벌
- 록히드마틴 [뉴욕 LMT]·노스럽그루먼 [뉴욕 NOC] — 미국 방산의 대표 기업들입니다. 미사일 방어와 레이더 사업에서 겨루며, 한편으로 같은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기도 합니다. 큰 사업일수록 여러 회사가 각자 맡은 부분을 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사업에서 겨루는 회사가 다른 사업에서는 협력사가 됩니다.
- 제너럴 일렉트릭 에어로스페이스 [뉴욕 GE]·롤스로이스 [영국, 런던 RR] — 항공기 엔진에서 겨루는 상대입니다. 프랫 앤 휘트니와 함께 대형 여객기 엔진을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들이며, 한 기종에 두 회사의 엔진이 선택지로 함께 오르기도 합니다.
-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코스피 079550] —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주인공입니다. 천궁이 수출되는 시장에서 패트리엇과 만나며, 다만 그 회사는 유도무기가 매출의 절반을 넘는 반면 이 회사는 셋 중 가장 작은 부문입니다. 같은 물건을 만드는데 회사 안에서의 무게가 정반대입니다.
🤝 핵심 고객사
- 미 국방부와 국방병참국 [정부기관] — 방산의 최대 고객입니다. 2025년에 패트리엇 체계와 예비 부품, 서비스, 유지를 20년에 걸쳐 공급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포괄 계약을 받았습니다. 한 번에 물량을 다 정하지 않고 필요할 때 나눠 주문하는 방식입니다.
- 우방국 정부 [다수] — 패트리엇을 운용하는 나라가 열아홉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회사가 국제 패트리엇 물량을 이익률 개선 요인으로 들 만큼 수출이 이 부문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며, 그 판매에는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함께 걸립니다.
-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 [다수] — 프랫 앤 휘트니와 콜린스의 고객입니다. 새 항공기에 장착하는 물량은 제작사와 협상하고 정비 물량은 항공사와 직접 거래하는데, 뒤쪽이 이익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같은 부문 안에서도 어느 고객과의 거래가 늘어나는지에 따라 손익이 달라집니다.
🔗 이 시리즈와의 연결고리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코스피 012450, 앵커기업 ①편] — 항공엔진과 지상무기, 우주를 함께 갖고 있습니다. 여러 사업이 한 회사에 담긴 구조가 이 회사와 닮았습니다.
- 라인메탈 [독일, 프랑크푸르트 RHM] — 지상무기 히어로즈 ②편의 주인공입니다. 유럽 재무장 수요를 받고 있다는 점이 이 회사의 국제 패트리엇 물량과 같은 배경에 있습니다.
- 미쓰비시중공업 [도쿄 7011, 조선 히어로즈 ②편] — 부문이 여럿인 회사입니다. 부문이 여럿인 채로 그 안에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점이 닮아 있어, 나란히 읽으면 부문별 실적을 다루는 법이 잡힙니다.
이 지도를 한 걸음 물러나 보면 이 회사의 위치가 드러납니다. 왼쪽에는 특수 금속과 전자부품을 대는 공급사가 있고 오른쪽에는 각국 정부와 항공사가 있는데, 그 오른쪽이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무리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 지도에는 다른 방산 회사에 없는 축이 있습니다. 항공사와 항공기 제작사입니다. 그들은 국방 예산이 아니라 여행 수요를 보고 움직이며, 그 사이클이 방산과 다릅니다.
4절의 판별식이 백로그의 구성을 묻는 이유가 이 지도에서도 확인됩니다. 이 회사가 어디로 가는지는 두 무리 가운데 어느 쪽의 일감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가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6. 숫자로 보는 지금 — 구조가 숫자에 어떻게 나타나는가
RTX 실적표를 볼 때는 전사 숫자와 부문별 수치를 함께 봐야 합니다. 세 부문의 크기가 비슷해 합친 값이 어느 쪽도 대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표를 좌우로 밀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 구분 | 매출 | 수익성 | 비고 |
| 2024년(연간, 확정) | 805억 달러 | 조정 주당순이익 5.73달러 | 연말 백로그 2,180억 달러. 회사가 「2024년 매출 800억 달러 이상」으로 소개 |
| 2025년(연간, 확정) | 886억 달러(YoY +10%) | 영업이익 93억 달러·순이익 67억 3,000만 달러·조정 주당순이익 6.29달러(YoY +10%) | 부문별 매출은 프랫 앤 휘트니 329억 1,000만 달러,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302억 달러, 레이시온 280억 4,000만 달러. 연말 백로그 2,680억 달러(민항 1,610억·방산 1,070억) |
| 2025년 3분기(확정) | 225억 달러(YoY +12%) | 조정 주당순이익 1.70달러 | 부문별 매출은 프랫 앤 휘트니 84억 2,300만 달러(+16%), 콜린스 76억 2,100만 달러(+8%), 레이시온 70억 4,500만 달러(+10%). 신규 수주 370억 달러 |
| 2025년 4분기(확정) | 242억 3,800만 달러(YoY +12%) | 조정 주당순이익 1.55달러(YoY +1%)·잉여현금흐름 32억 달러 | 부문별로 프랫 앤 휘트니 매출 94억 9,600만 달러(+25%)·영업이익 7억 7,300만 달러(+53%), 콜린스 77억 3,600만 달러(+3%)·14억 2,000만 달러(+27%), 레이시온 76억 5,700만 달러(+7%)·8억 8,500만 달러(+7%) |
⚠️ 숫자를 볼 때 주의할 점 첫째, 위 네 행은 모두 회사가 발표한 확정 실적이며 금액은 미국 달러입니다. 결산이 12월 말이라 국내 기업과 기간이 같습니다. 다만 2024년 매출은 회사가 「800억 달러 이상」으로 소개하는 값이라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기되므로, 발행 전 10-K로 대조해 주십시오. 둘째, 이 회사는 회계기준 수치와 조정 수치를 함께 발표합니다. 자산 매각 이익 같은 일회성 항목이 회계기준 영업이익에 들어가는데, 예를 들어 2025년 4분기 콜린스의 영업이익 14억 200만 달러에는 사업 매각 이익이 포함돼 있고 조정 기준으로는 12억 2,300만 달러입니다. 셋째, 백로그의 민항·방산 구분이 분기마다 달라집니다. 2025년 9월 말에는 2,510억 달러 가운데 민항 1,480억·방산 1,030억이었고, 연말에는 2,680억 가운데 민항 1,610억·방산 1,070억이 됐습니다. 한 분기 만에 민항이 130억 늘고 방산이 40억 늘어,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넷째, 부문별 순위가 해마다 바뀔 수 있습니다. 2025년 매출이 329억·302억·280억 달러로 셋의 차이가 크지 않아, 한 부문이 조금만 빠르게 커도 순서가 달라집니다.
RTX 실적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세 부문의 크기가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2025년 매출이 프랫 앤 휘트니 329억 1,000만 달러, 콜린스 302억 달러, 레이시온 280억 4,000만 달러입니다. 가장 큰 부문과 가장 작은 부문의 차이가 15% 남짓입니다.
그래서 전사 실적으로는 어느 부문의 사정도 보이지 않습니다. 방산이 좋아도 항공이 나쁘면 상쇄되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사를 볼 때 부문별로 나눠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증가율을 보면 방향이 갈립니다. 2025년 3분기에 프랫 앤 휘트니가 16%, 레이시온이 10%, 콜린스가 8% 늘었습니다. 그리고 4분기에는 프랫 앤 휘트니가 25%, 레이시온이 7%였습니다. 엔진 쪽이 더 빠르게 크고 있습니다.
다만 이익 증가율은 다릅니다. 2025년 3분기 레이시온의 영업이익이 8억 5,900만 달러로 30% 늘어 세 부문 가운데 가장 컸습니다. 회사가 「국제 패트리엇을 포함한 유리한 프로그램 구성」을 이유로 들었는데, 매출보다 이익이 빠르게 느는 국면입니다.
수주잔고의 구성이 이 회사의 앞날을 보여줍니다. 2025년 말 2,680억 달러 가운데 민항이 1,610억, 방산이 1,070억입니다. 그리고 9월 말과 견주면 한 분기 만에 민항이 130억, 방산이 40억 늘어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4절의 판별식이 묻는 것이 바로 이 격차의 방향입니다.
7. 그늘도 있다 — 구조적 리스크
첫 번째 층위는 전사 실적의 불투명입니다. 세 부문의 크기가 비슷해 합친 숫자가 어느 쪽도 대표하지 않습니다. 부문별로 나눠 봐야 하는데 그 안에서도 회계기준과 조정 기준이 갈려 읽기가 까다롭고, 두 값의 차이가 분기마다 다릅니다.
두 번째 층위는 항공 사이클입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항공에서 나오는데 그 수요가 두 겹으로 걸려 있습니다. 새 항공기 물량은 제작사의 생산 일정을 따라가고, 정비 물량은 이미 날고 있는 항공기가 얼마나 자주 뜨는지를 따라갑니다. 여행 수요가 무너지면 항공기가 지상에 머물고 그러면 정비도 함께 줄어드는데, 이익률이 높은 쪽이 그쪽이라 손익에 미치는 타격이 매출 감소보다 큽니다.
세 번째 층위는 엔진 사업의 부담입니다. 항공기 엔진 개발에는 조 단위 자금과 십 년 넘는 시간이 들고, 문제가 생기면 이미 팔린 엔진까지 불러들여 손봐야 합니다. 그 비용이 한 번에 크게 잡히고 항공사와의 관계도 함께 흔들리는데, 이 회사도 과거에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네 번째 층위는 관세와 원가입니다. 회사가 실적 설명에서 여러 부문에 걸쳐 관세 부담을 언급했습니다. 방산과 민항이 다른 사이클을 탄다는 것이 이 회사의 이점인데, 원가 쪽에서는 그 완충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두 사업이 같은 특수 금속과 전자부품을 쓰기 때문에 그 값이 오르면 세 부문이 동시에 눌립니다.
다섯 번째 층위는 RTX 방산의 정부 의존입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미 국방부에서 나오고 우방국 수출도 미국 정부의 승인을 거칩니다. 예산과 정책이 바뀌면 그 영향을 그대로 받습니다.
여섯 번째 층위는 생산 능력입니다. 패트리엇 수요가 늘고 있는데 미사일은 미리 만들어둘 수 없어 주문이 몰리면 만드는 속도가 곧 한계가 됩니다. 그리고 이 사업의 특성상 인도가 밀린다고 고객이 쉽게 다른 곳으로 가지도 못합니다 — 이미 그 체계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만이 쌓여도 관계는 유지되는데, 다음 체계를 고를 때 그 기억이 작용합니다.
일곱 번째 층위는 자원 배분입니다. 항공과 방산 모두 큰 투자가 필요한데 어느 쪽에 얼마를 넣을지가 늘 판단 사항입니다. 그 결정이 몇 년 뒤 각 부문의 자리를 정하고, 한 번 시작한 개발은 중간에 멈추기 어려워 되돌리기도 힘듭니다. 세 부문이 비슷한 크기라 어느 하나를 우선하기도 애매합니다.
여덟 번째 층위는 일회성 항목입니다. 2025년 4분기에 콜린스의 회계기준 영업이익이 27% 늘었는데 조정 기준으로는 1% 증가에 그쳤습니다. 그 차이가 사업 매각 이익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사업을 사고파는 일이 잦아 이런 항목이 자주 섞이므로, 회계기준 숫자만 보면 본업이 실제로 어떤 상태인지 놓칩니다.
8. 이 회사가 말해주는 것 — 네 가지 해석
① 무기 체계를 판다는 것은 관계를 파는 일입니다
패트리엇은 미사일 한 발이 아니라 레이더와 지휘통제소와 발사대가 함께 움직이는 체계입니다. 그래서 사는 쪽은 물건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몇십 년을 함께 갈 상대를 고릅니다.
운용 인력을 길러야 하고 정비 체계를 갖춰야 하며 다른 체계와 연결돼야 합니다. 이 셋이 한 번 갖춰지면 바꾸기 어렵고, 그래서 이미 자리를 잡은 쪽이 계속 유리합니다.
그 결과가 매출의 지속성입니다. 2025년에 받은 20년짜리 500억 달러 포괄 계약이 그 예이며, 체계를 판 뒤에 미사일과 부품과 서비스가 오래 이어집니다. 한 번의 수주가 몇십 년의 일감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이런 회사를 볼 때는 파는 것이 부품인지 체계인지를 먼저 가려야 합니다. 부품은 값과 품질로 경쟁하고 더 나은 것이 나오면 바뀔 수 있는데, 체계는 한 번 들어가면 그 나라의 운용 인력과 정비망이 함께 묶여 바꾸는 데 큰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같은 금액의 계약이라도 뒤쪽이 훨씬 오래 가고, 계약 규모만으로 그 값어치를 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관계는 한쪽으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체계를 도입한 나라가 늘어날수록 그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망이 넓어지고, 그러면 새로 들어오려는 나라도 같은 체계를 고르게 됩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쪽이 계속 유리해지는 구조입니다.
② 같은 물건도 회사 안에서의 자리가 다릅니다
유도무기 히어로즈 ①편의 회사는 유도무기가 매출의 58.9%입니다. 이 회사는 방산이 셋 중 가장 작은 부문입니다. 같은 물건을 만드는데 회사 안에서의 자리가 정반대입니다.
그 차이가 무엇을 바꾸는지 보면 이렇습니다. 앞의 회사는 유도무기 수요가 곧 회사의 실적이고 그 계약 하나가 전사를 움직입니다. 이 회사는 같은 수요가 와도 그 영향이 3분의 1로 희석됩니다.
어느 쪽이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집중하면 그 시장이 좋을 때 크게 오르고 나쁠 때 크게 흔들립니다. 나뉘어 있으면 완충이 되지만 좋은 국면에서도 그만큼 덜 오릅니다.
그래서 같은 산업의 회사들을 비교할 때는 그 사업이 각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뉴스가 두 회사에 전혀 다른 크기로 작용하고, 그것을 모르면 같은 기대를 걸게 됩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뉴스를 읽는 방법도 바꿉니다. 「유도무기 수요가 늘어난다」는 소식이 나오면 앞의 회사에서는 전사 실적이 움직이지만 이 회사에서는 한 부문의 이야기입니다. 같은 기사에 두 회사가 함께 나와도 무게가 다릅니다.
③ 팔고 나서 오래 버는 사업이 있습니다
이 회사의 항공 부문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엔진을 한 번 팔면 그 뒤로 수십 년간 정비 매출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실적을 설명할 때 신규 장착과 정비를 나눠 밝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리고 둘의 이익률이 다릅니다. 새로 장착하는 쪽은 항공기 제작사와의 협상에서 값이 눌리는 경우가 많고, 정비는 이미 팔린 엔진을 대상으로 하므로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그래서 지금 인도되는 엔진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두 겹의 뜻을 갖습니다. 당장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고, 몇 년 뒤부터 정비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업을 볼 때는 지금 파는 양과 이미 팔려 나가 있는 양을 함께 봐야 합니다. 앞은 오늘의 매출이고 뒤는 앞으로의 매출인데, 뒤쪽이 쌓일수록 회사가 안정됩니다.
④ 부문이 비슷한 크기면 합친 숫자가 쓸모없어집니다
이 회사의 세 부문은 2025년 매출이 329억, 302억, 280억 달러입니다. 가장 큰 것과 작은 것의 차이가 15% 남짓이라 어느 하나가 회사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전사 실적이 알려주는 것이 줄어듭니다. 한 부문이 크게 좋아도 다른 부문이 나쁘면 합친 숫자는 보통으로 나오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가 가려집니다.
다만 이것이 나쁜 구조라는 뜻은 아닙니다. 셋이 비슷하다는 것은 어느 하나에 기대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만큼 한 시장이 무너져도 회사가 버팁니다.
그래서 부문이 여럿인 회사를 볼 때는 그 크기 분포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하나가 압도하면 전사 숫자로 대략 읽을 수 있지만, 비슷하게 나뉘어 있으면 부문별로 나눠 보는 것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다행히 이런 회사는 대체로 부문별 실적을 분기마다 공시합니다.
이 시각은 방산 밖에도 쓸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가 「무엇을 만드는 회사」로 불릴 때, 그 무엇이 회사 매출의 몇 퍼센트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름이 알려진 제품과 실제로 회사를 먹여 살리는 제품이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9. 이 회사를 계속 지켜보는 법
앞으로 이 회사에 관한 소식을 접했을 때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질문 네 개와, 각각을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적어둡니다.
첫째, 방산 백로그가 민항을 따라잡는가. 회사가 분기마다 수주잔고를 민항과 방산으로 나눠 밝힙니다. 2025년 말 1,610억 대 1,070억인데, 이 격차가 좁혀지는지가 이 회사의 무게중심을 보여줍니다.
둘째, 부문별 증가율이 어떻게 갈리는가. 세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분기마다 따로 발표됩니다. 매출이 빠른 부문과 이익이 빠른 부문이 다를 수 있으므로 둘을 함께 봐야 하고, 회계기준과 조정 기준도 나눠 봐야 합니다.
셋째, 방산 이익률이 유지되는가. 2025년 3분기에 레이시온의 영업이익이 30% 늘었는데 회사가 그 이유로 프로그램 구성을 들었습니다. 어느 물량이 진행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움직이므로 몇 분기를 묶어 봐야 흐름이 보입니다.
넷째, 회사가 제시하는 부문별 전망이 지켜지는가. 2026년에 레이시온만 중간에서 높은 한 자릿수 성장을 제시했고 나머지 둘에는 중간 한 자릿수를 제시했는데, 그 차이가 실제로 나타나는지가 이 회사의 방향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끝으로 하나를 덧붙입니다. 항공 부문 안에 섞인 방산 물량을 봐야 합니다. 프랫 앤 휘트니가 만드는 F135처럼 군용 제품이 항공 부문에 들어가 있으므로, 이 회사의 방산 매출을 따지려면 레이시온 부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10. 마무리하며
RTX는 패트리엇을 비롯한 유도무기를 만드는 회사이면서, 그 방산 부문이 여객기 엔진과 부품에 이어 셋째인 구조입니다. 이 한 줄에 이 회사를 읽는 방법이 들어 있습니다.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가만이 아니라 그것이 회사에서 어느 자리인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확인한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패트리엇은 미사일 한 발이 아니라 레이더와 지휘통제소와 발사대가 함께 움직이는 체계입니다. 요격은 놓치면 다시 시도할 수 없으므로 여러 발을 쏘게 되고, 상대가 가짜 목표를 섞거나 여러 발을 한꺼번에 보내면 소모가 더 빨라집니다. 훈련에도 계속 쓰입니다. 그래서 체계를 한 번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미사일 보충과 정비, 개량이 오래 이어지며, 2025년에 받은 20년짜리 500억 달러 포괄 계약이 그 구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사는 쪽은 운용 인력을 길러야 하고 정비 체계를 갖춰야 하며 다른 체계와 연결돼야 하므로, 한 번 들여놓으면 바꾸기 어렵습니다.
남는 질문은 두 갈래입니다. 방산 백로그가 민항을 따라잡을 것인가. 그리고 그때 이 회사는 어떤 회사로 불릴 것인가. 앞의 질문에는 분기마다 발표되는 잔고의 구분이 답하고, 뒤의 질문에는 부문별 증가율의 누적이 답할 것입니다.
유도무기 히어로즈 두 편에서 확인한 것은 같은 물건을 만들어도 그것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앞선 편의 회사는 유도무기가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며 한쪽으로 기울고 있고, 이 회사는 그 사업이 셋 중 가장 작은 상태에서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같은 수요가 와도 두 회사에 다른 크기로 작용합니다.
막는 쪽에 쓰이는 것들이 늘어날수록 이 자리에 설 회사도 많아집니다. 그때 던져볼 질문은 하나입니다 —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이 이 회사에서 어떤 자리인가.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Core Asset Insight(코어에셋인사이트)는 목표주가를 제시하거나 저평가·고평가를 판정하지 않으며, 기업과 산업의 사업구조·기술·밸류체인에서의 위치를 설명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본문의 수치는 작성 시점에 공시·발표된 자료를 기준으로 하며, 확정된 사실과 회사가 밝힌 계획, 제3자 기관·언론의 추정을 구분해 표기했습니다. 공시와 시장 상황은 이후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자료를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본문에 언급된 종목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으며, 글의 발행 전후 일정 기간에는 해당 종목을 매매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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