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테슬라 에너지, 메가팩은 자기가 만들고 그 안의 셀은 사 오는 에너지 사업 (ESS 히어로즈 ⑤)

2026년 2분기 테슬라의 에너지 부문은 13.5기가와트시를 배치했습니다. 직전 분기보다 53% 늘었고 회사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분기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분기 이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20.4%였습니다. 1년 전 39.5%에서 절반으로 내려앉은 것입니다. 회사가 밝힌 원인 가운데 하나가 부품 공급사의 셀 문제에 따른 약 2억 4,000만 달러 규모의 보증 조정이었습니다. 메가팩은 자기 공장에서 만드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셀은 사 오고, 그 셀의 문제를 자기 손익으로 떠안은 것입니다.

1. 왜 지금 테슬라 에너지인가

ESS 히어로즈 앞선 네 편은 저장장치 밸류체인을 앞에서 뒤로 훑었습니다. 셀을 만드는 회사 둘, 함체를 만드는 회사 하나, 그리고 그것들을 모아 시스템으로 파는 회사 하나였습니다.

이 편은 그 구분이 흐려지는 자리를 봅니다. 테슬라 에너지는 완성된 저장장치를 만들어 파는데, 그 조립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자기 공장에서 합니다. ④편의 플루언스 에너지가 위탁생산에 의존하는 것과 다른 선택입니다.

그런데 완전히 다르지도 않습니다. 그 공장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은 밖에서 사 옵니다. 리튬인산철 셀을 중국과 동남아에서 조달하고 있고, 국내 셀 제조사의 미국 공장이 2027년부터 공급할 예정입니다. 완성품은 안으로 들이고 핵심 부품은 밖에 둔 구조입니다.

이 편이 붙잡을 구조가 그 절반의 수직 통합입니다. 어디까지 자기가 만들고 어디부터 사 오는지가 이 사업의 이익률을 정하는데, 2026년 2분기에 그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가 숫자로 드러났습니다.

테슬라 에너지는 테슬라의 에너지 부문을 가리키는 이름이며 별도로 상장된 회사가 아닙니다. 산업용 저장장치인 메가팩과 가정용 파워월, 그리고 태양광 사업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편에서 답을 찾아볼 질문은 셋입니다. 저장장치를 컨테이너 단위로 만든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셀을 사 오면서 완성품을 만든다는 것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넘기는가. 그리고 물량이 늘어난 분기에 왜 이익률이 절반이 됐는가. 별도 상장이 아니라는 것은 이 사업만 떼어 투자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기본 정보 티커: 나스닥 TSLA — 테슬라의 에너지 부문이며 별도로 상장된 회사가 아닙니다 | 부문 명칭: 회사는 실적 발표에서 「에너지 생산 및 저장」으로 표기하며, 국내에서는 「테슬라 에너지」와 「에너지 부문」이 함께 쓰입니다 | 제품 구성: 산업용 저장장치 메가팩, 가정용 저장장치 파워월, 태양광 | 생산 거점: 네바다, 캘리포니아 래스롭, 중국 상하이, 미국 휴스턴(가동 준비 중) | 규모: 2026년 2분기 배치량 13.5기가와트시, 부문 매출 31억 3,900만 달러. 2016년 이후 누적 배치량 132기가와트시 이상 | 셀 조달: 리튬인산철 셀을 외부에서 구매 | 한 줄 정체성: 저장장치를 자기 공장에서 조립해 파는 사업이면서, 그 안의 배터리 셀은 밖에서 사 오는 구조

2. 이 회사는 무엇을 팔아 어떻게 돈을 버는가

테슬라 에너지 메가팩을 포함해 이 부문이 파는 것은 셋입니다. 산업용 저장장치인 메가팩, 가정용 저장장치인 파워월, 그리고 태양광입니다. 이 가운데 지금 규모와 성장을 이끄는 것은 메가팩입니다.

메가팩은 컨테이너 하나에 배터리와 전력 변환 장치, 냉각 계통, 제어 장치를 모두 담은 제품입니다. 한 대에 3.9메가와트시를 담고 회사는 이것을 3,600가구에 한 시간 전기를 대는 양이라고 설명합니다. 여러 대를 이어 붙여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라 대형 프로젝트에 쓰입니다. 규격이 정해져 있어 발주처가 필요한 만큼 대수를 늘리면 되고, 그것이 이 제품의 판매 방식을 정합니다.

파워월은 가정용입니다. 지붕의 태양광 패널과 함께 설치해 낮에 만든 전기를 담았다가 밤에 쓰거나 정전에 대비합니다. 회사는 2026년에 세 상 전원용 제품을 독일에 내놓고 유럽의 다른 시장으로 넓히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가팩과 달리 소비자를 상대하므로 값이 표준화돼 있고 경기의 영향을 더 직접 받습니다.

값이 정해지는 방식이 둘로 갈립니다. 메가팩은 발전 사업자나 전력회사와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고 규모가 크므로 개별 협상이 됩니다. 파워월은 소비자나 설치업체를 통해 나가므로 상대적으로 표준화된 값이 적용됩니다.

돈이 들어오는 시점에는 이 사업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메가팩은 만들어 넘기는 시점이 아니라 현장에 설치돼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할 때 매출로 잡힙니다. 그래서 생산과 매출 사이에 시차가 생기고, 설치 일정이 밀리면 그 분기 매출도 함께 밀립니다.

실제로 2026년 1분기가 그런 구간이었습니다. 배치량이 8.8기가와트시로 직전 분기 14.2기가와트시에서 크게 줄었고 매출도 함께 줄었습니다. 그런데 2분기에 13.5기가와트시로 53% 늘면서 매출이 31억 4,000만 달러로 회복됐습니다. 분기별 편차가 큰 사업이라는 뜻입니다.

원가의 무게중심은 배터리 셀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문은 그것을 만들지 않고 사 옵니다. 리튬인산철 셀을 중국과 동남아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국내 셀 제조사가 미시간에 짓는 공장이 2027년 8월부터 공급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컨테이너와 전력 변환 장치, 그리고 네 곳의 공장을 유지하는 비용이 붙습니다.

부문별 손익 공시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에너지 부문의 매출과 매출총이익까지는 밝히지만 영업이익은 전사 기준으로만 냅니다. 그래서 이 부문이 판매관리비를 얼마나 쓰고 최종적으로 얼마를 남기는지는 밖에서 알 수 없고, 6절의 표도 매출총이익률까지만 다룹니다. 그래서 이 사업의 수익성을 볼 때 매출총이익률이 사실상 유일한 창입니다.

파는 지역도 넓습니다. 회사는 2026년 2분기에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 역대 최대 배치를 기록했다고 밝혔고, 상하이 공장이 생산을 늘리며 아시아태평양 물량을 받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나라마다 전력망 규정과 인증이 다르므로 그 각각을 통과해야 하는데, 규격품이라 한 번 통과하면 같은 제품을 반복해 넣을 수 있습니다. 이 인증이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이 새로 들어오려는 회사에게는 문턱이 되고, 이미 여러 나라에서 팔아본 회사에게는 자산이 됩니다.

📌 알아두면 좋은 개념 — 메가팩 매출은 언제 잡히나 보통 제품은 공장에서 나가 고객에게 넘어가면 매출이 됩니다. 그런데 메가팩은 다릅니다. 현장에 설치되고 전력망에 연결돼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할 때 매출로 인식됩니다. 이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파는 것이 물건이 아니라 「작동하는 설비」이기 때문입니다.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기초 공사를 하고 배선을 연결하고 계통 인증을 받아야 하며, 그 과정에 이 회사의 인력이 함께 들어갑니다. 그래서 배치량과 매출이 같은 분기에 움직입니다. 회사가 실적을 발표할 때 배치량을 앞세우는 것도 그것이 곧 매출의 크기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구조는 실적의 진폭을 키웁니다. 설치가 몇 주만 밀려도 그 프로젝트의 매출이 다음 분기로 넘어가고, 반대로 여러 프로젝트가 한 분기에 몰리면 그 분기가 크게 좋아 보입니다. 그래서 이 사업은 한 분기가 아니라 몇 분기를 묶어 봐야 흐름이 보입니다.

3. 핵심 기술 — 원리로 파고들기

ESS 히어로즈 앞선 네 편이 셀과 함체와 시스템 조립을 다뤘다면 이 편은 그 경계가 어디에 그어지는지를 봅니다. 어디까지 자기가 만들고 어디부터 사 오는지가 이 사업의 이익률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저장장치를 규격품으로 만든다는 것이 무엇인지(①), 그 규격화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②), 셀을 사 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③), 그 선택이 어디까지 통제를 남기는지(④), 그럼에도 왜 사 오는지(⑤), 그리고 2026년 2분기에 그 경계가 어떻게 드러났는지(⑥)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① 테슬라 에너지 메가팩처럼 저장장치를 규격품으로 만든다는 것

저장장치는 원래 프로젝트마다 다르게 만들어졌습니다. 발주처가 요구하는 용량과 조건이 다르고 부지의 사정도 제각각이라, 그때그때 설계해 조립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메가팩은 그 방식을 바꿨습니다. 정해진 규격의 컨테이너 하나에 배터리와 변환 장치와 냉각 계통과 제어 장치를 모두 담아 완제품으로 만들고, 용량이 더 필요하면 그것을 여러 대 이어 붙입니다. 발주처는 몇 대가 필요한지만 정하면 됩니다.

이 방식이 가능하려면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모두 맞물려 있어야 합니다. 배터리의 용량과 변환 장치의 출력, 냉각 능력, 제어 방식이 하나의 설계 안에서 정해지고, 그 조합이 바뀌면 전체를 다시 검증해야 합니다. 부품을 골라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완결된 제품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제품을 만드는 일은 조립보다 제조에 가깝습니다. 같은 것을 반복해 만들어야 하고, 반복할수록 공정이 다듬어지며, 그 개선이 원가에 직접 반영됩니다. 회사가 이 제품을 전용 공장에서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제품의 개발은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세대를 거듭하며 용량을 키우고 원가를 낮추는데, 회사는 휴스턴 공장에서 차세대 메가팩과 더 큰 단위의 제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규격을 바꾸면 그동안 쌓은 공정을 다시 다듬어야 하지만, 한 대에 담기는 용량이 커지면 같은 전력을 대는 데 드는 대수가 줄어 설치 비용까지 함께 내려갑니다.

💡 쉽게 비유하면 — 맞춤 정장과 기성복 옷을 맞춰 입으면 몸에 꼭 맞습니다. 다만 한 벌 한 벌 치수를 재고 재단해야 하므로 시간이 걸리고 값도 비쌉니다. 저장장치가 오랫동안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기성복은 다릅니다. 정해진 치수로 대량 생산하므로 값이 싸고 바로 살 수 있습니다. 대신 몸에 완벽히 맞지는 않고, 안 맞으면 다른 치수를 고르거나 조금 수선해야 합니다. 메가팩은 기성복 쪽입니다. 3.9메가와트시라는 정해진 단위로 만들고, 더 필요하면 여러 벌을 사듯 여러 대를 놓습니다. 그래서 값이 내려가고 납기가 짧아지는데, 부지 조건이 특이하면 그만큼 맞추기 어렵습니다. 한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기성복은 안 맞으면 다른 브랜드를 사면 되지만 저장장치는 한 번 정하면 20년을 씁니다. 그래서 규격품이라도 그 안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가 훨씬 중요하고, 그것이 이 편에서 볼 셀 문제와 이어집니다.

여기에 더해 규격품은 현장 작업을 줄입니다. 공장에서 조립과 시험을 마치고 나가므로 현장에서는 놓고 연결하는 일만 남습니다. 발전소 부지에서 하는 작업이 줄어들면 공사 기간이 짧아지고 그만큼 발주처의 비용도 내려가는데, 이것이 값 협상에서 이 제품의 근거가 됩니다.

② 규격화가 가능하게 하는 것

같은 것을 반복해 만들면 세 가지가 따라옵니다. 첫째가 원가입니다. 공정이 다듬어지고 자재를 대량으로 사며 불량이 줄어듭니다. 프로젝트마다 다르게 만들면 이 개선이 쌓이지 않습니다.

둘째가 속도입니다. 발주처가 주문하면 재고에서 꺼내거나 정해진 라인에서 만들어 보내면 되므로 설계와 검증에 드는 시간이 사라집니다. 저장장치 수요가 급한 국면에서 이 차이가 크게 작용합니다.

셋째가 데이터입니다. 같은 제품이 세계 곳곳에서 돌아가면 그 운전 기록이 한곳에 쌓입니다. 어떤 조건에서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를 알게 되고 다음 제품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2016년 이후 누적 132기가와트시 이상을 배치했다고 밝히는 것이 그 축적의 크기입니다.

다만 규격화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물량이 충분히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게 만들면 규격화의 이점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유연성만 잃습니다. 이 회사가 네 곳의 전용 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그 물량을 전제한 선택입니다.

③ 그런데 테슬라 에너지 배터리 셀은 사 옵니다

여기가 이 편의 갈림길입니다. 메가팩은 자기 공장에서 만드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은 밖에서 사 옵니다. 리튬인산철 셀을 중국과 동남아에서 조달하고 있고, 국내 셀 제조사가 미시간에 짓는 공장이 2027년 8월부터 공급할 예정입니다.

저장장치 원가에서 셀이 차지하는 몫은 가장 큽니다. 그러면 완성품을 직접 만드는 이점의 상당 부분이 그 앞에서 제한됩니다. 공정을 아무리 다듬어도 셀 값이 오르면 원가가 오르고, 셀 공급이 늦으면 만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 품질도 마찬가지입니다. 셀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담은 메가팩 전체가 문제가 됩니다. 발주처는 셀 제조사가 아니라 이 회사와 계약했으므로 이 회사에 책임을 묻고, 그 비용이 이 회사의 손익에 잡힙니다.

반도체 소부장 히어로즈 ⑤편의 이오테크닉스가 정반대 사례입니다. 그 편은 장비의 핵심 부품인 광원을 직접 만들면서 이익률이 크게 올라간 구조를 다뤘고 판별식이 「원가가 안으로 들어왔는가」였습니다. 이 회사는 완성품은 안으로 들였는데 가장 큰 원가 항목은 밖에 두었습니다. 같은 수직 통합이라도 어느 구간을 들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그리고 이 구조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셀 공장을 짓기로 해도 몇 년이 걸리고, 그 사이에도 제품은 계속 나가야 하므로 사 오는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선택은 한 번 하면 상당 기간 이어지며, 그동안 그 구간의 위험을 계속 집니다.

④ 그래서 무엇이 안에 남는가

셀을 사 온다고 해서 이 회사가 조립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에 남아 있는 것이 셋입니다. 첫째가 설계입니다. 셀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 순서로 묶을지, 열을 어디로 빼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단위로 끊을지가 이 회사의 몫입니다.

둘째가 제어입니다. 수천 개 셀의 상태를 읽어 충전과 방전을 조절하고, 전력망의 요구에 맞춰 반응하며, 수명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가 여기에 속합니다. 셀이 같아도 이 부분이 다르면 성능과 수명이 달라집니다.

셋째가 제조 공정입니다. 컨테이너에 셀을 채우고 배선하고 검사하는 과정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하느냐가 원가를 정합니다. 이 회사가 전기차를 만들며 쌓은 대량 생산 경험이 여기에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업의 성격은 「셀을 사서 붙이는 일」과 「완결된 제품을 만드는 일」 사이 어디쯤입니다. ④편의 플루언스 에너지가 조립까지 밖에 맡기는 것과 견주면 안쪽으로 더 들어와 있고, 셀까지 만드는 회사와 견주면 밖에 남겨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셋은 서로 얽혀 있습니다. 설계를 바꾸면 제어 소프트웨어를 다시 짜야 하고, 제조 공정도 거기에 맞춰야 합니다. 셀만 바꿔 끼우면 되는 구조가 아니므로 공급처를 옮기는 일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사 오는 부품이라도 그것을 담는 설계가 안에 있으면 조달의 유연성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⑤ 그럼에도 왜 사 오는가

셀을 직접 만들면 원가와 품질을 모두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 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가 화학입니다. 저장장치에는 리튬인산철이 유리한데, 이 회사가 전기차용으로 키워온 것은 니켈 계열 중심이었습니다. ESS 히어로즈 ①편에서 본 대로 두 화학은 라인이 다릅니다.

둘째가 규모와 시점입니다. 셀 공장은 짓는 데 몇 년이 걸리고 조 단위 자금이 듭니다. 저장장치 수요가 지금 몰려 있는데 그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고, 그 사이 자리가 채워지면 늦습니다.

셋째가 값입니다. 리튬인산철 셀은 중국 업체들이 규모의 이점을 갖고 있어 값이 쌉니다. 직접 만들어도 그보다 싸게 만들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면 사 오는 편이 유리합니다.

다만 이 판단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셀 공급이 안정적이고 품질이 문제없다는 것입니다. 그 전제가 흔들리면 사 오는 선택의 대가가 드러나는데, 2026년 2분기가 정확히 그런 분기였습니다.

그리고 사 오는 쪽에도 조건이 붙습니다. 저장장치용 셀은 규격과 인증이 맞아야 하고, 한 번 검증한 공급처를 바꾸려면 그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조달처를 옮기기 어렵고, 공급처가 소수로 굳어지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잃습니다.

그리고 이 방식에는 규모가 커질수록 유리해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같은 규격을 반복해 만들면 라인이 숙달되고 부품을 대량으로 사들여 값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상하이 공장을 가동하면서 메가팩의 단위당 원가가 내려갔다고 밝힌 것이 그 예입니다.

다만 그 이점이 값 인하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원가가 내려간 만큼 발주처가 값을 깎으라 요구하면 남는 몫은 그대로이고, 실제로 이 사업의 산업용 제품 판매가가 내려가고 있습니다. 규격화가 만든 이점이 회사에 남을지 고객에게 넘어갈지는 그 시장의 경쟁 정도가 정합니다.

⑥ 2026년 2분기에 그 경계가 드러났습니다

그 분기에 이 부문은 13.5기가와트시를 배치했습니다. 직전 분기 8.8기가와트시에서 53% 늘었고 회사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물량입니다. 규격화와 대량 생산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런데 매출총이익률은 20.4%로 직전 분기 39.5%의 절반이었습니다. 물량이 크게 늘어난 분기에 이익률이 반토막 난 것이고, ②에서 본 규격화의 이점과 정반대 방향입니다. 다만 앞 분기의 39.5%에도 사정이 있었습니다. 앞서 낸 관세를 되받은 2억 5,000만 달러 이상이 그 안에 들어 있었고, 회사도 그것을 일회성이라 밝혔습니다. 두 분기 모두 일회성 항목이 크게 움직인 셈입니다.

회사가 밝힌 원인이 셋입니다. 첫째가 부품 공급사의 셀 문제와 관련한 약 2억 4,000만 달러 규모의 보증 조정입니다. 셀에 문제가 생겼는데 그 비용을 이 회사가 자기 손익에 잡은 것입니다. 둘째가 관세이고 셋째가 산업용 저장장치의 판매가 하락입니다.

첫째가 ③에서 본 구조가 실제로 작동한 결과입니다. 셀을 사 오면 그 셀의 문제도 함께 들어오고, 발주처 앞에서는 이 회사가 책임집니다. 물량이 많을수록 그 위험도 커지므로, 규격화로 얻은 이점과 셀을 사 온 대가가 같은 분기에 반대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4. 왜 경쟁사는 따라오지 못하는가 — 그리고 그 이유가 언제까지 유효한가

이 사업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은 세 겹입니다. 첫째가 3절 ②에서 본 규격화와 물량입니다. 2016년 이후 누적 132기가와트시 이상을 배치했고 그만큼 공정이 다듬어졌습니다. 둘째가 전용 공장입니다. 네바다와 래스롭, 상하이에서 만들고 휴스턴이 준비 중입니다.

셋째가 전기차에서 온 것입니다. 배터리를 대량으로 다루는 경험과 그 제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대량 생산 공정을 세우는 능력이 그대로 넘어왔습니다. 저장장치를 새로 시작하는 회사가 이 부분을 처음부터 쌓으려면 오래 걸립니다.

ESS 히어로즈 ④편의 플루언스 에너지와 견주면 두 회사의 선택이 갈립니다. 그 회사는 조립을 위탁생산에 맡겨 자본 부담을 덜었고 대신 만드는 속도를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업은 공장을 직접 지어 통제력을 얻었고 대신 그 설비의 부담을 집니다.

그런데 두 회사가 공통으로 남겨둔 것이 있습니다. 셀입니다. 플루언스도 셀을 사 오고 이 회사도 사 옵니다. 그래서 셀 값과 셀 품질이라는 위험은 두 회사가 함께 집니다. 조립을 어디서 하느냐로 갈린 두 선택이 그 앞 구간에서는 같은 조건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해자의 유효 기간을 판단할 때 봐야 할 것은 그 셀 구간이 어떻게 되느냐입니다. 국내 셀 제조사의 미국 공장이 2027년부터 공급을 시작하면 조달처가 다변화되고 미국산 부품 비중도 올라갑니다. 그때 원가와 품질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이 사업의 다음 국면을 정합니다. 셀을 만드는 회사가 시스템까지 팔기 시작하면 이 자리의 조건이 달라집니다.

시장에 일찍 들어왔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2016년부터 배치를 시작해 누적 132기가와트시를 넘겼고, 그 십 년 동안 어느 조건에서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가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제품은 베낄 수 있어도 이 기록은 시간을 들여야 생깁니다.

📌 이 사업을 판별하는 질문 하나 배치량은 이 사업을 판별해주지 못합니다. 2026년 2분기에 13.5기가와트시로 53% 늘었는데 같은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절반이 됐습니다. 매출도 답이 아닙니다 — 31억 3,900만 달러로 13% 늘었지만 그 안에 판매가 하락이 섞여 있어 물량 증가만큼 늘지 않았습니다. 이익률의 절대 수준도 그대로 읽기 어렵습니다. 한 분기의 보증 조정이 크게 작용했고 그것이 매 분기 반복되는 항목은 아닙니다. 물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 사 온 셀의 문제가 누구 손해로 잡히는가. 확인하는 방법은 셋입니다. 첫째, 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총이익률이 움직인 원인을 회사가 무엇으로 설명하는지 봅니다. 2026년 2분기처럼 셀 관련 보증이 나오면 그 위험이 이 회사 손익에 잡히고 있다는 뜻이고, 그런 언급이 사라지면 조달이 안정됐다는 뜻입니다. 둘째, 셀 조달처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국내 셀 제조사의 미국 공장이 2027년부터 공급을 시작하면 조달이 다변화되므로, 그 시점 전후로 이익률의 진폭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신호가 됩니다. 셋째, 배치량과 매출총이익률을 함께 놓습니다. 물량이 늘 때 이익률이 함께 오르면 규격화의 이점이 작동하는 것이고, 반대로 가면 그 앞 구간에서 무언가 새고 있다는 뜻입니다.

5. 경쟁·협력 지도 — 테슬라 에너지를 둘러싼 큰 그림

이 사업의 관계도에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부품을 사 오는 상대 가운데 일부가 저장장치 시장에서 경쟁자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 글로벌 라이벌

  • 플루언스 에너지 [나스닥 FLNC] — 직전 편에서 다룬 회사이며 같은 시스템 시장에서 겨룹니다. 조립을 위탁생산에 맡기는 점이 다릅니다. 셀을 사 온다는 점은 같아 그 구간의 위험을 함께 집니다.
  • CATL [중국, 선전 300750]·BYD [중국, 선전 002594] — 셀을 만들면서 시스템까지 파는 회사들입니다. 셀부터 통제하므로 원가와 공급에서 유리하며, 이 사업이 사 오는 리튬인산철 셀의 공급자이기도 합니다. 사는 쪽과 겨루는 쪽이 같으면 값 협상에서 불리하고, 그 회사가 자기 시스템에 셀을 먼저 쓰기로 하면 공급 자체가 흔들립니다.
  • 전력기기 대형사 [다수] — 전력기기 히어로즈 편들에서 다룬 회사들 가운데 일부가 저장장치 사업을 함께 합니다. 계통 설비 전반의 조직과 고객 관계를 이미 갖고 있다는 점이 그들의 조건입니다.

🤝 핵심 고객사

  • 발전 사업자와 전력회사 [다수] — 메가팩의 주된 발주처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에 붙는 설비와 전력망 안정화용 설비를 프로젝트 단위로 발주합니다.
  • 데이터센터 사업자 [다수] — 최근 커지는 축입니다. 인공지능 시설이 전력을 끌어다 쓰면서 그 전력을 받쳐줄 저장장치 수요가 함께 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수요는 인공지능 투자에 걸려 있어, 그 투자가 늦춰지면 함께 늦춰집니다.
  • 가정과 설치업체 [다수] — 파워월의 수요처입니다. 태양광 패널과 함께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주택용 태양광 시장의 사정을 따라갑니다.

🔗 이 시리즈와의 연결고리

  • LG에너지솔루션 [코스피 373220] — ESS 히어로즈 ①편의 주인공입니다. 미시간 공장이 2027년 8월부터 이 사업에 셀을 공급할 예정으로, 앞선 편의 회사가 이 편의 부품 공급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그 편에서 본 대로 전기차용으로 지은 라인을 저장장치용으로 바꾸고 있는데, 그 전환이 이 사업의 조달처를 중국 밖으로 넓히는 길이 됩니다.
  • 삼성SDI [코스피 006400] — 이 시리즈 ②편에서 다룬 회사로 저장장치용 셀을 만듭니다. 이 부문이 사 오는 것과 같은 종류의 제품을 공급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 서진시스템 [코스닥 178320] — ESS 히어로즈 ③편의 주인공으로 저장장치 함체와 구조물을 만듭니다. 이 사업은 그 구조물을 자기 공장에서 만들므로 그 회사가 다른 고객에 대는 것과 같은 물건을 스스로 조달하는 셈입니다. 그 편의 회사가 다른 저장장치 업체에 파는 물건을 이 사업은 스스로 만드는 셈이라, 어디까지 안으로 들이느냐의 경계가 두 회사에서 다르게 그어져 있습니다.

이 지도를 한 걸음 물러나 보면 이 사업의 위치가 드러납니다. 왼쪽에는 셀을 만드는 회사들이 있고 오른쪽에는 전력망과 가정이 있는데, 이 사업은 그 사이에서 셀을 받아 완제품으로 만들어 넘깁니다. 그리고 그 조립 구간을 자기 공장에서 합니다.

그런데 이 지도에는 겹치는 선이 있습니다. 셀을 대는 회사 가운데 일부가 저장장치 시스템도 만들어 팝니다. 부품을 사 오는 상대가 같은 시장의 경쟁자이기도 한 것인데, 그 회사가 셀을 자기 시스템에 먼저 쓰기로 하면 이 사업의 조달이 흔들립니다.

4절의 판별식이 셀의 문제를 누가 지는지 묻는 이유가 이 지도에서도 확인됩니다. 이 사업이 통제하는 구간은 설계와 제어와 조립이고, 그 앞에서 벌어지는 일은 통제하지 못하면서 결과는 함께 지기 때문입니다.

6. 숫자로 보는 지금 — 구조가 숫자에 어떻게 나타나는가

테슬라 에너지 실적표를 볼 때는 두 가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이 부문은 별도로 상장된 회사가 아니라 테슬라의 한 부문이고, 회사가 밝히는 것이 매출과 매출총이익까지라는 점입니다.

표를 좌우로 밀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분 매출 수익성 비고
2024년(연간, 확정) 약 100억 8,000만 달러 매출총이익률 26.2% 연간 배치량 31.4기가와트시. 테슬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10%
2025년(연간, 확정) 127억 7,000만 달러(YoY +27%) 매출총이익률 29.8% 연간 배치량 46.7기가와트시(YoY +49%). 2016년 이후 누적 132기가와트시 이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13%로 상승. 4분기 매출 38억 4,000만 달러(YoY +25%)·부문 매출총이익 11억 달러(마진 28.7%)
2026년 1분기(확정) 24억 800만 달러(YoY -12%) 매출총이익률 39.5% 초과 배치량 8.8기가와트시로 직전 분기 대비 38% 감소. 이익률에는 앞선 분기에 낸 관세 가운데 2억 5,000만 달러 이상을 되받은 일회성 이익이 포함
2026년 2분기(확정) 31억 3,900만 달러(YoY +13%) 매출총이익률 20.4% 배치량 13.5기가와트시로 직전 분기 대비 53% 증가하며 회사 역사상 두 번째 규모. 셀 관련 보증 조정 약 2억 4,000만 달러 반영

⚠️ 숫자를 볼 때 주의할 점 첫째, 이 표는 다른 편들과 형식이 다릅니다. 테슬라 에너지는 별도로 상장된 회사가 아니라 테슬라의 한 부문이고, 회사가 부문별로 밝히는 것이 매출과 매출총이익까지입니다. 영업이익은 전사 기준으로만 공시되므로 이 부문이 최종적으로 얼마를 남기는지는 밖에서 알 수 없습니다. 둘째, 이 부문의 수익성은 매출총이익까지만 확인됩니다. 회사가 부문별 영업이익을 공시하지 않으므로 판매관리비를 뺀 뒤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분기마다 금액으로 밝히기도 하고 비율로 밝히기도 해 표의 표기가 행마다 다릅니다. 셋째, 2026년 두 분기 모두 일회성 항목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1분기의 39.5% 초과에는 앞선 분기에 낸 관세를 되받은 2억 5,000만 달러 이상이 들어 있고, 2분기의 20.4%에는 셀 관련 보증 조정 약 2억 4,000만 달러가 반영돼 있습니다. 두 분기 모두 평상시 수익성으로 읽으면 안 되며, 실제 수준은 그 사이 어디쯤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넷째, 배치량과 매출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6년 2분기에 배치량이 53% 늘 때 매출은 13% 늘었는데, 회사가 산업용 저장장치의 판매가 하락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물량과 값이 반대로 가면 그 차이가 매출에 나타납니다.

먼저 연간으로 보면 이 사업이 빠르게 커져 왔습니다. 2025년 매출이 127억 7,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7% 늘었고 배치량은 46.7기가와트시로 49% 늘었습니다. 매출총이익률도 26.2%에서 29.8%로 올라, 파는 양과 남는 몫이 함께 좋아진 해였습니다.

그리고 회사 안에서의 자리도 커졌습니다. 테슬라 전체 매출에서 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10%에서 2025년 13%가 됐습니다. 자동차가 주춤한 사이 저장장치가 그 몫을 늘린 셈입니다.

테슬라 에너지 실적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2026년 두 분기의 대비입니다. 1분기에는 배치량이 8.8기가와트시로 직전 분기보다 38% 줄었고 매출도 24억 800만 달러로 12%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2분기에는 13.5기가와트시로 53% 늘며 매출이 31억 3,900만 달러가 됐습니다.

이 진폭이 2절에서 본 매출 인식 방식과 이어집니다. 메가팩은 현장에 설치돼 작동할 때 매출로 잡히므로 설치 일정이 분기를 넘나들면 실적이 크게 흔들립니다. 한 분기의 숫자로 이 사업의 상태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런데 2분기에는 물량과 이익률이 반대로 갔습니다. 배치량이 53% 늘었는데 매출총이익률은 직전 분기 39.5%에서 20.4%로 절반이 됐습니다. 3절 ②에서 본 대로 규격화된 제품을 많이 만들수록 원가가 내려가야 하는데 그 반대가 나타난 것입니다.

회사가 든 원인 셋 가운데 첫째가 셀 관련 보증 조정 약 2억 4,000만 달러입니다. 같은 분기 매출이 31억 4,000만 달러였으니 그 금액이 매출의 7~8%에 해당합니다. 이익률 하락 폭의 상당 부분이 이 한 항목에서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 둘은 관세와 판매가 하락입니다. 앞은 정책에서 오고 뒤는 시장에서 오는데, 셋 모두 이 사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자리에서 왔습니다. 3절 ④에서 본 대로 이 사업이 통제하는 것은 설계와 제어와 조립이고, 그 밖에서 온 세 가지가 한 분기에 겹친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배치량과 매출의 관계를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2분기에 배치량이 53% 느는 동안 매출은 13% 늘었습니다. 물량과 매출이 같은 비율로 움직이지 않은 것이고, 회사가 산업용 저장장치의 판매가 하락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값이 내려가면 같은 물량을 넘겨도 매출이 덜 늘어나므로, 두 지표를 나란히 놓아야 그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보입니다.

7. 그늘도 있다 — 구조적 리스크

첫 번째 층위는 테슬라 에너지 배터리 셀의 조달입니다. 3절 ③에서 본 대로 가장 큰 원가 항목을 밖에서 사 오므로 그 값과 품질과 공급 시점을 통제하지 못합니다. 2026년 2분기의 보증 조정이 그 위험이 실제로 나타난 사례입니다.

두 번째 층위는 조달처의 성격입니다. 리튬인산철 셀을 중국과 동남아에서 사 오는데, 그 공급자 가운데 일부가 저장장치 시장의 경쟁자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정책이 중국산 부품에 불리해지면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층위는 실적의 진폭입니다. 메가팩은 설치가 완료돼야 매출이 잡히므로 분기별 편차가 큽니다. 2026년 1분기에 38% 줄었다가 2분기에 53% 는 것이 그 예이며, 한 분기의 숫자로 흐름을 읽기 어렵습니다.

네 번째 층위는 부문 손익의 불투명입니다. 회사가 이 부문의 영업이익을 밝히지 않으므로 판매관리비를 포함한 최종 수익성을 밖에서 알 수 없습니다. 매출총이익률만으로는 이 사업이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이 좋아도 이 부문에 배분되는 판매관리비가 크면 실제로는 남는 것이 없을 수 있는데, 그 판단을 밖에서 할 수 없습니다.

다섯 번째 층위는 값의 압력입니다. 회사가 2026년 2분기에 산업용 저장장치의 판매가 하락을 언급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값에서 앞서 있고 발주처가 설비 투자를 수익률로 판단하므로, 규격화로 원가를 낮춰도 그 몫이 값 인하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주처가 여러 제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므로, 규격화로 얻은 원가 이점이 값 인하로 그대로 넘어가기 쉽습니다.

여섯 번째 층위는 공장 부담입니다. 네 곳의 전용 공장은 물량이 유지될 때 이점이 되지만 수요가 꺾이면 그 감가상각이 그대로 부담이 됩니다. 조립까지 밖에 맡기는 회사가 지지 않는 위험입니다. 그리고 메가팩 전용으로 지은 설비라 다른 제품으로 돌려 쓰기도 어렵습니다.

일곱 번째 층위는 전사와의 관계입니다. 이 부문은 테슬라 안에 있으므로 자원 배분이 전사 판단으로 정해집니다. 자동차나 다른 사업에 투자가 몰리면 이 부문의 증설이 늦어질 수 있고, 그 판단을 밖에서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 부문이 잘돼도 전사가 다른 곳에 자원을 쓰기로 하면 성장 속도가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여덟 번째 층위는 정책입니다. 관세가 2026년 2분기 이익률 하락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언급됐고, 미국의 자국 부품 요건도 조달 구조에 직접 작용합니다. 어느 쪽이든 이 사업이 정하지 못하는 조건입니다. 특히 조달처가 중국에 몰려 있어 그 방향의 정책 변화에 직접 노출됩니다.

아홉 번째 층위는 규격 전환의 부담입니다. 회사가 차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규격이 바뀌면 기존 라인의 공정을 다시 다듬어야 하고 그 사이 수율이 내려갑니다. 규격화로 얻은 이점이 세대가 바뀔 때마다 일부 초기화되는 셈이며, 그 전환을 얼마나 매끄럽게 하느냐가 실적의 골을 정합니다. 규격을 오래 유지하면 원가가 내려가는 대신 성능에서 뒤처지고, 자주 바꾸면 그 이점이 사라집니다.

8. 이 사업이 말해주는 것 — 네 가지 해석

① 수직 통합은 어느 구간을 들이느냐가 정합니다

반도체 소부장 히어로즈 ⑤편의 이오테크닉스는 장비의 핵심 부품인 광원을 직접 만들면서 이익률이 크게 올랐습니다. 원가에서 가장 큰 몫을 안으로 들인 결과였고 판별식이 「원가가 안으로 들어왔는가」였습니다.

이 사업은 반대 방향입니다. 완성품 조립을 안으로 들였는데 가장 큰 원가 항목인 셀은 밖에 두었습니다. 그래서 조립 공정을 아무리 다듬어도 그 앞에서 값이 오르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 영향을 그대로 받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셀 공장은 짓는 데 몇 년과 조 단위 자금이 들고, 화학이 달라 기존 라인을 쓸 수도 없습니다. 들이지 않은 것이 판단 착오가 아니라 조건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직 통합을 말하는 회사를 볼 때는 「어디까지 들였는가」가 아니라 「원가에서 가장 큰 몫이 안에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그 항목이 밖에 있으면 나머지를 아무리 들여도 이익률의 열쇠는 여전히 밖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구분은 회사가 무엇을 강조하는지로도 드러납니다. 원가에서 가장 큰 몫을 안에 들인 회사는 그 부품의 성능과 원가 개선을 이야기하고, 밖에 둔 회사는 조립 공정과 규모를 이야기합니다. 어느 쪽을 앞세우는지가 그 회사가 통제하는 구간을 알려줍니다.

② 규격품을 만들면 물량이 원가를 낮춥니다 —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메가팩은 정해진 규격으로 반복 생산됩니다. 그래서 물량이 늘수록 공정이 다듬어지고 자재를 대량으로 사며 원가가 내려가야 합니다. 이것이 규격화의 기본 이점입니다.

그런데 2026년 2분기에는 그 반대가 나타났습니다. 배치량이 53% 늘었는데 매출총이익률이 절반이 됐습니다. 규격화의 이점이 작동하지 않았다기보다, 그 이점보다 큰 것이 다른 데서 왔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셀 관련 보증과 관세와 판매가 하락이 그것입니다. 셋 모두 제조 공정 밖에서 온 것이고, 물량을 늘려도 해결되지 않는 종류입니다. 규격화는 만드는 비용을 낮추지만 사 오는 값과 파는 값은 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낮추는 회사를 볼 때는 그 원가의 어느 부분이 공정에서 나오고 어느 부분이 밖에서 오는지를 갈라봐야 합니다. 공정 몫이 크면 물량이 답이 되고, 밖에서 오는 몫이 크면 물량을 늘려도 이익률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③ 사 온 부품의 문제는 파는 쪽 손익에 잡힙니다

2026년 2분기에 이 부문이 약 2억 4,000만 달러의 보증 조정을 반영했습니다. 원인은 부품 공급사의 셀 문제였는데 그 비용은 이 회사 손익에 잡혔습니다.

발주처는 셀 제조사와 계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완성품을 판 회사에 책임을 묻고, 그 회사가 다시 공급사에 구상할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시간이 걸리고 전액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위험은 물량에 비례합니다. 많이 팔수록 밖에 나가 있는 제품이 많아지고, 그 안의 부품에 문제가 있으면 회수 범위도 커집니다. 규격품이라 같은 부품이 모든 제품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 이 경우에는 불리하게 작동합니다.

그래서 완성품을 파는 회사를 볼 때는 그 안의 핵심 부품을 어디서 조달하는지, 그리고 그 부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지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조달처가 여럿이면 위험이 나뉘고 한 곳이면 그 회사의 사정이 곧 이쪽의 사정이 됩니다.

그래서 부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회사가 어떻게 설명하는지도 봐야 합니다. 공급사를 명시하고 구상 계획을 밝히면 그 비용의 일부가 돌아올 여지가 있고, 자기 비용으로만 처리하면 그대로 손실입니다. 설명의 상세함이 그 회사가 공급사에 대해 갖는 힘을 짐작하게 합니다.

④ 부문 실적만 공시되면 볼 수 있는 것이 제한됩니다

테슬라 에너지는 별도로 상장된 회사가 아니라 테슬라의 한 부문입니다. 그래서 회사가 밝히는 것이 매출과 매출총이익까지이고 영업이익은 전사 기준으로만 나옵니다.

이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매출총이익은 만드는 데 든 비용만 뺀 값이라 영업과 관리에 쓴 돈이 빠져 있습니다. 이 부문이 판매와 설치에 얼마를 쓰는지, 연구개발비를 얼마나 배분받는지를 모르면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부문 공시가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매출과 매출총이익만으로도 그 사업의 규모와 만드는 단계의 수익성은 볼 수 있고, 배치량 같은 물량 지표가 함께 나오면 값의 방향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의 한 부문을 볼 때는 무엇이 공시되고 무엇이 공시되지 않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시되지 않는 부분을 전사 숫자로 대신 읽으면 안 됩니다. 전사 실적은 그 부문이 아니라 다른 사업의 사정을 훨씬 크게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이 관점은 저장장치 밖에도 적용됩니다. 어떤 회사가 「직접 만든다」고 할 때 그 말이 어느 구간을 가리키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완성품을 만든다는 것과 핵심 부품까지 만든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고, 이익률의 열쇠는 대체로 원가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쪽에 있습니다.

9. 이 사업을 계속 지켜보는 법

앞으로 이 사업에 관한 소식을 접했을 때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질문 네 개와, 각각을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적어둡니다.

첫째, 사 온 셀의 문제가 누구 손해로 잡히는가. 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총이익률이 움직인 원인을 회사가 무엇으로 설명하는지 봅니다. 셀 관련 보증이나 품질 비용이 반복해 나오면 그 위험이 이 부문 손익에 계속 잡히고 있다는 뜻입니다. 배치량과 매출을 함께 봐야 설치가 밀린 것인지 수요가 줄어든 것인지 갈립니다.

둘째, 배치량과 이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가는가. 회사가 분기마다 배치량을 밝히고 부문 매출총이익률을 함께 냅니다. 물량이 늘 때 이익률도 오르면 규격화의 이점이 작동하는 것이고, 반대로 가면 그 앞 구간에서 무언가 새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값이 회사가 밝히는 유일한 수익성 지표입니다.

셋째, 셀 조달처가 어떻게 바뀌는가. 국내 셀 제조사의 미국 공장이 2027년부터 공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조달이 다변화되고 현지 생산 비중이 올라가면 값과 품질 위험의 성격이 달라지므로, 그 전후를 비교해 보면 이 구조의 변화가 보입니다.

넷째, 새 공장이 언제 가동에 들어가는가. 휴스턴 공장이 준비 중이고 여기서 차세대 메가팩을 만들 계획입니다. 그 가동 시점이 생산능력의 다음 단계를 정하며, 회사가 실적 발표에서 그 진척을 함께 밝힙니다. 그 시점이 이 사업의 조달 구조가 바뀌는 분기점입니다.

10. 마무리하며

테슬라 에너지는 저장장치를 자기 공장에서 조립해 파는 사업이면서, 그 안의 배터리 셀은 밖에서 사 오는 구조입니다. 이 한 줄에 이 사업의 강점과 부담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조립을 안으로 들여 물량과 원가를 통제하는데, 가장 큰 원가 항목은 여전히 밖에 있습니다.

확인한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저장장치는 원래 프로젝트마다 다르게 만들어졌는데 메가팩은 그것을 정해진 규격의 완제품으로 바꿨습니다. 같은 것을 반복해 만들면 원가가 내려가고 납기가 짧아지며 운전 기록이 쌓입니다. 그 이점을 얻으려면 물량이 커야 하고, 그래서 전용 공장을 여러 곳 짓습니다. 그런데 그 공장에 들어가는 셀은 사 옵니다. 화학이 다르고 공장을 짓는 데 몇 년이 걸리며 값에서도 밀리기 때문입니다. 2026년 2분기에 배치량이 53% 늘었는데 매출총이익률이 39.5%에서 20.4%로 절반이 된 것이 그 경계가 드러난 순간이었고, 원인 가운데 하나가 셀 문제에 따른 약 2억 4,000만 달러의 보증 조정이었습니다.

남는 질문은 두 갈래입니다. 셀 조달처가 다변화되면 이 위험이 줄어드는가. 그리고 물량이 늘 때 이익률이 함께 오르는 국면이 오는가. 앞의 질문에는 2027년부터 시작될 국내 셀 제조사의 미국 공급이 답하고, 뒤의 질문에는 배치량과 매출총이익률을 나란히 놓은 추이가 답할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런 저장장치를 사서 발전소 옆에 놓고 운영하는 쪽을 다룹니다. 데이터센터와 먼저 계약하고 그 뒤에 발전소를 짓는 재생에너지 사업자 AES입니다. 이 사업이 설비를 만들어 파는 쪽이라면 그 회사는 그 설비로 전기를 파는 쪽이며, 두 편을 나란히 놓으면 저장장치가 팔린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가 보입니다. 앞으로 어느 회사를 보든 되풀이해 던져볼 질문은 같습니다 — 이 회사가 통제하는 구간은 어디까지이고, 그 밖에서 온 문제는 누가 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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