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중공업의 사업 부문은 넷입니다. 에너지 시스템, 플랜트·인프라 시스템, 물류·열·동력 시스템, 그리고 항공·방위·우주입니다. 이 목록에 조선이 없습니다. 이 회사는 여객선과 상선,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특수 목적 선박을 만드는데 그 사업이 부문 이름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세 번째인 물류·열·동력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26년 3월기 3분기 누계 기준으로 그 부문의 사업이익은 184억엔인데, 항공·방위·우주는 1,053억엔입니다.
1. 왜 지금 미쓰비시중공업인가
조선 히어로즈 ①편은 국내 조선사가 배 밖으로 사업을 뻗는 이야기였습니다. 배에 넣던 엔진이 육상 발전설비가 되면서 수주잔고에 새로운 항목이 쌓이기 시작한 회사였습니다.
이 편은 그 반대편을 봅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배를 짓는데 그 사업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1884년에 나가사키의 조선소를 이어받아 시작한 회사인데, 지금 성장을 이끄는 것은 가스터빈과 방산입니다.
숫자가 그 이동을 보여줍니다. 2026년 3월기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조선이 속한 물류·열·동력 부문의 매출이 4,370억엔인데 전년 대비 276억엔 줄었습니다. 네 부문 가운데 매출이 줄어든 유일한 부문이고, 같은 기간 항공·방위·우주는 2,016억엔 늘었습니다.
회사도 그 방향을 밝히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가스터빈과 방위 사업을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제시했고, 방위·우주 부문의 수주액이 세 회계연도 연속 1조 5,000억엔대를 유지했습니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정한 방향이라는 뜻입니다.
이 편이 붙잡을 구조가 그것입니다. 조선을 하고 있는데 조선으로 크지 않는 회사이며, 그 회사가 어디서 자라고 있는지가 이 회사를 읽는 열쇠입니다. 이 편에서 답을 찾아볼 질문은 셋입니다. 왜 조선이 별도 부문이 아닌가. 가스터빈이 무엇이길래 이 회사를 밀어 올리는가. 그리고 방산은 어떤 방식으로 자라고 있는가.
📌 기본 정보 티커: 도쿄 7011 | 설립: 1884년 나가사키 조선소를 이어받아 출발, 1950년 현재 법인으로 설립 | 사업 구성: 에너지 시스템, 플랜트·인프라 시스템, 물류·열·동력 시스템, 항공·방위·우주 네 부문. 조선은 세 번째 부문에 포함 | 규모: 2026년 3월기 매출 4조 9,741억엔, 사업이익 4,322억엔, 순이익 3,321억엔 | 주요 제품: 가스터빈 복합화력 발전설비와 원자력(에너지), 제철기계와 환경설비(플랜트·인프라), 선박과 터보차저·공조(물류·열·동력), 방위 장비와 로켓·항공기 부품(항공·방위·우주) | 회계연도: 매년 3월 31일 종료로 역년과 다름 | 한 줄 정체성: 조선에서 출발했으나 지금은 가스터빈과 방산이 회사를 밀어 올리는 일본 최대 종합중공업
2. 이 회사는 무엇을 팔아 어떻게 돈을 버는가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업은 넷으로 나뉩니다. 그런데 그 넷의 크기와 방향이 크게 다르므로 하나씩 봐야 이 회사의 손익이 보입니다.
첫째가 에너지 시스템입니다. 가스터빈 복합화력 발전설비와 원자력, 증기 발전이 여기 속합니다. 2026년 3월기 3분기 누계 매출이 1조 3,547억엔으로 가장 크고, 수주는 2조 8,570억엔으로 전년 대비 8,899억엔 늘었습니다. 매출보다 수주가 두 배 넘게 많다는 뜻입니다.
둘째가 항공·방위·우주입니다. 방위 장비와 로켓, 그리고 여객기 부품이 여기 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이 8,912억엔으로 전년 대비 2,016억엔 늘었고, 사업이익은 1,053억엔으로 356억엔 늘었습니다. 네 부문 가운데 이익 증가 폭이 가장 큽니다.
셋째가 플랜트·인프라 시스템입니다. 제철기계와 환경설비, 엔지니어링이 속하고 매출 6,339억엔에 사업이익 649억엔입니다. 넷째가 물류·열·동력 시스템인데 여기에 조선이 들어갑니다. 매출 4,370억엔에 사업이익 184억엔으로 네 부문 가운데 매출이 가장 작고 이익도 가장 적으며, 유일하게 매출이 줄어든 부문이기도 합니다.
조선이 왜 이 부문에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이 부문에는 선박과 함께 터보차저, 공조 설비, 물류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공통점은 기계를 만들어 파는 사업이라는 것인데, 회사가 조선을 별도로 세지 않고 이 묶음에 넣었다는 것 자체가 그 규모와 성격을 말해줍니다.
값이 정해지는 방식은 부문마다 다릅니다. 가스터빈과 원자력은 발전 사업자와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고 납품까지 몇 년이 걸립니다. 방위 장비는 정부가 발주하고 사업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선박은 선주와 척당 계약을 맺고 그 값이 계약 시점의 시황을 반영합니다.
돈이 들어오는 시점에 이 회사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수주와 매출의 차이가 대단히 크다는 것입니다. 2026년 3월기 3분기 누계 수주가 5조 291억엔인데 매출은 3조 3,269억엔입니다. 수주가 매출의 1.5배이고, 그 차이가 잔고로 쌓입니다.
그 잔고의 크기를 회사가 밝히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시스템과 항공·방위·우주 부문의 수주잔고가 직전 회계연도 매출 기준으로 10년치를 넘습니다. 지금 파는 것보다 앞으로 만들 것이 훨씬 많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회계연도가 3월 31일에 끝납니다. 그래서 「2026년 3월기」는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를 가리키고, 국내 기업의 2025년과 겹칩니다. 실적을 비교할 때 이 차이를 먼저 맞춰야 합니다.
부문 사이의 관계도 봐야 합니다. 넷이 완전히 따로 노는 것은 아닙니다. 에너지 부문이 만드는 증기 터빈과 항공·방위·우주가 만드는 항공기 엔진 부품은 고온을 견디는 재료와 정밀 가공이라는 같은 기반 위에 있고, 물류·열·동력의 터보차저도 회전 기계라는 점에서 이어집니다. 부문은 시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아래의 기술은 겹칩니다.
📌 알아두면 좋은 개념 — 사업이익이란 무엇인가 이 회사는 손익을 발표할 때 「사업이익」이라는 지표를 씁니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과 비슷하지만 같지 않습니다. 일본 기업 가운데 국제회계기준을 쓰는 곳이 이 지표를 자주 씁니다. 국제회계기준에는 영업이익의 정의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아, 각 회사가 「본업에서 벌어들인 몫」을 자기 기준으로 정의해 발표하는 것입니다. 대체로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빼고, 자산을 팔아 생긴 이익 같은 일회성 항목은 제외합니다. 그래서 이 지표를 볼 때는 두 가지를 알아둬야 합니다. 하나는 회사마다 계산 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계기준 순이익과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이 회사도 2026년 3월기에 사업이익 4,322억엔과 순이익 3,321억엔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부문별로 볼 때는 이 지표가 유용합니다. 각 부문이 본업에서 얼마를 벌었는지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편의 6절에서도 부문별 사업이익을 나란히 놓아 이 회사의 무게중심을 봅니다.
3. 핵심 기술 — 원리로 파고들기
조선 히어로즈 ①편이 배의 엔진을 파고들었다면 이 편은 그 앞의 질문을 봅니다. 이 회사는 배를 짓는 회사로 출발했는데 지금 그 사업이 어느 자리에 있는가입니다. 그 자리를 알아야 나머지가 설명되므로 조선에서 시작해 조선으로 돌아오는 순서로 보겠습니다. 이 회사가 지금 짓는 배가 무엇인지(①), 상선을 왜 놓았는지(②), 놓지 않고 남긴 것이 무엇인지(③),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무엇인지(④), 그것이 왜 이 회사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⑤), 그리고 조선이 지금 어떤 자리에 있는지(⑥)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① 이 회사가 지금 짓는 배
미쓰비시중공업은 1884년 나가사키의 조선소를 이어받아 시작한 회사입니다. 배로 출발했고 지금도 배를 만듭니다. 다만 무엇을 만드는지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회사가 선박·해양 사업으로 소개하는 목록을 보면 여객선과 페리, 액화천연가스운반선과 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일반 상선, 그리고 특수선이 있습니다. 여기에 선박용 보일러와 터빈, 엔진 같은 기자재와 해양 구조물이 함께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목록에서 무게중심이 옮겨갔습니다. 대형 상선을 대량으로 짓던 회사가 지금은 특수선과 관공청 선박, 그리고 방위성이 발주하는 함정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미쓰비시조선이 상선과 특수선, 관공청 선박을 맡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배 자체보다 배에 들어가는 것과 배를 설계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선박용 엔진과 보일러, 터빈을 만들고, 연료 공급 장치와 배기가스 처리 장치 같은 기자재를 공급하며, 선형을 개발하고 수조 시험을 하는 설계 사업을 합니다. 배를 짓는 일에서 배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일로 옮겨간 셈입니다.
특수선도 남은 갈래입니다. 여객선과 페리, 그리고 관공청이 쓰는 배들인데 대량으로 만드는 물건이 아니라 한 척마다 요구가 다릅니다. 값보다 사양을 맞추는 능력이 중요한 자리라, 값 경쟁이 벌어지는 대형 상선과 성격이 다릅니다.
💡 쉽게 비유하면 — 식당을 접고 주방 설비를 만들다 오랫동안 직접 식당을 해온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요리 실력도 좋고 이름도 알려졌는데, 값싼 식당들이 들어오면서 손님이 줄었습니다. 한 가지 선택은 값을 낮춰 버티는 것입니다. 다른 선택은 식당을 접되 그동안 쌓은 것을 다른 데 쓰는 것입니다. 주방 설비를 만들어 다른 식당에 팔거나, 새로 여는 식당의 주방을 설계해주는 일 같은 것입니다. 이 회사가 조선에서 한 일이 뒤쪽에 가깝습니다. 대형 상선을 대량으로 짓는 일에서는 물러났지만 그 배에 들어갈 엔진과 보일러를 만들고 선형을 설계하는 일은 남겼습니다. 짓는 것보다 앞뒤에 남은 셈입니다. 다만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식당은 접었다 다시 열 수 있지만 조선소는 그렇지 않습니다. 도크와 크레인을 넘기고 인력이 흩어지면 되돌리는 데 십수 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이 선택은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배를 짓는 일과 배를 움직이는 것을 만드는 일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선박용 보일러와 터빈, 엔진이 별도 제품군으로 있고 액화천연가스 연료 공급 장치나 배기가스 처리 장치 같은 기자재도 만듭니다. 배를 어디서 짓든 이 물건들은 필요하므로, 조선소가 줄어도 이 사업은 남습니다.
② 상선에서 물러난 과정
이 회사가 상선에서 물러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2010년에 고베조선소의 상선 건조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고 2012년에 마지막 배를 인도했습니다. 그 뒤 이 조선소는 방위성이 발주하는 잠수함에 특화됐습니다.
더 큰 결정이 2020년에 있었습니다. 창업지인 나가사키의 두 조선소 가운데 주력이던 고야기 공장을 오시마조선소에 넘겼습니다. 그 공장이 대형 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짓던 곳이라, 이 결정으로 이 회사는 그 시장에서 사실상 물러났습니다.
배경은 값 경쟁이었습니다. 일본의 세계 신조선 준공량 점유율이 1970년대 약 50%에서 2024년 12.8%로 줄었고, 같은 해 중국이 54.7%, 한국이 28.1%였습니다. 조선·방산 밸류체인 총정리 ②부에서 본 한국 조선업의 자리가 그 반대편입니다.
액화천연가스운반선이 특히 상징적입니다. 한때 일본이 강했던 고부가가치 선종인데, 2019년경을 마지막으로 일본 안에서 대형선 건조가 끊겼습니다. 이 회사만이 아니라 가와사키중공업도 같은 시기 이후 짓지 않았습니다.
물러난 것은 이 회사만이 아니었습니다. 미쓰이는 엔진을 남기고 신조선을 지방 조선소에 넘겼고 가와사키중공업도 고베 공장의 상선을 접고 사카이데 공장의 도크를 멈췄습니다. 일본의 중공업 계열 조선소들이 같은 시기에 규모를 줄인 것이고, 개별 회사의 판단이라기보다 산업 전체의 흐름이었습니다.
③ 놓지 않고 남긴 것
그런데 이 회사가 조선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닙니다. 남긴 것이 셋 있고, 그 선택에 논리가 있습니다.
첫째가 방위성 물량입니다. 고베조선소는 상선을 접은 뒤 잠수함에 특화됐습니다. 잠수함은 값 경쟁이 아니라 국가가 발주하는 사업이고 해외에서 사 올 수도 없으므로, 중국과 한국의 값이 아무리 싸도 그 경쟁이 들어오지 않는 자리입니다. 값 경쟁이 들어오지 않는 자리입니다.
둘째가 기자재입니다. 선박용 엔진과 보일러, 터빈은 배를 어디서 짓든 필요하므로 한국이나 중국 조선소가 지은 배에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조선소를 넘겨도 이 사업은 남는 구조이며, 그 기술이 발전 설비와 같은 계열이라 두 곳에서 함께 값을 합니다. 배를 짓는 일에서 물러나도 그 배에 들어가는 것은 계속 팔 수 있는 구조입니다.
셋째가 설계와 엔지니어링입니다. 회사는 조선 설계와 선형 개발, 수조 시험을 별도 사업으로 두고 있습니다. 대형 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직접 짓지 않게 된 뒤에도 그 건조 기술을 유지하려 엔지니어링 사업에 나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형 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직접 짓지 않게 된 뒤에도 그 건조 기술을 유지하려 한 것인데, 기술은 쓰지 않으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도면을 그릴 수 있는 인력은 짧은 시간에 길러지지 않습니다.
이 셋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값 경쟁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입니다. 대량으로 만들어 싸게 파는 구간에서는 물러나고, 국가가 발주하거나 기술이 값을 정하는 구간을 남겼습니다.
④ 그 자리를 대신한 미쓰비시중공업 가스터빈
조선이 줄어드는 동안 이 회사에서 자란 것이 미쓰비시중공업 가스터빈 사업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의 뿌리가 조선과 이어져 있습니다.
가스터빈은 연료를 태워 만든 뜨거운 기체로 날개를 돌려 힘을 내는 기계입니다. 배의 추진에 쓰이는 터빈도 같은 계열이고, 원자력 발전소의 증기 터빈도 그렇습니다. 기계로 힘을 만들어 회전으로 바꾸는 일이 공통이며, 이 회사가 배를 지으며 다뤄온 것이 그것입니다.
어려움은 온도에 있습니다. 태우는 온도가 높을수록 효율이 좋아지는데 그 뜨거운 기체를 정면으로 받는 날개가 견뎌야 합니다. 최신 기계는 섭씨 1,600도를 넘는 구간에서 도는데 이는 금속이 녹는 온도를 훨씬 넘어선 수준입니다.
그래서 날개 안에 미세한 통로를 뚫어 찬 공기를 흘리고 표면에 특수한 코팅을 입힙니다. 여기에 빠져나가는 뜨거운 기체로 물을 끓여 두 번째 터빈을 돌리는 복합화력 방식을 붙이면 효율이 60%를 넘습니다. 회사가 이 사업을 「GTCC」라 부르는데 가스터빈 복합화력의 영문 약자입니다.
이 기계가 지금 특히 값을 합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끌어다 쓰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었는데, 원자력은 짓는 데 십수 년이 걸리고 재생에너지는 만드는 시점을 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고재무 책임자가 「2025년 전 세계 가스터빈 수요는 100기가와트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며, 좋은 조건의 프로젝트를 선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계는 한 번 팔면 오래 갑니다. 발전소가 이삼십 년 돌아가는 동안 날개를 주기적으로 갈아야 하고 그 부품은 만든 회사가 공급하는데, 다른 회사 것으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 파는 기계 한 대가 앞으로 수십 년의 부품 매출을 함께 만들고, 그 서비스 매출은 새 기계를 팔지 못하는 해에도 들어옵니다.
⑤ 미쓰비시중공업 방산은 또 다른 방식으로 자랍니다
가스터빈과 함께 이 회사를 밀어 올리는 것이 항공·방위·우주입니다. 그런데 자라는 방식이 다릅니다. 가스터빈이 시장 수요로 커졌다면 이쪽은 정부 예산으로 커졌습니다.
일본이 방위비를 크게 늘리고 있고 그 예산이 이 회사의 수주로 이어집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방위·우주 부문 수주액이 세 회계연도 연속 1조 5,000억엔대를 유지했습니다.
여기서 ③과 이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고베조선소가 상선을 접고 특화한 잠수함도 방위성 물량입니다. 조선에서 남긴 것과 지금 자라는 것이 같은 발주처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이 방식에는 성격이 있습니다. 정부의 중기 계획에 따라 발주가 나오므로 몇 년 앞을 내다볼 수 있지만, 그 예산은 이 회사가 정하지 못하고 정치와 안보 환경이 정합니다.
그리고 이 두 축이 서로를 받쳐줍니다. 가스터빈은 전력 수요를 따라가고 방산은 정부 예산을 따라가므로 한쪽이 나빠도 다른 쪽이 함께 나빠지지는 않습니다. 조선 하나에 기대던 시절과 다른 구조인 셈입니다. 다만 둘 다 밖의 사정에 달려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⑥ 그래서 조선은 지금 어떤 자리인가
여기까지 오면 이 회사에서 조선의 자리가 보입니다. 부문 이름에 없고, 물류·열·동력 시스템 안에 터보 차저와 공조 설비와 함께 묶여 있습니다.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2026년 3월기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이 부문의 매출은 4,370억엔인데 전년 대비 276억엔 줄었습니다. 네 부문 가운데 매출이 줄어든 유일한 부문이고, 사업이익 184억엔은 항공·방위·우주 1,053억엔의 6분의 1입니다.
다만 이것을 쇠퇴로만 읽으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그 부문의 매출 감소 원인으로 물류 시스템과 공조 설비의 판매 감소를 들었으므로 조선 자체의 문제로 단정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이 회사는 조선에서 값 경쟁 구간을 스스로 내려놓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회사의 조선은 두 갈래로 남아 있습니다. 국가가 발주하는 함정과 잠수함, 그리고 배에 들어가는 기자재와 설계입니다. 대량으로 만들어 싸게 파는 일에서는 물러났고, 남은 것은 값 경쟁에서 벗어난 자리입니다.
4. 왜 경쟁사는 따라오지 못하는가 — 그리고 그 이유가 언제까지 유효한가
이 회사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은 두 겹입니다. 하나는 3절 ③에서 본 값 경쟁을 피한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고온을 다루는 기술이 여러 부문에 함께 쓰인다는 점입니다. 셋 다 시간으로만 쌓이는 것들입니다.
가스터빈부터 봐야 합니다. 대형 가스터빈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세계에 몇 곳뿐입니다. 섭씨 1,600도를 넘는 기체를 견디는 날개를 만들려면 재료와 냉각 설계, 그리고 실제로 돌려본 기록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시간으로만 쌓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그 기술을 여러 곳에 씁니다. 발전용 가스터빈과 항공기 엔진 부품, 원자력 발전소의 증기 터빈이 같은 계열의 기술 위에 있고, 한 곳에서 익힌 것이 다른 곳에 쓰입니다. 새로 들어오려는 회사는 그 기반을 처음부터 쌓아야 하는데 그 시간이 자본으로 줄지 않습니다.
전력기기 히어로즈 ⑦편의 이튼과 견주면 이 조합의 성격이 갈립니다. 그 편은 사업 구성을 사고팔아 바꾸는 회사였고 판별식이 「덜어낸 자리에 무엇이 들어오는가」였습니다. 이 회사는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 안에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조선을 내놓지 않았는데도 그 자리가 작아지는 방식입니다.
해자의 유효 기간을 판단할 때 봐야 할 것은 지금의 수요가 얼마나 갈지입니다. 가스터빈 수요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만든 것이고 방산은 정부 예산에 걸려 있습니다. 기술의 문턱은 이 회사가 지켜온 것이지만 그 기술이 값을 하는 국면은 밖에서 정해지는데, 두 축이 모두 그렇다는 점이 이 회사의 조건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140년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1884년 조선소를 이어받아 출발한 뒤 배와 발전기와 항공기와 로켓을 차례로 만들어왔습니다. 어느 한 사업이 어려워질 때 다른 것으로 옮겨간 이력이 여러 번 쌓여 있고, 지금의 이동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 이 회사를 판별하는 질문 하나 전사 매출은 이 회사를 판별해주지 못합니다. 2026년 3월기에 4조 9,741억엔으로 14.1% 늘었는데, 그 안에서 한 부문은 매출이 줄었습니다. 넷을 합친 숫자는 어느 부문의 사정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사업이익 4,322억엔도 마찬가지입니다 — 21.8% 늘었지만 그 증가분이 어디서 왔는지는 부문별로 나눠야 보입니다. 수주 총액도 답이 아닙니다. 5조엔이 넘는 수주가 쌓여 있는데 그것이 몇 년에 걸쳐 매출이 될지는 부문마다 다릅니다. 물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 성장은 어느 부문에서 오는가. 확인하는 방법은 셋입니다. 첫째, 회사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부문별 실적표를 봅니다. 수주와 매출과 사업이익이 네 부문으로 나뉘어 실리므로, 어느 부문이 늘고 어느 부문이 줄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년 3월기 3분기 누계에서 물류·열·동력만 매출이 줄어든 것이 그 예입니다. 둘째, 각 부문의 수주와 매출을 나란히 놓습니다. 수주가 매출보다 크면 그 부문의 몫이 앞으로 커지고, 작으면 줄어듭니다. 셋째, 회사가 인력을 어디에 배분하는지를 봅니다. 가스터빈과 원자력에 10%, 방위에 40%를 더 넣었다는 것은 그 부문을 키우겠다는 뜻이고, 사람이 가는 곳이 곧 성장의 방향입니다.
5. 경쟁·협력 지도 — 미쓰비시중공업을 둘러싼 큰 그림
이 회사의 관계도는 부문마다 완전히 다른 상대가 나와 네 겹으로 그려야 합니다. 가스터빈에서 만나는 회사와 방산에서 만나는 회사와 조선에서 만나는 회사가 전부 다릅니다.
🌏 글로벌 라이벌
- 지멘스 에너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ENR]·제너럴 일렉트릭 버노바 [뉴욕 GEV] — 대형 가스터빈을 만드는 세계 몇 안 되는 회사들입니다. 셋이 시장을 나누고 있어 수요가 몰리면 모두가 이익을 보는 구조이며, 지금은 「좋은 조건의 프로젝트를 선별」할 수 있는 국면입니다. 셋이 시장을 나누고 있어 수요가 몰리면 모두가 이익을 봅니다.
- HD현대중공업 [코스피 329180] — 이 시리즈 ①편에서 다룬 회사입니다. 3절 ②에서 본 대로 한국 조선사들이 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대량으로 받아 가는 동안 일본의 몫이 줄었고, 그 반대편에 이 회사가 있습니다.
- 일본 방산 기업 [다수] — 방위 장비 시장에서 국내 경쟁자들이 있으나, 이 회사가 함정과 항공기, 미사일을 아우르는 폭에서 앞서 있습니다.
🤝 핵심 고객사
- 북미·아시아 발전 사업자 [다수] — 가스터빈의 주된 고객입니다. 회사가 2026년 3월기 상반기에 대형 가스터빈 23기를 계약했다고 밝혔고 대부분이 이 지역이었는데, 전년 대비 14기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 일본 방위성 [정부기관] — 항공·방위·우주 부문의 최대 발주처입니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이 이 부문의 수주를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 보잉 [뉴욕 BA] — 여객기 부품의 고객입니다. 회사가 실적 설명에서 787 날개 세트의 생산율을 언급하는데,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이 그 항공기에만 들어가는 부품이라 보잉의 생산 일정이 곧 이 사업의 매출이 됩니다. 그래서 이 부문의 매출은 이 회사가 아니라 보잉의 생산 계획이 정합니다.
🔗 이 시리즈와의 연결고리
- 한화오션 [코스피 042660] — 해양방산 히어로즈 ①편의 주인공입니다. 상선과 방산을 함께 짓는 구조가 닮았으나 그 회사는 조선이 사업의 전부이고 이 회사는 여러 부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같은 조선업 소식이 두 회사에 전혀 다른 크기로 작용합니다. 같은 조선업 소식이 두 회사에 다른 크기로 작용합니다.
- 두산에너빌리티 [코스피 034020] — 전력·원전 밸류체인 시리즈에서 다룬 회사입니다. 원자로 주기기와 가스터빈을 함께 만드는 구조가 이 회사의 에너지 부문과 겹칩니다.
-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나스닥 CEG] — 전력·원전 시리즈에서 다룬 미국 원전 사업자입니다. 이 회사가 발전 설비를 만들어 판다면 그 회사는 그 설비로 전기를 팝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라는 같은 수요를 밸류체인의 앞뒤에서 나눠 갖는 관계입니다.
이 지도를 한 걸음 물러나 보면 이 회사의 위치가 드러납니다. 조선사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발전 설비 회사이면서 방산 회사이고 항공 부품 회사입니다. 어느 하나로 부르기 어렵고, 그래서 이 회사를 「일본의 조선사」로만 보면 절반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지도에서 조선의 자리가 특이합니다. 회사의 뿌리인데 부문 이름에 없고 매출로도 가장 작은 부문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3절에서 본 대로 이것은 밀려난 결과만이 아니라 값 경쟁 구간에서 스스로 물러난 선택이기도 합니다.
4절에서 성장의 출처를 물었던 이유가 이 그림에서도 드러납니다. 이 회사를 볼 때 봐야 할 것은 전체가 얼마나 컸는가가 아니라 그 성장이 어느 부문에서 왔는가이고, 그것이 몇 년 뒤 이 회사의 모습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6. 숫자로 보는 지금 — 구조가 숫자에 어떻게 나타나는가
미쓰비시중공업 실적표를 볼 때는 전사 숫자와 부문 숫자를 함께 봐야 합니다. 네 부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합친 값만으로는 이 회사의 상태가 보이지 않습니다.
표를 좌우로 밀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 구분 | 매출 | 수익성 | 비고 |
| FY2024(연간, 확정, 2024.4~2025.3) | 4조 3,611억엔 | 사업이익 3,549억엔·순이익 2,455억엔 | 수주 6조 4,046억엔. 항공·방위·우주와 에너지, 플랜트·인프라가 늘고 물류·열·동력이 줄어든 해 |
| FY2025(연간, 확정, 2025.4~2026.3) | 4조 9,741억엔(YoY +14.1%) | 사업이익 4,322억엔(YoY +21.8%)·순이익 3,321억엔(YoY +35.3%) | 수주 7조 6,536억엔(YoY +19.5%). 수주와 사업이익, 순이익, 잉여현금흐름이 모두 사상 최고. 항공·방위·우주 부문 사업이익 1,515억엔으로 515억엔 증가 |
| FY2025 3분기(확정, 2025.10~12월) | 1조 1,530억엔 | 사업이익 1,104억엔 | 3분기 누계 매출 3조 3,269억엔(YoY +9.2%)·사업이익 3,012억엔(YoY +25.5%)에서 상반기를 뺀 값 |
| FY2025 4분기(확정, 2026.1~3월) | 1조 6,472억엔 | 사업이익 1,310억엔 | 연간 확정치에서 3분기 누계를 뺀 값. 부문별 3분기 누계 매출은 에너지 1조 3,547억엔, 항공·방위·우주 8,912억엔, 플랜트·인프라 6,339억엔, 물류·열·동력 4,370억엔 |
⚠️ 숫자를 볼 때 주의할 점 첫째, 이 회사의 회계연도는 매년 3월 31일에 끝납니다. 표의 구분란에 실제 기간을 함께 적은 것이 그 때문이며, FY2025는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로 국내 기업의 2025년과 겹칩니다. 둘째, FY2024 수치는 FY2025 발표에 실린 증가율에서 역산한 값입니다. 이 회사가 자회사 매각으로 전년 실적을 소급 조정했기 때문이며, 조정 전 원래 발표치와는 다릅니다. 셋째, 「사업이익」은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과 다릅니다. 2절 📌 박스에서 설명한 대로 국제회계기준을 쓰는 일본 기업이 본업의 성과를 나타내려 자체 정의한 지표이며, 회사가 순이익과 함께 발표합니다. 넷째, 3분기와 4분기 수치는 누계에서 차감해 산출한 값입니다. 이 회사는 분기별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누계로만 공시하므로, 개별 분기를 보려면 이렇게 계산해야 합니다. 표 비고란의 부문별 매출은 3분기 누계 기준이라 분기 값과 기간이 다릅니다.
미쓰비시중공업 실적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네 부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6년 3월기 3분기 누계에서 에너지가 매출 759억엔, 플랜트·인프라가 474억엔, 항공·방위·우주가 2,016억엔 늘어난 반면 물류·열·동력만 276억엔 줄었습니다.
그 부문에 조선이 있습니다. 3절 ⑥에서 본 대로 회사가 감소 원인으로 물류 시스템과 공조 설비를 들었으므로 조선 자체의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부문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분명합니다. 매출 4,370억엔에 사업이익 184억엔으로 넷 가운데 가장 작습니다.
이익으로 보면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에너지가 1,467억엔, 항공·방위·우주가 1,053억엔인데 물류·열·동력은 184억엔입니다. 항공·방위·우주의 6분의 1이고, 그 부문은 같은 기간 이익이 356억엔 늘었는데 이쪽은 12억엔 늘었습니다.
수주를 보면 앞으로의 방향이 더 뚜렷합니다. 에너지 부문 수주가 2조 8,570억엔으로 매출 1조 3,547억엔의 두 배를 넘습니다. 지금 파는 것의 두 배가 이미 팔려 잔고로 쌓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물류·열·동력은 수주 4,443억엔에 매출 4,370억엔으로 거의 같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특이한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와 항공·방위·우주 부문의 수주잔고가 직전 회계연도 매출 기준으로 10년치를 넘습니다. 두 부문의 앞날이 상당 부분 정해져 있는 셈이고, 그것이 이 회사의 성장 방향을 굳히고 있습니다.
7. 그늘도 있다 — 구조적 리스크
첫 번째 층위는 두 성장 축이 모두 밖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가스터빈 수요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만든 것이고 방산 수주는 정부 예산이 정합니다. 어느 쪽도 이 회사가 통제하지 못합니다.
두 번째 층위는 가스터빈 수요의 성격입니다. 세계 수요가 2023년 40기가와트에서 2025년 100기가와트에 가까워졌다고 회사가 밝혔습니다. 두 해 만에 두 배 반이 된 것인데, 이런 국면은 대체로 어느 시점에 속도를 늦춥니다. 그때 늘려둔 생산 능력과 인력이 그대로 부담이 되고, 발전 설비는 다른 용도로 돌리기도 어렵습니다.
세 번째 층위는 환율입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큰데 엔화가 강해지면 같은 금액을 벌어도 엔화로 환산할 때 줄어듭니다. 회사가 실적 설명에서 「엔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을 반복해 언급하는 것이 그 때문이며, 가스터빈처럼 인도까지 몇 년이 걸리는 사업은 그 노출 기간도 깁니다.
네 번째 층위는 조선이 속한 부문의 부진입니다. 미쓰비시중공업 방산과 에너지가 자라는 동안 이 부문만 뒤처졌습니다. 네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고 사업이익도 가장 작습니다. 조선을 포함한 이 부문이 회복되지 않으면 회사의 성장이 두 부문에만 기대게 됩니다.
다섯 번째 층위는 일회성 비용입니다. 회사가 2026년 3월기 상반기에 증기 발전 사업의 일회성 비용이 초기 설정한 200억엔 위험 완충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대형 프로젝트는 몇 년에 걸쳐 진행되므로 중간에 설계 변경이나 공기 지연이 생기면 그 비용이 한꺼번에 잡히는데, 미리 잡아둔 완충을 넘으면 그대로 손익에 반영됩니다.
여섯 번째 층위는 조선의 경쟁 조건입니다. 상선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이 앞서 있고 값에서도 밀립니다. 이 회사가 조선에 자원을 더 넣기로 해도 그 격차를 좁히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 판단을 밖에서 검증하기도 어렵습니다.
일곱 번째 층위는 부문 간 자원 배분입니다. 인력을 가스터빈과 방위에 몰아넣고 있는데, 이 결정은 몇 년 뒤 각 부문의 자리를 정합니다. 숙련 인력은 다른 분야로 옮기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판단이 틀렸다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이 밖에서 보이지 않아 투자자가 미리 대비하기 어렵습니다.
여덟 번째 층위는 지표의 성격입니다. 회사가 앞세우는 사업이익은 회계기준 이익이 아니라 자체 정의한 값입니다. 2026년 3월기에 사업이익 4,322억엔과 순이익 3,321억엔을 함께 발표했는데, 그 천억엔의 차이가 무엇으로 채워지는지를 확인해야 본업 밖에서 무엇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8. 이 회사가 말해주는 것 — 네 가지 해석
① 사업을 접지 않아도 그 자리는 작아질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조선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안에서 무엇을 할지를 바꿨습니다. 2010년 고베조선소의 상선 건조를 접고 2020년 나가사키 고야기 공장을 넘기면서 대형 상선 시장에서는 물러났고, 함정과 잠수함, 그리고 기자재와 설계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논리가 있습니다. 값 경쟁이 벌어지는 구간에서는 물러나고 국가가 발주하거나 기술이 값을 정하는 구간을 남겼습니다. 사업을 접은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설 자리를 옮긴 것입니다.
다만 완전히 수동적인 결과도 아닙니다. 회사가 가스터빈과 방위에 인력을 더 넣기로 한 것은 선택이고, 그 선택이 이동을 가속합니다. 접지 않았다는 것과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여러 사업을 가진 회사를 볼 때는 각 사업의 절대 규모와 함께 그 비중의 변화를 봐야 합니다. 어느 사업이 줄고 있다는 말이 그 사업이 나빠졌다는 뜻은 아니고, 반대로 비중이 유지된다고 그 사업이 잘 되고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 이동에는 방향이 있습니다. 이 회사가 힘을 싣는 두 부문은 모두 진입이 어려운 자리입니다. 대형 가스터빈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몇 곳뿐이고 방위 장비는 국가의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값 경쟁이 심한 곳에서 나와 문턱이 높은 곳으로 무게를 옮기는 셈입니다.
② 부문을 어떻게 묶느냐에 그 회사의 시각이 들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조선을 「물류·열·동력 시스템」이라는 부문에 넣었습니다. 배와 터보차저와 공조 설비와 물류 시스템이 한 묶음입니다. 겉으로 보면 서로 관계없는 물건들입니다.
그런데 회사의 시각에서는 묶일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넷 다 기계를 만들어 파는 사업이고, 발전 설비나 방위 장비처럼 국가나 대형 사업자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제품에 가깝습니다. 그 성격이 같다고 본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분류가 뜻하는 바가 하나 더 있습니다. 조선을 별도 부문으로 세지 않았다는 것은 회사가 그 사업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만한 규모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선 히어로즈 ①편의 회사가 조선을 최상위 부문으로 두는 것과 대비됩니다.
그래서 부문 구분표는 그냥 넘길 항목이 아닙니다. 어떤 사업이 별도로 서 있는지, 어떤 사업이 다른 것과 묶여 있는지를 보면 그 회사가 자기 사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시각이 자원 배분으로 이어집니다.
③ 사람이 가는 곳이 성장의 방향입니다
이 회사는 2027년 3월까지 가스터빈과 원자력 인력을 10%, 방위 부문 인력을 40% 늘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 부문이 이 회사의 성장 축이라는 발표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배분입니다.
인력 배분이 실적보다 앞서는 지표인 이유가 있습니다. 매출과 이익은 몇 년 전 결정의 결과인데, 사람을 어디에 넣는지는 지금의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숙련 인력이 필요한 사업일수록 그 배분이 몇 년 뒤 실적을 정합니다.
다만 인력 증가율을 그대로 성장률로 읽으면 안 됩니다. 사람을 늘려도 그 사업이 커지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자동화가 진행된 사업은 인력이 늘지 않아도 매출이 늘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이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회사가 인력 계획을 밝히면 그것을 실적표 옆에 놓아보시길 권합니다. 실적이 과거를 보여준다면 인력 배분은 회사가 보고 있는 앞날을 보여줍니다. 두 가지가 어긋나면 그 이유를 물어야 합니다.
④ 같은 기술이 여러 시장에 걸쳐 있으면 사이클이 나뉩니다
이 회사의 네 부문은 서로 다른 이유로 움직입니다. 가스터빈은 전력 수요를 따라가고, 방산은 정부 예산을 따라가며, 조선은 해운 시황을 따라갑니다. 그래서 한쪽이 나빠도 다른 쪽이 받쳐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6년 3월기 3분기 누계에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물류·열·동력이 매출이 줄고 있는 동안 나머지 세 부문이 모두 늘어 전사 매출과 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 완충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나눠 갖는 사이클이 실제로 다를 때만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가스터빈과 방산이 함께 좋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지정학적 긴장과 에너지 수요가 함께 커진 결과인데, 그 배경이 바뀌면 둘이 동시에 식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사업을 가진 회사에서 완충 효과를 기대할 때는 그 사업들이 정말 다른 이유로 움직이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표면적으로 시장이 다르더라도 근본 동력이 같으면 함께 움직이고, 그러면 다각화가 아니라 같은 위험을 여러 갈래로 지는 것이 됩니다.
이 시각은 다른 산업에도 쓸 수 있습니다. 여러 사업을 가진 회사가 전사 실적으로 성장을 이야기할 때, 그 성장이 어느 부문에서 왔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한 부문이 크게 자라 나머지의 부진을 덮고 있을 수 있고, 그러면 그 회사의 앞날은 그 한 부문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9. 이 회사를 계속 지켜보는 법
앞으로 이 회사에 관한 소식을 접했을 때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질문 네 개와, 각각을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적어둡니다.
첫째, 성장이 어느 부문에서 오는가. 회사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부문별 실적표에서 수주와 매출과 사업이익을 봅니다. 전사 숫자만 보면 어느 부문이 회사를 밀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둘째, 물류·열·동력 부문이 돌아서는가. 네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줄고 있는 부문입니다. 조선이 여기 속하므로, 이 부문의 매출과 사업이익이 방향을 바꾸는지가 이 회사에서 조선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셋째, 가스터빈 수주가 이어지는가. 회사가 대형 가스터빈의 계약 기수를 분기마다 밝힙니다. 이 숫자가 유지되는지 줄어드는지가 지금 성장의 지속 여부를 보여주며, 세계 가스터빈 수요에 관한 회사의 언급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넷째, 사업이익과 순이익의 차이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회사가 두 지표를 함께 발표하므로 그 간격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환율과 금융 비용이 그 차이를 만드는 주된 항목이며, 간격이 벌어지면 본업 밖에서 무언가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봐두면 좋겠습니다. 설비 투자가 어느 부문으로 가는가입니다. 가스터빈 수요가 늘면서 생산 능력을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그 투자가 실제로 집행되는지와 어느 부문에 몰리는지를 보면 회사가 보고 있는 앞날이 드러납니다.
10. 마무리하며
미쓰비시중공업은 조선에서 출발했으나 지금은 가스터빈과 방산이 회사를 밀어 올리는 일본 최대 종합중공업입니다. 이 문장 하나에 이 회사를 읽는 열쇠가 있습니다. 조선을 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그 조선이 회사에서 어느 자리에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확인한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스터빈은 연료를 태워 만든 뜨거운 기체로 날개를 돌리는 기계인데, 태우는 온도가 높을수록 효율이 좋아지므로 금속이 녹는 온도를 넘는 구간에서 견디는 날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날개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세계에 몇 곳뿐이고, 여기에 빠져나가는 열로 한 번 더 발전하는 복합화력 방식이 붙으면 효율이 60%를 넘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끌어다 쓰면서 이 설비의 수요가 급격히 늘었고, 회사는 「좋은 조건의 프로젝트를 선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산은 다른 방식으로 자랍니다 — 일본의 방위비 증액이 수주로 이어져 세 회계연도 연속 1조 5,000억엔대를 유지했습니다. 그 두 부문이 자라는 동안 조선이 속한 부문만 매출이 줄었습니다.
남는 질문은 두 갈래입니다. 두 성장 축의 수요가 얼마나 갈 것인가. 그리고 조선이 속한 부문이 돌아설 것인가. 앞의 질문에는 가스터빈 수주와 방위 예산의 방향이 답하고, 뒤의 질문에는 부문별 실적표가 답할 것입니다.
조선 히어로즈를 여기까지 읽어오며 확인한 것은 배를 짓는 회사라도 그 사업이 놓인 자리가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앞선 편의 회사는 배에 넣던 엔진이 육상 발전설비로 나가면서 수주잔고에 새 항목이 쌓였고, 이 회사는 배를 계속 지으면서도 그 몫이 다른 부문에 밀려 작아졌습니다. 조선이라는 같은 이름 아래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배를 짓는 일이 이어지는 만큼 이 지도에 들어올 회사도 늘어날 것입니다. 그때마다 물어볼 것은 하나입니다 — 이 회사가 지금 자라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Core Asset Insight(코어에셋인사이트)는 목표주가를 제시하거나 저평가·고평가를 판정하지 않으며, 기업과 산업의 사업구조·기술·밸류체인에서의 위치를 설명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본문의 수치는 작성 시점에 공시·발표된 자료를 기준으로 하며, 확정된 사실과 회사가 밝힌 계획, 제3자 기관·언론의 추정을 구분해 표기했습니다. 공시와 시장 상황은 이후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자료를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본문에 언급된 종목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으며, 글의 발행 전후 일정 기간에는 해당 종목을 매매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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